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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Aug 28. 2023

1일 1봉 하시나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달달함의 끝판왕.  오묘하게 사로잡는 마음까지 녹여주니 달짝지근한 그 맛을 외면할 수가 없다. 늦게 마시는 죄책감이라도 조금 덜어보고자 저녁보다 아침에 너와 마주하는걸 더 반가이 여긴다. 루 일과를 시작하는 그 순간만큼은 파이팅 하라는 무언의 응원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다.




1일 1봉이라는 믹스커피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여름의 어느 날 1봉으로 허전한 그때  약간의 도를 넘은 2봉에다 우유까지 황금 비율로 맞춰준다. 그리고 각진 얼음으로 넘칠 듯 차가운 텀블러 안을 가득 채운다. 한동안 이 맛에 매료되어 허우적거리다 겨우 아메리카노와 라테로 빠져나왔다. 가끔 그 맛이 그리울 때도 있어 타보지만 첫사랑은 그대로 간직하는 것이 좋을 만큼 그런 알맞은 비율 섞기가 그리 쉽지 않다. 물과 우유 조절이 관건이다. 그리고 믹커는 역시나 따끈하게 타먹어야 제 맛이다. 왠지 종이컵에 마셔야 그 느낌 아니까라며 연설하고 싶지만 특히나 추운 겨울 미리 데워놓은 유리잔에 타먹는 믹커는 더 은은한 풍미(?)를 안겨준다. 오죽하면 다른 나라 리스타들도 반한 맛이라고도 할까.



스커피와의 인연은 끈질긴 생명력과 같다. 작별을 고하고도 싶지만 아직까지는 널 놓아줄 수가 없다. 예전에 한번 잠깐 한 적이 있다.  잠시 생각이 나지 않은 게 신기하리만큼 그 마음을 숨기고 있었던가. 불현듯 스쳐든 너의 생각에 그리웠던 음이 한꺼번에 분출하듯 다시 만난 날 평생 너와 헤어질 수 없다며 그날은 1일 3봉의 격한 만남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건강이 허락되는 그날까지 무한대로 함께 하고픈 마음이 크다.




달달한 만큼이나 그 유혹은 결코 가볍지 않다.  혹여나 힘든 상황일수록 멘털이 가장 약해져 있을 때 그 어떤 이가 달콤한 말을 내게 건네온다면 도 모르게 넘어가버릴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달콤한 맛과 말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쨌든 한동안 너와 헤어질 마음은 없지만 하루 세 번  뜨거웠던 우리 사이일 때보다는 조금씩 거리를 두려 한다. 래야 더 오래도록 긴 만남을 유지할 수 있을 테니까.



커피친구는 가리지 않는 편이다. 쉬는 날 고요하다 못해 적막이 가득한 집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의 향과 쌉싸래한 맛은 책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는 또 다른 근사한 친구가 되어준다. 그 외에 별에서 온 분위기 좋은 곳에서의 그대를 만나러 갈 때도 있다.

 



안 마시면 계속 생각나고 하루 한 번은 꼭 마셔야 직성이 풀리는 커피처럼 글쓰기도 내 삶에 그런 존재로 남기고 싶다. 러고 보니 둘은 정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거 같다.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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