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조카결혼식이 있었다. 주말 동안 친정에 오갔다. 엄마집에서 글 써도 되는데 괜히 집중 안된다는 핑계로 모든 걸 내려놓았다. 글은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차분히 써야 하는데 집에 와서도 마음이 붕떴다. 결혼은 조카가 하는데 왜 내가 정신이 없는지 모르겠다.
다시 일상이다. 일곱 시 퇴근 후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아홉 시 줌 수업이 있다. 피곤하다. 눕고 싶다. 운동도 안 갔다. 커피만 사 왔다. 글쓰기도 미루고 있어 마음이 편치 않다. 쓰고 싶은 마음은 가득한데 행동은 없고 마음뿐이다.
자정이 돼서야 몇 자 끄적였다. 시간 없다는 말은 핑계다. 글 쓸 시간은 있었다. 책을 펼쳐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글도 막혔다. 써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만 발목을 잡았다. 마음 같아서는 일주일 동안 쓰지 않았던 시간만큼 쏟아내고 싶은데 한 문장도 겨우 건졌다. 글감도 있지만 잡지 않았다. 글을 발행한 지 일주일 째다. 뭐라도 써내던 글이 멈추자 나라는 사람도 희미해지는 기분이다.
지금 이 마음도 글이 될 수 있다. 글이 안 써지는 나, 책상 앞에 멍하니 앉아있는 나, 겉모습은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속내는 여기저기 요동치고 있다. 그대로 쓰자. 잘 쓰지 않아도 되고 완성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잘 쓰는 게 아니라 그냥 쓰는 일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적으면 선명해지고 쓰지 않으면 뜬구름 잡는 소리만 남는다.
쓰고 싶은 마음과 일단 한 줄부터 쓰는 행동은 전혀 다른 문제다. 백지를 마주하고 문자를 찍어야 한다. 마음이 구름 위에 있다. 가라앉혀야 한다. 차분히 한 자 한 자 눌러 담아야겠다.
신간 안내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512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