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반장의 기쁨과 슬픔

4번째 도전

by 햇님이반짝


올해 5학년이 된 둘째가 부반장 선거에 나간다고 한다. 이미 2년 전부터 줄기차게 출마했던 일이라 크게 놀랍지도 않다. 그렇다고 된 적도 없다.



작년 부반장에 나갔다가 떨어졌을 때 친구가 참치춤을 추어 아쉽게 떨어졌었다.

처음 반장 선거에 나간다고 했을 때부터 돼야 한다고 부추기지 않았다. 사실 놀랐다. 나와는 너무 달라서. 딸은 내가 아니다. 다른 하나의 인격체다. 해보겠다는 마음. 본인의 힘으로 나간다는 자체가 의미 있는 도전이며 용기다. 나가지 않아도 개의치 않았을 것이다. 내가 그랬으니까. 나도 하지 않은 일을 하길 바라는 자체가 큰 모순이다. 엄마는 그저 너의 의견을 존중할 뿐이다.



나의 초등생활을 돌아보면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그 자리를 지켰다. 어디에 나선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이랬던 아이도 크면서 점점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슬금슬금 나서기에 우리 아이들에게도 꼭 이건 해야 돼라며 닦달하진 않는다.(그래도 아쉬운 부분은 적극 권해보긴 한다. 선택은 본인의 몫) 그런 나의 소극적인 유전자는 닮지 않아 다행이다. 반면 활발했던 남편의 유전자도 골고루 물려받은 아이들은 본인이 원하는 거에 있어선 뜻을 잘 밝히는 듯하다. 이럴 때 보면 나보다 낫다. 결론은 나만 잘하면 된다.



그런데 이번에 나간다고 했을 때 유독 자신이 없어 보인다. 본인이 봐도 한눈에 인기 많은 아이가 회장을 나가는데 꼭 되어야 한단다. 만약 그 아이가 회장에서 떨어지면 바로 부반장에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원을 날려줬다. 너의 마음이 닿는 데로 하라며. 그래도 혹여나 싶어 요즘 이런 춤을 많이 춘대라며 은근슬쩍 어필해 준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미 수첩에 부반장이 된다면 우리 반을 위해부터 시작해 이미 알 법한 세가지의 공략을 줄줄 외고 있는 둘째. 춤으로 승부 보지 않고 정정당당히 나갈 거라고 한다.(춤으로 한번 밀려봤으니 뭐라도 어필해야 되지 않겠니라는 애미마음이다.)






점심시간 둘째에게 전화가 와있다. 붙던 떨어지던 일단 전화는 온다. 미안하다. 기대하지 않으려 담담히 전화를 걸었다.


"부반장 됐어요"

"와 정말?!! 진짜 축하한다!!!"


그렇게 나가더니 초등졸업 전에 드디어 한 번은 됐다!!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 아이가 회장에서 떨어졌을 때 심장이 쿵 하더란다. 부반장에 다시 나가는 일은 당연지사. 그래도 꿋꿋이 도전하여 한 표차이로 부반장이 되었다고 한다.

얼마나 떨렸을까. 얼마나 기다렸을까. 충분히 축하를 해주었다. 춤으로 어필하지 않아도 된다며 내 말이 맞지라는 말에 의기양양하다.



기쁨도 잠시 그 아이에게 한편으로 미안하다는 딸.

많이 속상해할꺼란다. 본인이 많이 떨어져봐서 그 마음을 잘 안단다. 경험하지 않았다면 그 친구의 마음까지는 헤아리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크고 작은 에피소드로 또 한 번 아이는 실패와 된다는 경험을 맞물려가며 스스로 커나가는 법을 배워간다.



떨어져도 낙심하지 않는다. 아니 낙심할 순 있어도 다시 일어나는 용기를 가져주어 고맙다. 한 번의 경험을 위해 계속 도전했던 딸에게 뜨거운 축하와 저녁으로 본인이 원한 마라탕을 함께 먹었다.



무엇이든 꾸준히 도전하여 해내는 힘. 그 기억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이건 너에게 하는 말이기 전에 나에게도 하는 말이다. 브런치 6수의 기억이 다시금 생각나는 날이기도 했으니까. 우리 이렇게 또 그렇게 포기하지말고 뭐든지 작은거라도 계속 도전하는 그런 모녀가 되자. 너를 보며 엄마도 같이 크는 중이니까.








사진 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