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엔 소송’과 야스쿠니 신사

한국과 일본 <6> #일본식민지과거사청산

by 김지나

일본의 신사神社는 신이 거주하는 장소에서 제를 지내는, 종교적인 시설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신사는 매우 정치적인 장소다. 일본은 조선을 침략하면서 마을마다 신사를 세웠고(무려 1144개) 조선인에게 신사참배를 강요했다. 이를 거부하면 감옥에 가두거나 목숨을 빼앗았다. 그래서 일제가 망하자마자 한반도에 있는 신사는 당연히 거의 파괴됐다.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는 여전히 문제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한 논란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곳에는 일본 침략전쟁의 주범인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다. 2013년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과 중국 정부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은 강력한 항의를 담은 성명을 발표했고, 미국은 실망감을 표하며 사건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왜? 이 행위는 일본이 과거 침략전쟁에 대해 반성하지 않음을 시사하고, 나아가 군국주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 지도자가 전범이 안장된 시설에서 그들을 추모하는 일은 국제사회의 보편적 상식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사실 2차 대전 후 일본에서는 군국주의 성향을 없애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고, 이때 야스쿠니 신사를 폐지하려고도 했는데 종교시설이란 이유를 방패삼아 존속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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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야스쿠니 신사와 법정 싸움을 벌이는 이들이 있다. 조선인 강제동원령으로 전쟁터에 끌려간 조선 청장년이 36만명이 넘는데, 일본 정부는 이중에서 최소 2만1000여명이 넘는 한국인들을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했다. 이에 한국인 희생자 11명의 유족들은 야스쿠니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다. 이들의 요구는 다음과 같다.

①야스쿠니 신사에 있는 원고의 이름과 기록 삭제 ②일본 정부가 야스쿠니 신사에 제공한 희생자 정보 제공 고지 철회 ③유족에게 희상자 전사 사실 알릴 것 ④일간 신문에 사죄 광고 게재 ⑤ 각 원고에 대해 1엔을 지급할 것

손해배상 청구소송에는 배상금을 청구해야 한다. 1엔을 청구한 이유는 이 문제를 결코 돈으로 해결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며, 일본 정부와 야스쿠니 신사가 저지른 지는 돈으로 해결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뜻이다. 5월 28일 일본 법원은 원고의 요구를 기각했고, 원고는 도쿄 고등 법원에 항소했으며 소송은 진행 중이다.

자신의 아버지가 1959년 야스쿠니에 합사됐음을 알게 된 소송인 이명구씨는 이렇게 말했다.

"왜 우리 아버지를 일본 사람 취급을 하는 것인지, 그리고 왜 해방 직후도 아니고 14년이나 지난 뒤에서야 마음대로 합사한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사람을 강제로 끌고 가 죽게 만든 것도 억울한데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합사를 해서 일왕에게 충성한 사람으로 만든 것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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