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나에겐 봄이다

집안 계절은 엄마 하기 나름이다

by 햇님이반짝


여섯 시 십오 분 큰 딸의 알람이 큰방까지 들린다. "아, 알람" 남편은 십 분 더 잘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몸을 뒤척였다. 남편이 일어나기 전에 얼른 첫째 방으로 가 알람을 끄라고 했다. 둘째 방문을 열어보니 이미 앉아서 손을 흔들고 있다. "잘 일어났네"

방학 동안 매일 자정 넘어서 잠이 들었다. 큰 딸은 두 세시는 기본이었다.




'개학' 새로운 시작. 큰아이가 고등학교에 가는 첫날. 딸이 먹고 싶은 메뉴로 정해주고 싶었다. 별 거 없지만. 달걀 구워줄까? 싫단다. 달걀찜 해줄까? 바로 오케이사인이 떨어졌다. 전에 달걀찜 해달라는 거 못한다고 해주지 않았다. 굽는 게 편하니까. 마음으론 굽지 않고 찜이 좋은 거 아는데 몸은 편한 쪽을 택했다. 찜은 번거롭고 못 만든다고 생각했다.

레시피를 읽는다. 달걀과 물 1대 1 비율로 넣고 전자레인지 4분 돌리라는 설명이 있다. 일단 2분 돌리고 상황보고 더 돌려야지. 2분 돌리고 보니 먼가 밋밋하다. 냉동실에 든 파를 꺼내 쫑쫑 썰었다. 과도로.


내 할 일은 끝이다. 밥만 주면 된다. 거실 책상에 앉아 책을 보는 척 아이들이 등교 준비하는 걸 지켜보았다. 큰 딸이 노래를 흥얼거린다. 교 갈 날을 기다린 중2 둘째는 아침부터 거실을 왔다 갔다 시끄럽다. 아빠가 현관문 닫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방학 동안 볼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개학날 두 아이 모두 얼굴이 환하다. 내 마음도 덩달아 밝아진다. 이들이 등교 후 머리를 감았다. 화장실 변기와 세면대 청소를 했다. 움직였더니 허기지다. 평소 안 먹던 아침도 생각나 한 술 떴다. 설거지까지 마무리하고 출근길을 나섰다.



방학 동안 출근 전 할 일이 있지만 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늦게 일어나니 같이 늦잠을 잤다.

개학은 봄에 하지만 집 안 습에 따라 봄이 될지 여전히 겨울에서 멈출 수도 있다. 봄을 기다린 보람이 있다. 방학 동안 움츠린 몸을 깨웠다. 두 딸의 아침 분위기에 따라 내 마음 계절도 바뀐다. 다행히 개학 첫날 우리 집 기온은 따뜻했다. 아이들이 나에겐 봄이다.




집안 계절은 엄마 하기 나름이다.

첫째, 내가 조금만 부지런하면 된다. 남편이 큰딸을 깨우면 일어나지도 않을 거면서 알람 울린다고 꼭 큰소리가 들린다. 그전에 내가 먼저 큰 딸을 깨워 큰 소리를 방지한다.

둘째, 마 기분이 먼저 봄이어야 한다. 우중충한 지하실에 있더라도 등교 때만큼은 티 내지 말자.

셋째, 아침밥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로 해준다. 사실 나도 이게 잘 안되지만 일단 먼저 물어는 본다. 해줄 수 있는 선에서 조율한다.


아이들 기분이 내 기분으로 전염된다. 내 기분도 아이들에게 영향을 준다. 서로가 느끼는 아침 온도가 중요하다. 하루의 시작이니까. 오늘 아침이 인생의 시작이기도 하다.

청소로 몸을 움직였더니 기분까지 화사해졌다. 꽃샘추위가 찾아오겠지만 또 잘 헤쳐나갈 거라 믿는다. 26년도는 지금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