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펄블B Jun 02. 2016

Best Vacation Ever in Orlando

Day 3 MK에서 인어공주가 되어 봅시다

디즈니월드의 MK와 디즈니 스프링스에 비비디 바비디부 부티크가 있다. 거기서는 fairy god mothers in training들이 12살 미만의 아이들을 공주님으로 변신시켜 준다. 드레스에, 메이크업에, 네일아트에, 요술봉에, 머리는 완벽한 올림머리에 티아라도 꽂아주고, pixie dust도 뿌려준다. 가격은 약 150불 정도? 음 왜 이렇게 쓸 데 없이 잘 아냐면... 알아봤거등여, 나도 하려고. 근데 12살 이하만 해준다고 엉엉엉(대성통곡). MK는 어른이 디즈니 캐릭터 코스프레 하면 캐릭터들과 혼동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입장 불가라고.. (땅을 치고 운다.) 하지만 나는야 불굴의 의지의 한국인. 한다. 전화. customer service에.


"비비디 바비디 부티크랑 비슷한데 어른들 대상으로 하는 거 있나요?"

"MK에 pirates league에 가면 인어공주랑 해적이 될 수 있단다."

"예약해야 하죠?"

"응. 그쪽으로 연결해줄까?"

"네!"

뚜뚜뚜

"안녕! pirates league 예약하려고? 언제로?"

"4월 6일이나 7일이요!"

"흠... 그때는 예약이 full인데.."

"흐어어어어"

"하루 전에 전화 다시 주는 게 어떻니? 막판 가서 취소하는 사람들이 꼭 생기더라고."


그래서 엡캇에서 놀다가 전화했다. 혹시 막판 취소 있나여..!! 그리고 나는야 럭키 걸. 딱 한 자리가 나서 바로 겟했다. 예!!


MK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캐릭터들이 굿 모닝 송을 부르는 welcoming show를 보고 로프 드롭을 하자마자 fast pass 예약에 실패한 7 dwarfs mine train으로 달려갔다. 문제는 로프 드롭인데도 대기 시간이 30분. 호호호. 그치만 나중에 지나가면서 보니 낮에는 기본 대기 시간이 70분이어서 로프 드롭을 이용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30분 정도면 대기 구간을 너무 잘 꾸며 놔서 기다릴 맛이 나기도 했다. 중간중간 7 dwarfs mine을 연상시키는 조형물도 있고 게임도 있었는데, 애기들이 여기에 빠져서 움직이질 않아서 아빠들이 들어서 옮겼을 정도였다. 라이드 자체의 인기는... 음... 오픈한 지 얼마 안 돼서 인기가 거품이 낀 거라는 세간의 평이 300% 옳은 것 같다.


아가들이 빠졌던 작은 게임들


문제는 pirates league 예약이 9시 45분인데 9시에 로프 드롭하고 30분 대기를 해서 라이드를 탔다는 점이다. 심지어 둘이 거리도 멀어!! 7 dwarfs mine train은 fantasy land에 있고 pirates leaue는 adventure land에 있는데, fantasy land란 adventure land 사이에는 두 개의 구역이 또 있다. 구역 하나하나가 아파트 단지 하나 크기인데 무려 4구역 차이야 미친. 뛴다.


사실 인어공주 분장도 12살 이하는 다리를 가리는 그 꼬리?라고 해야 하나? 옷을 주는데 나는 성인이라 메이크업, 머리, 네일만 하는 mermaid 패키지를 경험했다. 나도 인어공주 옷 입고 싶었는데ㅠㅠㅠ(주책이야 정말) 나를 담당했던 사람이 인턴하고 있던 대학생이라 서로 공감대 형성이 잘 돼서 재밌게 수다를 떨며 인어공주로 변신을 할 수 있었다. 취업 걱정이라던지 취업 걱정이라던지 취업 걱정이라던지.... 역시 20대 청년 실업률은 만국 공통의 문제.


"우리 이제 슬픈 얘기는 그만하고 재밌는 얘기하자. 어떤 special occasion을 축하하려고 오늘 인어공주 분장을 하는 거야? 생일?"

"음... 사실 내일이 내 생일인데, 내가 한국 사람인데 한국 시간으로는 지금이 생일이거든."

"어머 그게 무슨 상관이야! 여긴 디즈니 월드인데! Everyday is your birthday!"

"그런가? (팔랑귀)"

"그럼!!  You should defnitely get a Disney Birthday badge."

"그런 것도 있어?"

"당연하지! 내가 하나 갖다 줄게. 기다려봐."


그러더니 Pirates League에서 받는 birthday badge가 평범할 수 없다며 미키 마우스에다가 해적 안대를 그려서는 돌아왔다. 햇빛을 받으면 색을 낸다는 꽃 모양 핀까지 머리에 꼽고 나서 모든 메이크업이 끝났다. Pirates League에서 하는 거라 해적 선서를 하게 하고, 같이 메이크 업을 받던 사람들+해주는 사람들이 변신을 축하해 주고, 거기다가 내 메이크업을 담당했던 친구가 "오늘 얘 생일이니깐 해적들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줍시다!"해서 모두에게 하루 이른 생일 축하도 받았다. 그 ritual을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Pirates of Carribean을 좋아하는 아기들이 많아서 주책 부리는 것 같아서 쪼끔 부끄럽기도 한 와중에 기분이 좋은 게 더 컸다. 헤헤헤헹


과정은 정말 재미있었는데 화장이 서양애들 얼굴형에 맞춘 거라 그런지 너무 화장이 세서 내가 나중에 좀 지우고 톤 다운시킨 건 비밀.


이걸 찍고 와 이 화장이 진하구나....를 깨닫고 화장실에서 열심히 톤다운 시켰다.
그리고 그 결과


인어공주가 되었으니까 인어공주를 보러 가야 한다는 일념으로 인어공주 라이드를 타러 갔다. 세바스찬이 부르는 Under the Sea에 흠뻑 젖어서 바로 옆의 Ariel's Gotto에 인어공주를 만나러 갔다. 여기는 디즈니 월드 전체를 통틀어서 유일하게 인어공주가 인어의 형태로 사람들은 만나는 장소이다. (다른 장소에서는 인간의 모습으로 드레스를 입고 사람들을 만난다.) 내 바로 앞에도 딸 하나에 엄마, 아빠가 놀러 온 한국인 가족이 있어서 직원이 일행이냐고 물어봤는데 양측 모두 단호하게 NO, we're a different group.


인어공주 느낌 물씬나게 꾸며져 있던 Ariel's Gotto


인어의 모습을 한 인어공주는 발랄했다. 인어공주가 설정 상 16살인가 17살인가? 했던 거 같은데 볼 살도 통통해서 요즘 말하는 과즙상? 느낌이었다. 엡캇에서 만난 인어공주와는 또 다른 매력을 뽐냈달까. 이번에는 아예 인어공주 코스프레를 하고 가서 그런지 할 말이 끊이지 않았다.


"어머 너도 인어구나!! 넌 어디서 왔니?"

"응 난 한국에서 왔어!! 너무나 먼 거리를 헤엄쳐서 왔지."

쫑알쫑알.



디즈니 월드 5일권 중 4월 6일과 7일에 MK 일정을 잡은 이유는 4월 7일이 내 생일이었기 때문이었다. 6일에는 놀이기구 완전 정복을, 7일에는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캐릭터 미팅을 하는 걸로 계획을 세웠다. 본의 아니게 이틀 내내 생일 배지를 달고 다니게 되었지만, MK 첫날의 놀이기구 완전 정복 커밍 쑨-!!

매거진의 이전글 Best Vacation Ever in Orlando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