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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Oct 31. 2024

둘째가 중학교 원서를 썼다

25년도 온전한 중등엄마가 된다


둘째가 중학교 원서를 썼다. 련히 밟아야 할 절차인데 마음 심란하다. 지금 이대로가 좋은데 아이 뒤 돌아볼 겨를도 없이 자라기만 한다.






2년 전 첫째가 중학교 원서 쓸 때랑은 또 다르다. 큰아이는 다행히 1 지망에 적은 중학교에 갔다. 둘째도 언니와 같은 학교에 가길 바라지만 아직은 모른다. 둘째는 항상 어리다는 느낌이 있다. 아기티를 벗어난 지는 되었지만 어린이로 남아주길 바랐다. 곧 있음 어엿한 청소년이 된다. 언니도 중1 서서히 뾰족해지기 시작한 같다. 초등학생 때만 해도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았던 거 같은데 어느 순간 벽을 향해 을 하는 날이 늘어만 간다.


둘째에게 신신당부를 다.

"우리 둘째는 언니 따라 하면 안 돼"

언니처럼은 안 될 테니 걱정하지 마란다. 고마워해야 할지 언니랑은 또 다른 성격이라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가진 않을까 긴장되기도 한다.


나의 학교 시절을 돌아보면 '라떼는 말이야'가 절로 나온다. K친구다른 동네에 난 불구경을 멀리서 바라보다 같은 반 친구 I를 만났다. I는 집에 개를 키웠고 게임기가 있다고 였다. HOT 인형을 만들어 잡지사에 보내고 만화방을 자주 갔었다. 혹해서 놀러 간 집에 그 길로 눌러앉아 우리 세명은 지금도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의 부모님도 맞벌이였다. 사실 이때 집에서의 기억보다 친구와 놀았던 장면이 남는다. 직도 그때가 생생한데 벌써 나의 딸들이 중학생이다. 두 딸의 중학교 시절은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 다행히 첫째는 초등보다 중등생활이 더 재미있다고 한다. 큰 걱정거리 없이 잘 다녀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공부만 안 건드리면 평화롭다.






지금 이대로가 좋다지만 머무를 순 없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출가를 하기까지 빠르면 4년 남았다.  초등학생이 되었다고 바로 어릴 때의 물건을 정리하지 못했다. 물건이 아닌 추억을 버리기 싫어서였다.  

나는 세번째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아이보다 엄마인 내가 더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는 몸도 마음도 무럭무럭 성장하는데 엄마인 나는 아이들이 자라는 속도보다 마음의 준비가 느리다. 루에 세 군데 놀이터투어를 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둘째가 중학생이라니.


25년 한 해는 온전한 중등엄마가 된다. 첫째는 중3 둘째는 중1이다. 겨우 적응한다 싶으면 큰아이는 얼른 고등학생이 되겠지. 기다려주는 법이 없다.


둘째의 중등 3년과 나의 3년은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년부터 인생의 속도가 점점 더 가속도를 밟을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의 6년과 중고등의 6년은 확연히 다름을 짐작한다. 아이들만 바라보기엔 나도 마흔 중반지점의 또 다른 중요한 시기로 달려간다. 큰아이와 둘째가 중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 나도 엄마로서 나로서 멋지게 졸업장 받을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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