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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 강의 수강하기

by 햇님이반짝


날짜가 다가올수록 괜히 신청했나? 나 혼자면 어쩌지? 더 좋은 건가? 나와서 발표시키면 어떡하지? 좋으면서 부담되는 상상이 이어졌다.


일주일 전 동네를 걷다가 전봇대에 걸친 플래카드를 보았다. 한 번쯤 배워보고 싶었던 스피치. 그것도 평일 휴무날에 하는 게 아닌가. 거기다 무료다. 배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수강신청 마지막 날이어서 서둘러 등록했다. 월요일 접수 문자가 왔다.

강좌명: 스피치 이미지 메이킹

으아. 내가 강의하는 것도 아닌데 벌써 떨린다. 낯선 사람을 만나는 일은 늘 긴장되지만 배우는 건 기대되고 설렌다.


출근룩이 아니다. 평소 잘 입지 않는 청바지와 새로 산 남방을 걸쳤다. 어떤 사람들이 올지. 몇 명 신청했는지. 나와 같은 엄마인지. 남자분도 등록했을까? 비비크림을 묻힌 스펀지를 주근깨 수만큼 얼굴에 두드렸다.


20분 일찍 도착했다. 아직 잠겨져 있는 문. 강의실 옆 낯선 여자. 강사는 먼저 도착해 있었다. 환한 얼굴로 반겨주었다. 어떻게 등록하게 되었는지 다른 강좌도 신청했는지 물었다. 마침 휴무일이었고 그전부터 관심이 있었다고 했다.



수강생은 나까지 일곱 명인데 오늘 다섯 명이 참석했다. 이십 대 취업준비생과 다른 강의를 해본 분도 여행을 좋아하는 수강생도 있었다. 소규모 모임이라 강사는 이럴 때일수록 질문도 많이 하고 바로 피드백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나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할 부분은 말하기도 글쓰기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드디어 발표시간.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와 간단한 자기소개가 있었다. 먼저 발표할 사람을 물어보길래 나도 모르게 매도 먼저 맞자 싶어 손을 번쩍 들었다. 스피치 수업다운 모습에 혼자 흐뭇했는데 다른 사람 소개먼저 들어보고 할 걸 그랬나 1초 후회했다. 분명 말했는데 기억이 안 난다. 나이와 이름 직업 말한 것만 생각난다.


설명하는 하나하나 사진도 찍고 받아 적었다. 좋아하는 것과 주변 사람이 내게 자주 하는 말, 내가 제일 편할 때, 내가 잘하는 것이라는 문항도 적었다.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API진단도 처음 해보았다. 30가지 문항이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나의 이미지와 다른 사람이 보는 나의 이미지에 대해 체크한다. 긴가민가 한 건 체크하지 않았다. 체크를 하고 보이지 않게 접은 후 한 사람씩 표시하고 또 접는다. 다른 사람이 나의 첫 이미지에 동그라미 한 걸 보고 의아한 부분도 있었고 이렇게 보이는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이지적이다. 유머, 배짱, 박력이 있다 부분에서는 나도 다른 사람도 체크하지 않았다. 이 부분을 보안하고 싶었다. 강사도 나에게 조금 더 내뱉어보라는 조언도 해주었다.


두 시간이 훌쩍 지났다. 강사는 7주 동안 강의를 거쳐 나만의 강점을 뽑아준다고 하였다. 든든하고 궁금했다. 짠하고 극적인 변화가 있으면 좋겠지만 나의 노력에 달렸다. 오랜만에 오프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새로웠다. 7주 뒤 지금의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달라져 있을까? 다음 주가 기다려진다.




저서 소개:

현실 엄마, 브런치로 나를 키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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