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
: 어떤 일이나 상태에 시들해져서 생기는 게으름이나 싫증.
집으로 돌아가는 길.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시계 추처럼 움직이는
사람들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제법 두꺼워진 외투를 보고 있자니,
올해도 '이렇게 끝나가는구나.' 싶었다.
시간을 붙잡을 수 있다면,
나는 악력 운동만 했을 것이다.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2021년 한 해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지독한 연말병에 걸려버린 요즘,
(연말병: 연말에 이유 없이 적적 해지는 병.)
여러 가지 권태 속에 끌려다니는 듯하다.
잠깐!
이상하다?
생각해보니 11월, 12월도 2021년이 아닌가.
왜 2021년이 다 끝난 것처럼 행동하는 거냐.
(스스로 한테 하는 말입니다.)
보통,
11월, 12월은 언제나 한해의 시간을 한탄하는 달이었으며,
마무리를 하고 다가올 새해의 계획을 야심 차게 준비하는 달이었다.
다른 달과의 차별을 둔 것 같은 마음에
괜스레 미안해졌다. (Sorry-)
따지고 보면 싫어하는 7,8월보다 더 소중한 11월, 12월 이잖아.
한 해를 정리하다 보니,
무언가를 실천 하기보단
무언가를 새해로 떠밀고 있었다.
1월도 부담스러울만치.
'내년에 수영 다시 다녀야지.'
'내년에 건강검진 받아야지.'
'내년에 옷들 버려야지.'
'내년에 좋은 사람 만나야지.'
누가 11월, 12월에 하지 말랬나.
수영도 지금 등록하면 다음 달에 다닐 수 있고,
건강검진도 발 빠르게 알아보면 다음 주도 받을 수 있으며,
심지어 옷들은 지금도 버릴 수 있다.
속으로 '권태의 달' 이라 여기고
무참히 허무하게 흘려보내고 있는 '나'였다.
처참히 무너져버린 혼자만의 기준에
스스로 다시 한번 반성했다.
어설픈 권태에 흔들리지 않길.
게으름이나 싫증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것.
왔다면,
반갑게 인사하고 적당히 타일러서
돌려보내면 되는 것을.
(어쩌면 내가 권태에게 다가간 것 일수도...)
달력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바란다.
지난 시간들이여-
용서해다오.
다가올 시간들이여-
용기를 주오.
행복할 수 있는 용기를.
잠들기 전 할 일.
1. 당근 마켓에 옷 올리기.
2. 잠들면 푹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