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정신줄 잡으려면?

실패가 좋을 줄이야.

by 햇님이반짝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실패는 그저 끝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사실 실패가 두려워서 그 무엇도 하지 못하고 멈춰 있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실패임을 알 수 있었고, 막 다른 골목이라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모두가 돌아설 때 그때가 오히려 높이 뛰어오를 순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더 빠르게 실패하기>


책상 앞에 앉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첫 줄을 쓰지 못했다. 오늘 있었던 일을 쓰지 않는다. 발행을 미룬다. 모든 게 잘 쓰고 싶은 욕심에서 시작한다. 실패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다. 이 책은 오히려 실패를 독려한다.




일단 책상 앞에 앉기. 첫 줄 쓰기. 생각나는 대로 이어 붙이기.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하나하나 적다 보면 머리로만 생각하던 단어와 문장들이 눈으로 확인된다.



글을 쓰려면 글감이 필요하다. 붙잡아야 한다. 오늘만 해도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많다. 출근과 동시에 퇴근하고 싶은 마음, 점심시간 틈만 나면 집으로 오고 싶은 이유, 자정이 넘어도 잠 못 드는 이유, 글쓰기/책 쓰기, 운동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고 있는지 나도 내가 궁금하다. 하나씩만 풀어도 매일이 글감으로 차고 넘치겠다. 서 대답해라.



쓰지 않으니 안갯속을 헤매고 있었다. 노트에 끄적이는 물음에는 마침표가 없었다. 책은 읽지만 생각은 딴 곳에 있다. 브런치에서 글 쓰라는 독촉 알림만큼은 받고 싶지 않았다. 이건 꼭 지키고 싶다. 그러면 실패해야 한다.




26년 벌써 5일 지났다고 말할 수도 있고, 아직 5일밖에 안 됐네라고도 할 수 있다. 같은 날짜지만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1월 1일이면 바로 발행할 줄 알았다. 머뭇거렸다. 글이 안 써진다고 언제 쓰지라고 했다. 더 이상 기다릴 수는 없었다. 놓고 있으려니 한도 끝도 없다. 하나라도 붙잡고 뭐라도 해야지. 정신줄 잡으려면 첫 문장부터 써야 한다. 키보드 두드리는 감각 잊히지 않게 아무 글이라도 내 눈에 보여야 했다. 일단 쓰니 또 시작된다. 이렇게 붙잡아 가는 거다. 올해 글쓰기도 쉽지 않겠지만 놓치지 말아야지. 내년 이맘때 또 그때 할 걸, 일주일 한 편이라도 쓸 걸 이라는 후회하지 않게. 실패가 거름이 될 수 있도록. 마흔 중반은 내가 잡아야지. 후회 많이 해봤잖아. 올해는 조금 더 용기 내보자.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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