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차 주제: '순간'
지금 이 순간 나는 10분 동안 글을 써야 한다. 챌린지에 합류했다. 하루 종일 글 쓰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다른 일이 먼저였다. 진짜 글쓰기를 좋아하는 게 맞는 걸까? 의문이다. 쓰지는 않았지만 생각은 놓지 않았다. 머릿속은 글로 가득 찼다. 어떤 순간을 잡아야 할까. 왜 순간을 잡아야 할까? 매 순간은 그냥 지나쳐버린다. 순간을 잡으면 오늘을 살아갈 수 있다. 오늘이 내 인생의 순간이다.
시간이 다가온다. 심장이 콩닥거린다. 밤 열 시. 10일 동안 10분 글쓰기 챌린지가 시작된다. 줌 화면이 열리기 5분 전 주제를 알려준다. 뭐가 나올지 모른다. 10분 동안 주제에 대한 글을 막힘없이 써 내려가야 한다. 글 쓰고 한 시간 안에 인증하기. 퇴고보다 초고에 집중해야 한다. 마구 쓰기. 생각나는 대로 쓰기. 오히려 퇴고 없이 인증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퇴고를 거치면 더 나은 글을 써야 할 것 같다. 부담 없이 쓰면 되는데 그렇다고 부담을 안 가질 수는 없다. 날 것 그대로 내야 한다.
10분 동안 꽤나 많은 줄을 썼다. 속으로 이만큼이나 썼다고? 첫날은 주제가 상처인데 갑자기 떠오르지 않았다. 쓰다 보니 최근 큰 딸과의 대화가 생각났다. 상처라고 의미를 부여해야 하나? 일부러 상처받은 일을 꺼내고 싶지 않았다. 꺼내서 되려 상처받는 글이 될까 봐.
상처는 묻어만 둔다고 사라지진 않는다. 언젠가는 다른 모습으로 불쑥 나타나 나를 괴롭힐지도 모른다. 글로 되돌아보며 다시 그 상황이 닥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온전히 바라보는 연습도 해본다. 한번 쓴다고 치유되진 않겠다. 쓸수록 처음보단 나아지겠지.
일단 써내니까 다음에 덧붙일 말도 생각난다. 글쓰기 전도 긴장되지만 10분 동안 쓰면서도 쫄깃하다. 시간이 긴 것 같으면서도 어느새 끝나 있다. 손가락이 계속 움직이는 게 재밌다. 써지니까 신나기도. 어차피 초고니까. 마음 놓고 써보자. 발행은 가볍게. 10분 글쓰기는 '순간'이다. 지금 잡는 법을 알려준다. 오늘이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