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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Feb 05. 2024

글 쓰려고 앉았다가 SNS 투어를 다녔다


글쓰기 창을 열었다. 알람이 온다. 하루를 마무리하기 한 시간 전 11시에 김유라 TV라이브가 있다. 오늘 보지 못하면 내일은 멤버십으로 넘어가서 볼 수가 없다. 마침 해야 하는 일 먼저 하기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어 안 들어갈 수가 없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글쓰기인데 너무 자연스럽게 다른 걸 보고 있다. 카톡이 온다. 답장도 해야 한다. 내일로 넘어가면 찐 맛없으니까. 오늘이 지나기 전 운동인증도 해야 한다. 혼자 바쁘다. 세상 정신 사납다.






글 쓰려고 앉았다가 SNS 투어를 다녔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곳저곳 온 동네(?)를 누비며 하트로 마음의 흔적을 남겼다. 진짜 해야 할 일은 정작 뒷 일이 되어버렸다. <도둑맞은 집중력>을 구매한 지 언 한 달이 되어가는데도 읽지 못했다. 잡아놓은 물고기라 급하지가 않다. 제대로 읽기 위해 더 미루고 있다고 해본다. 그리하여 진짜 나의 도둑맞은 집중력은 언제 찾을지 모른다. 



정작 써야 할 글은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새로운 창을 열어 푸념을 늘이고 있다. 이렇게 해서라도 지금의 생각을 덜어놓는다. 본래의 글 아닌 다른 글로 집중해 보려 한다. SNS세상은 정말 신기하다. 알고 싶은 내용과 알고 싶지 않은 내용까지 일방적으로 홍수처럼 쏟아진다. 모르고 있었던 내용을 뜻하지 알게 되어 유용하게 써먹은 적도 그다지 없다. 오! 하면서 훅 들어온 신박한 내용도 어느새 연기처럼 사라지고 만다. 그럴 시간에 내 글을 써야 뭐라도 남는다. 이때의 난 이런 생각을 했고 그때그때 있었던 일을 쓰는 게 편하다.






직접 발로 뛰는 전국투어를 다니고 싶다. 당장 그럴 수 없으니 손가락 하나만 클릭하면 못 보는 곳이 없다. 현장느낌은 없지만 상상은 할 수 있다. 보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을 그려본다. 인터넷세상을 통하여 가고 싶은 있는 그곳을 적어본다. 적으면 이루어진다는데 굳이 안된다고 말하는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는 하지 않아야겠다. 된다 안된다로 단정 짓기엔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남아있으니까.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꿈도 들여다본다. 같은 곳을 향해 바라보는 이들이 잘되기를 응원한다. 그것이 곧 내 마음과 같다. 질투가 나면 더욱 그곳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SNS투어를 다니며 어딘가에 있을 나의 자리도 함께 찾아본다. 언젠가는 내가 있을 곳이라는 것을 예감한다. 여전히 글을 쓰다가도 이곳 저곳을 기웃거린다. 얼른 현실로 돌아와 내 글에 집중한다. 지금을 써 내려가며 한 계단씩 올라간다. 투어는 이제 그만 늘 오늘부터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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