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나 좀 예쁘지 않아?

by 햇님이반짝


"어머니, 나 좀 예쁘지 않아?"


"당연히 예쁘지, 엄마 딸인데."



딸은 가끔 묻는다. 자기가 예쁜지, 안 예쁜지.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을 중1이다. 머리를 풀고 다니다가 하나로 높게 묶은 날 반 친구들이 잘 어울린다고 예쁘다고 말해줬단다. 칭찬을 들은 날 집으로 오면 머리를 풀었다가 묶었다가 연신 거울 앞에 서성인다.

두 살 터울 언니는 다르다. 언니는 외모에 대해 물은 적이 없다. 냥 자기 스타일대로 입고, 누가 뭐라고 하든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같은 집에서 똑같이 먹고 같은 말을 들으며 자랐는데 이런 거 보면 신기하다.


둘째에게 일단 예쁘다고 안심(?)을 시킨 후 정말 해주고 싶은 말을 하였다.


"근데 진짜 자기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잘 안 물어봐. 자꾸 확인받고 싶은 게 나쁜 건 아닌데 보통 자존감이 단단하지 않을 때 자꾸 확인받고 싶어 하거든. 내가 나 스스로 예쁘다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이 예쁘다고 하든 못생겼다고 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아. 그건 그 사람 생각일 뿐이지.

우리 딸은 다른 사람이 못 생겼다고 하면 '아, 나는 못생겼구나' 하고 계속 속상해할 거야?


딸은 조용히 듣고 있었다.



딸에게는 이렇게 말해줬지만 사실 나도 그렇다. 누군가 '예쁘다. 잘한다. 어떻게 그렇게 준히 하나'라고 말을 해주면 마음이 동동 뜬다. 다시 해보고 싶은 힘이 생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나도 같이 덩실거린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해도 내가 하고 싶은 게 분명 있다. 그게 나만이 가진 하나의 표현 방법이다. 그래서 운동인증을 하고 일상을 올린다. 누군가의 반응으로 오늘의 나를 확인받고 싶어서다. 다만 반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중단하지는 않는다. 그냥 계속할 뿐이지.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받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사랑받고 있는지,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어떤 사람은 다이어리에 글을 쓰며 마음을 정리하고, 나는 글쓰기로, 인증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물어봐줘서 고맙고 언젠가는 묻지도 않을 것 같다. 스스로 괜찮다고 단단한 아이로 자랄 때까지. 다음에 또 예쁘냐고 묻는다면 같은 답을 해줄 거다. 딸은 한창 확인하고, 사랑받고 싶을 나이니까.



저서:

현실 엄마, 브런치로 나를 키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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