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1. 마주 대하거나 헤어질 때에 예를 표함.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
:2.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 서로 이름을 통하여 자기를 소개함.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
:3. 입은 은혜를 갚거나 치하할 일 따위에 대하여 예의를 차림.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조심히 가세요.
오랜만이네요.
두 손을 흔든다.
악수를 한다.
가벼운 포옹을 한다.
고개를 숙인다.
허리를 숙인다.
또는 잘 지내셨나요?
혹은, 그저 눈을 바라본다.
그리고
웃는다.
이 맘 때쯤이면 세상에 가장 많이 흘러나와
공중에 떠도는 말들 중 대표적인 것은
"벌써 새해야?"
"시간 빠르다."
수 없이 떠도는 말들로 찬 공기를 가득 채우면
행여나 조금은 따뜻해질까 하여
온기를 담아 새해 인사를 돌려본다.
미쳐 다 돌리지 못한 인사는 다가오는 명절에 돌리면 될 것 같은 마음에
단톡방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한방에 새해 인사를 전했다.
세상이 좋아진 만큼 새해 인사는 간소해졌다.
간소해졌다 하여 나의 온기가 낮아졌을 리가 있을까.
난 언제나 내 사람들은 건강하고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새해가 되기 전,
연락하지 않는 이들의 번호를 지우기 시작했다.
카톡 친구 목록에서도 지웠다.
연락처가 많다고 해서 핸드폰이 무거워지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하고 싶었다.
정리정돈이라고 해두자.
하나씩 하나씩 지워가는 중에
이름 석자도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을 사람들도 있었고,
안부가 궁금했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애써 연락이 오가지 않는 걸로 봐선,
매년 찾아오는 스치는 바람보다 빠르게 지나갈 인연인 듯하여,
과감하게 삭제를 눌러댔다.
작년 마지막으로 했던 일이었다.
(아직 작년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가깝지만.)
제법 핸드폰이 가벼워짐이 느껴졌다.
새해가 되고,
나의 소중한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새해에는 연애를 권하는 이들이 많았다.
나는 속으로 외쳤다.
'소개를 시켜주던가.'
'나도 이제 소개팅할 거다.'
사실 밖으로 외쳐 들리게 말한 적도 있다.
어색하고,
불편할 것 같아서 거절해왔던 소개팅을 이제는 받아보고 싶었다.
경험이라면 경험일 테고,
새로운 만남이라면 만남일 테니까.
친한 동생과의 긴 통화에서
서로의 연애를 장난스럽게 비판하며 깔깔대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진 소개를 엉겁결에 받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은 부자연스러웠었던 것 같기도.)
1. 번호를 받았다.
2. 연락을 해봤다.
3. 아주 짧은 인사가 오갔다.
4. 끝.
동생에게 미안했다.
1. 번호를 지우고 싶었다.
2. 연락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3. 아주 짧은 인사가 마지막 인사다.
4. 끝.
얼굴 보고 만나본적은 없는 분이지만,
이상하게 변덕스러운 나의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인사에서 많은 걸 느낀다.
그것이 얼굴을 보는 인사이건, 문자로 주고받던.
느낌이란 게 있는데.
느낌 타령 안 하고 싶었는데.
느낌이 뭣이 중헌디-라고 생각하려 했는데.
느낌이 좋았었던 지난 사람들을 되돌아보며,
그들과의 첫인사가 떠올랐다.
물론 그 느낌의 절반 이상은 틀렸다.
이제는 나의 느낌을 믿지 않기로 했거늘.
새해가 되어도 변하질 않은 걸 보니,
올해도 글렀다.
'글렀다'라는 표현이 조금은 극단적일 수 있지만.
글렀다. [틀렸다, 어렵다 의 경상도 사투리]
난 글러먹었다.
시간이 지나 그 동생에게 전화를 걸면
첫인사가 '미안하다' 일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소개받을 자격이 없다고 자책을 해대겠지.
각자의 연애는 각자가 알아서 하는 걸로 타협을 보고,
2022년을 시작해 보려 한다.
한결같아 보이지만,
이유 없는 변덕이 내가 나를 궁금하게 만든다.
남에게 건네는 인사보다
나 자신에게 건네는 인사가 먼저인가 보다.
오늘도 안녕.
오늘도 안녕했니.
내일도 안녕하자.
인사로 수다스러운 한 해가 되길.
2022년 새해 첫 브런치에게 인사를-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바람에도 날아갈 것 같은 가벼운 핸드폰. 바로 my 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