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휴지심

진실된 거짓말

by 진작

행복이 무엇인지.

사전적 의미를 넘어서 진정한 답을 알고 싶어서 시작했던

사물들과의 대화들을 정리하던 중.

가끔 연락하고 지내던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가끔이라는 단어 사이에 비어있던 서로의 근황을 주고받고,

본격적인 동생의 한탄이 시작되었다.

한탄 끝이 나자,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고,

나는 행복을 덧붙여 교과서적인 위로를 해주었다.


이를테면,

오늘도 행복했지만 내일은 더 행복할 거다.

하루에 행복한 일은 꼭 있다.

행복할 자격은 누구에게나 있다.

행복 뭐 별거냐.


내가 스쳐 들었던 말이나,

그동안 많은 사물들과의 대화에서 얻었던 행복론에 대해 말해 주었다.


전화가 끝나고 느껴지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냉장고 문을 시원하게 활짝- 열었다.

'톡-!'

무심코 버리지 않고 쌓아두었던 .휴지심이 떨어졌다.


아야!

기왕 소리를 들은 거,

대화를 시작했다. 일단 사과부터.



"죄송해요.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아이고... 아팠을 텐데..."


네... 아파요...


"아... 네... 괜찮으세요?"
네... 괜찮아요.


본심이 뭔지 헷갈렸다.

제 역할을 끝낸 .휴지심을 왜 버리지 않고 쌓아둔 것인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

냉장고 앞 바닥에 앉아 본격적인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행복하신가요?"


네?
네... 행복해요...
이제야 진짜 저의 모습이 나타났거든요.
행복해요.

"그러시구나..."


근데 사실 별로...
행복하지 않아요...
행복할 이유가 전혀 없는걸요.
이제 저는 쓸모없어졌으니,
존재가치도 없어졌거든요.
행복하지 않아요...

"네? 아까는 행복하시다고 하셨는데..."


아...
사실 행복해요.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입니까.
저는 존재하고 있음에 행복하다고요!


.휴지심의 본심은 무엇일까.

행복하다 말할 때는 행복해 보였는데.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니 불행해 보였다.



마음먹기 나름.

생각하기 나름.

쉬운 것 같지만,

먹는 게.

하는 게.

참 어렵다.



머릿속 한가운데 있는 휴지심이 보일 듯 말 듯 했다.

마음속 저 멀리 있는 휴지심이 심장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행복이란 정말 무엇일까.

언제나 답은 머릿속에 있다.

그 답을 마음속까지 이어주면 그만이다.


별거 아니네. 행복.



p.s 요즘은 솔직해도 된대요. 조금 더 과감해져 봐요.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