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햇님이반짝 Aug 27. 2023

아이보다 내 마음이 먼저 일 때


답답하다. 적어내기 전까지 이런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다. 그 이유를 말하려 치면 나쁜 엄마를 자처하는 꼴이 된다. 착한 엄마의 글은 언제 나올 수 있으려나. 요즘 큰 아이랑의 대화가 세 마디 이상이 어렵다. 목소리 데시벨이 절로 높아짐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을 쓰려고 하니 어쩌자고 이런 불편한 감정 또한 자꾸 드러나게 된다. 그럼에도 적어야 다.



지금은 누가 봐도 행복한 가족 모습이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거실의 한 풍경이다. 각자의 속마음은 모른 채. 아빠는 휴대폰과 한 몸이 되었고 6인 거실테이블에 큰아이는 앞에서 인강을 들으며 필기를 하고 둘째는 옆에서 독서를 하고 다.



무언가 불만 있을 일 하나 없는 이곳에서 왜인지 모르게 세상 마음이 언짢다. 사소한 모든 행동 나하나가 다 거슬린다.  탁 탁 거리며 손톱 뜯는 둘째. 로 앞의 인강소리는 또 얼마나 큰지  필기할 때 잠시 조용하다 재생을 클릭하는 순간 나의 집중력은 다시 산산조각 부서진다. 간식이라도 먹을 시 쩝쩝거리는 소리는 덤이다. 이제 한 문단 좀 적으려니 또 눈치 없는 눈꺼풀이 내려간다. 



사춘기 딸들이지만 이렇게 모여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으니 에어컨이다. 뒤늦은 더위가 단합력을 만들었다. 오히려 감사할 타이밍인지. 누구 집은 자기 방에 틀어박혀 나올 기미도 없다는데.  이래도 불만 저래도 불만. 철없는 엄마는 그저 내뱉지 못한  응어리를 품고 이곳에 담아낸다. 내가 더 소중한가? 며칠 동안이지만 매일 글을 발행하는 맛을 알아버렸고 연이은 조(회수) 폭(등)은 글을 쓰게 하는 연료와 같이 나를 끌어주었다. 이틀 동안 발행하지 못한 탓에  다그치는 마음이 더 크게 다가왔다. 언제부터 매일 글을 썼다고 고작 그런 걸  마음에 품고 아이들에게까지 언짢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니. 내가 생각해도 참 철부지 없는 생각이다. 지금은  글발행이 더 급선무다. 뭐라도 써내야 그제야 아이들이 떠들 든 말든 신경이 안 쓰일 것 같다.  그저 아무 소리 없이 조용히 한 시간만 이라도 있고 싶다. 오디오가 비는 시간  단 5분은 너무 하잖아.




이해보다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더 많을 것 같다. 아이가 노는 것도 아니고 공부한다는데 본인 집중 안된다며 구시렁거리고 있다니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만 퍼붓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그런 마음과 달리 겉으로 내비치지 않고 이렇게 속사포 로 풀어내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공개일 조금 걸릴 뿐 이렇게 응어리 진 마음을 풀어내는 과정 또한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혼자 있어도 충분히 산만한 나이기에 집중하기까지 꽤나 걸리는 나는 모든 게 다 걸림돌이 된다. 오히려 화장실  사이 적는 글이  더 집중이 잘된다.  사실 이 글 반을 화장실에서 거의 완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장실에서 또 다른 집중력을  선보일 줄이야. 정말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장소가 뭣이 중헌데. 글 한편이 나오는데.



발행을 앞두고 있는 지금 아이들의  목소리가 이제야 밝아온다. 이렇게 글 하나에 온도차가 왔다 갔다 하는 나는 언제쯤 아마추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사진출처:픽사베이

작가의 이전글 산만함의 끝판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