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현재 내 나이 사십대 중반을 달려가는 시점 인생은 그저 짧기만하다.그간 스쳐지나온 얼굴들이 이 노래를 들으니 더욱생각이 난다.
어김없이 생각나는 얼굴
우리엄마
매일 우리 집을 드나들지만 난 엄마 얼굴을 볼 수가 없다. 나보다 일찍 퇴근하는 사위 오기 전부리나케 가시는 우리엄마. 차로 15분 거리 살지만 매번 찾아뵙지 못하고 통화로 불만만 품는 딸.조만간 저녁 먹으러 가야겠다.
보고 싶어라 그리운 그 얼굴
그냥 걷다 보니 아~주 가끔 첫사랑(?) 아니 좋아했던 오빠가 생각이 난다.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태권도에 같이 다니던 그 당시 고등학생 오빠를 좋아했다. 까무잡잡한 얼굴에 단단한 체격이었다. 늘 함께 운동하며 차운행에 함께 했다. 그날오빠와 마지막으로 악수를 했던 날. 손 씻기는 또 왜그리도 아까웠던지.관장님(현 둘째 형부)에게 사는 소식을 드물게 듣긴 하지만 이젠별 대수롭지가 않다.
꼭 반가운 얼굴만 생각나는 건 아니다
보고 싶지 않은 얼굴도 불현듯 떠오른다. 얼굴형상보다 더 진한 그때 그 시절 20대 첫취업당시 잊으래야 잊을 수 없는 노래가 있다. EVE(이브)의 I'll be there 그때 같이 일하던 언니들이 이 노래를 주야장천 틀어댔다. 이 정도는 아닌데 내 머릿속에 새겨 박힌 건 아닌지. 그 당시엔 이 노래만 나와도 진절머리가 났다.안 그래도 다니기 싫은 섬유회사(원하던 과가 아니었다)에다 노래까지 겹치니 곤욕스러웠다. 아침 출근 때마다 들었다. 아니 근무시간 때도 들었다. 6개월간 실수도 많았다. 비록 짧은 기간 동안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한 때였지만 그 노래가 간혹 떠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이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로 흘러왔음을.
우리 엄마 말고는 다 생각나도 보고싶 아니 보고 싶지도 않고 볼 수도 없는 사람들이다. 그냥 오늘따라 이 노래를 들으니 생각났던 이들. 급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에 다들 무사무탈 잘 살길바랄 뿐이다.
가끔은 귀찮기도 억지로 나갈 때도 있다. 어떨 땐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유일무이 나와 대화하는 시간. 매일 같은 길을 걸어도그날의 선곡에 따라 느껴지는 마음은 매번 다르다. 산책하는 것은 매일의 작은 여행을 떠나는 듯하다. 그런 생각을 하는 나에게 고맙고 이런 상황 자체가 감사하다. 그래서 멈출 수가 없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