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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Jun 27. 2024

기분 좋아지는 마법

이상하게 연필을 깎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뾰족해진 연필심을 보고 있으면 사각사각 쓰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당장 빈 종이를 꺼내서 할 수 있다는 긍정의 말 하나 더하면 에너지가 더 솟구치는 것 같다. 꼭꼭 눌러쓰다 보면 무엇이든 초심의 마음으로 배우는 학생이 된 것 같다. 샤프심은 뚝뚝 날아간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 힘조절을 잘해야 한다. 연필심이 짧아지면 짧아질수록 나에게 몰두한 것 같다.




책상인 듯 아닌 듯 6인용 거실 테이블 끝에 앉아 글을 쓴다. 뒤편에는 나만의 2단 원목 책장이 있다. 각 잡고 글을 쓸 때는 노트북을 펼친다. 간편하게 쓸 때는 블루투스 키보드와 휴대폰 거치대만 세우면 끝이다. 주위에는 좋아하는 물건들로만 두었다. 독서와 글쓰기 친구들이다. 형형색색의 포스트잇과 파스텔톤의 분홍, 주황, 노랑 형광펜, 부드럽고 적당히 얇은 볼펜, 앙증맞은 수첩, 즐겨보는 책이 있다. 여기에 커피와 간식까지 있으면 글쓰기에 더할 나위 없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상에 앉아있는 시간을 더 즐겁게 해주는 든든한 지원군들이다. 덕분에 글 한번 쓰려면은 쓸데없이 준비단계가 기도 한다.


좋아하는 물건들이 글쓰기를 방해한다. 친구들이 도와줘야 되는데 시선을 분산시킨다. 아기자기한 문구이 자기 한번 더 써달라고 한다. 아가며 시선을 마주친다. 여운 앙탈이다. 그마저도 랑스럽다.

  


애초에 완벽한 성향이었다면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계속 반하고 시도한다. 잘하는 것보다 일단 하고 있음에 의미를 둔다. 너무 잘하려고 애다 보면 오히려 지쳐 나가떨어질 수가 있다.  




*끈기는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점을 찍다 보면 선이 되고 방향을 찾게 된다

*다른 삶을 살고 싶다면 다른 나를 만들어라


-514 챌린지 메모지_김미경


기분이 좋아야 글을 쓸 수 있다.  곁을 지키는 문구류를 꺼내어 긍정의 문장을 끄적인다. 이면지에 짧은 기록도 수시로 남다. 손만 닿으면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도록 핸드폰에도 책상 위 포스트잇에도 적어둔다. 글을 쓰지 못하더라도 기분만은 가라앉지 않도록 나를 가꾸는 연습이 필요하다.  


오늘도 한 문장 끄적이려고  깍커피를 준비한다. 독서대에 좋아하는 책을 두고 쓰기 친구들을 곁에 둔다. 기분 좋아지는 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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