무명배우 원식

Fun뻔한 인생이여. Hello-

by 진작

항상 남들보다 조금 늦다.

아니지 아니지.

가끔 시대에 발맞춰 가지 못한다.

이게 조금 더 맞는 말인 것 같다.


새로운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격 탓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았다.


참고로 나는 폰뱅킹을 2021년 5월 처음 사용해봤다.

현금이 필요할 때나 계좌이체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직접 은행에 찾아갔다.

물론 ATM 기를 사용한다.


그렇다고 장판 밑에 현금을 숨겨놓거나

책장 사이에 비상금을 넣어두지는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불과 몇 년 전에는 그랬던 적이 있긴 했다.

생각보다 고리타분한 무명배우 시절이었다.

그 시절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고리타분함은 많이 빠졌다.


몇 년 전부터인가.

주변에서는 유행처럼 주식이라는 걸 시작했다.

예상대로 나의 주식은 오로지 이라고만 생각했던 터라,

나에게 있어 투자는 오로지 확률 낮은 '청약적금통장'뿐이었다.


누가 어딜 넣어서 얼마를 벌었다느니.

누가 저길 넣었다가 얼마를 잃었다느니.

그저 나에겐 관심 밖의 세상이었다.

무명배우에게 주식은 투자가 아닌 낭비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걸까.

기억은 잘 안 나지만,

폰뱅킹이라는 신세계를 경험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주식이란 것에 눈을 뜨게 되었다. 번뜩-

그와 동시에 '청약적금통장'을 박살냈다. 쨍그랑-

여기선 '깼다' 보다 '박살 냈다'가 더 맞는 것 같다. 와장창-


무명배우에게 가장 많이 허락되는 게 무엇인가.

바로... 시간.

그 시간의 틈에 주식을 끼워 넣었다.


노을은 상한가.

맑은 하늘은 하한가.

주식빨간색파란색극단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고,

그런 여파는 주위 몇몇에게 강하게 적용되었다.


장이 시작되는 날에는 빨간 옷에 빨간 속옷까지 챙겨 입는다는 친구는 어느새 주식에서 손을 떼고

이제는 서슴없이 파란색 옷을 입는다.


남들은 지쳐 손을 떼고 있을 시기에

이제야 재미가 들린 나는

가끔 한 발씩 늦은 내가 자랑스럽다.


단지 늦게 시작한 것일 뿐.

남들보다 뭐든 오래 하고 있는 느낌적인 느낌.


발맞춰 가지 못하는 엇박의 묘미가 아닐까.

무명 배우는 생각보다 많이 뻔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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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뻔한 인생.
혀 한만 굴려도 재밌는 인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