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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Apr 16. 2024

달리기에 빠져드는 이유

기회를 잡는 방법


요일 아침 20년 지기 인생 동지 남편과 공원을 걸었다. 저녁 줌으로 독서모임이 있어 오늘 내로 최대한 읽어야만 했다. 두께도 꽤나 있어 마음이 급했다. 한참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진도가 안 나간다.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발표할 생각에 긴장되었다. 몇 시간째 앉아 있으니 좀이 쑤신다. 공원은 갔다 왔으니 집 근처 운동장에서 뛰기로 마음먹었다.






힘듦을 분산시킬 수 있는 달리기 동무를 찾는다. 월급쟁이 부자들 TV에 '두 가지로 남들과 격차가 벌어집니다'를 선택했다. 뛰다가 귀에 박히는 문장만 간단히 남겨 보았다.(초반엔 그랬다)


 파도를 탈 수 있는 준비. 기회를 잡는 방법.
잘 되고 싶은 마음 왜 잘 돼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 필요하다. 딱 한 가지의 성취 경험만 있으면 된다.


현재 내가 해야 할 것은 일상을 붙잡는 일이다. 나에게 기회를 잡는 방법은 일상을 글로 남기는 것이. 일상이 곧 인생이다. 왜 잘 돼야 하는 물음에 한참을 고민했다. 생각의 꼬리를 물어 가족으로 돌아왔다. 나만 생각해선 불행하다. 결국은 가족과 함께 잘 살고 싶은 마음이 다.


따지고 들면 온통 실망투성이만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취경험을 쌓아가고 싶었다. 걷기와 달리기 글쓰기까지 내 의지로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알아가는 요즘이다.






5km를 설정했다. 했다. 3km에 최적화된 내 몸은 정확하게 이 지점을 지나 빠른 고비가 왔다. 그만둘까를 몇 번이고 생각했다. 기록이고 머고 다 때려치우고 싶었다. 공원을 뛰면 대략 어디까지 인지 가늠이라도 할 텐데 학교 운동장은 아무리 돌아도 4km가 되었다고 말을 안 한다. 앱이 정지됐나 싶었다. 기록을  더 힘들어질 것 같았다. 한 번쯤 그만둬도 될 텐데 지금껏 뛴 게 아까워서라도 멈추지 못했다. 숨이 턱끝까지 차 올랐다. 다리와 정신은 이미 내 것이 아니었다. 오늘따라 유독 더 힘들게 느껴졌다. 갑자기 높아진 기온도 있었지만 재미가 없었다. 몸도 정신도 힘드니  더 이상 유튜브도 못 듣겠다. 똑같은 길만 뱅글뱅글 돌았다. 정체기 같았다.



달리기 하기에 오르막도 내리막도 없는 학교운동장이라 쉽게 봤다. 굴곡 없다고 힘들지 않은 게 아니었다. 그새 오전에 걸은 공원이 그리워졌다. 오르막이 힘들다고 투정만 부리지 말아야겠다. 오늘 멈추었다면 다음에 운동장 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까? 굴곡 있는 하루도 그저 그런 하루도 지나고 나면 모두 생각할 거리를 준다.



의자!! 러닝목표를 완수하고 다급히 쉴 곳을 찾았다. 온몸에 힘이 빠졌다. 그 자리에 벌러덩 눕고 싶었지만 참았다.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는데 봄바람이 힘들었지 하며 쓰다듬고 간다.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그 모습을 본 활짝 핀 철쭉도 고생했다 하였다. 떻게 재미있는 것만 있을까. 바람이 꽃이 나에게 말을 거는 게 가당키나 할까. 내가 듣고 싶은데로 해석하고 행복하면 그만이지.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체력만 기르려고 뛰는 게 아님을 알게 되었다. 가끔 뛰는 달리기에 생각이 많아진다. 하기 싫은데 잊을만하면 생각난다. 달리기에 빠져드는 이유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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