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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나 Apr 26. 2016

02. 시뮬라시옹

가상 실재 시뮬라크르에 미혹되다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현대 소비사회의 특징을 수식하는 족집게 같은 문장이다. 소비하기 위해 살고 소비에 의해 살아지는 현대인의 삶은, 미디어와 광고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로 자신의 정체성을 장식하려는 욕망에 눌려 있다.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시뮬라크르들, 시뮬라크르에 둘러싸인 현대사회에 대한 보드리야르의 분석은 냉소와 허무를 안고 있지만, 부인하기 어려운 우리의 현실이다.  


언젠가부터 웬만한 서평이나 문화비평, 미디어 비평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경제 분야의 비평에서까지  ‘시뮬라시옹’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하더군요. 시뮬레이션의 프랑스어려니 하는데(스펠링이 같다) 앞뒤 문맥으로 보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철학적 용어로 보입니다. ‘시뮬라시옹’은 프랑스의 사회학자이며 철학자, 포스트모던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보드리야르가 현대사회의 특징을 분석하기 위해 내놓은 개념이고 이론입니다. 그는 자신의 책《시뮬라시옹》(1981년)에서 현대사회를 규정하는 문화적 질서를 ‘시뮬라시옹’이라는 말로 설명했습니다. 이후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은 (몇 가지 지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지만) 새로운 현상들에 압도돼 있는 복잡한 현대의 특징을 탁월하게 분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요.  

우리는 일반적으로 현대사회를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 사회’라고 설명합니다만, 이는 전통적인 사유의 틀로 본 규정이고요, 이러한 규정으로는 현대인들이 맞닥뜨린 일상적인 삶의 현상들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보드리야르의 주장을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현대 소비사회를 움직이는 것은 소비 이데올로기이며, 소비사회에서 사물은 기호와 이미지로 그 가치가 결정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실재와 동떨어진, 실재는 없고 기호와 이미지만이 넘치는 시뮬라크르, 시뮬라시옹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원본이 없는 이미지가 현실을 왜곡하는 이미지 과잉 시대에 대한 보드리야르의 진단입니다. 

시뮬라시옹이란 말도 낯선데 시뮬라크르, 포스트모던에 보드리야르까지,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기가 꽤 어려워보입니다. 피하고 싶은 용어들이 넝쿨뿌리처럼 줄줄이 이어져 있으니까요. 그러나 조금 유의해서 보면 시뮬라시옹과 시뮬라크르를 이해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학문적으로 제대로 파고들면야 난해하겠지만(실제로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을 일반인이 읽기는 버겁습니다), 담론을 이해하기 위한 상식 수준에 국한하면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소비-기호가치(이미지)-시뮬라시옹’,  이 세 키워드는 보드리야르 이론의 핵심인데요, 시뮬라시옹과 시뮬라크르를 이해하기 위해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유시진 대위와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를 만나보겠습니다.    


✔ 이미지 소비 시대에 살다

‘태양의 후예’(‘태후’) 관련 기사는 종방 후에도 일간지를 연일 장식했지요. 모 일간지 기사의 첫 문장을 볼까요? “자동차의 ‘차’ 자도 모르던 여자친구가 투싼을 알더라구요. ‘아라블루’색 투싼이 예쁘대요.”...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마저 ‘유시진 대위가 타는 차'라며 주목을 했으니, 그야말로  ‘태후 신드롬’의 후과입니다.  ‘태후 신드롬’은 문화콘텐츠 산업의 측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부수적인 경제효과도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어마어마합니다. ‘태후’의 경제효과가 ‘별에서 온 그대’를 넘어선다고 언론에서 떠들썩합니다. 

2014년의 ‘별그대’ 열풍도 대단했지요. 천송이 냉장고, 천송이 트렌치 코트, 천송이 립스틱 등  ‘천송이’가 먹고 입고 바른 모든 상품들이 중국 대륙에서 불티나게 팔렸고, 언론에서는 ‘천송이’ 캐릭터가 소비 금맥을 캐고 있다며 ‘천송이노믹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였으니까요. ‘천송이노믹스’(천송이+이코노믹스)는 천송이 브랜드의 엄청난 경제파급력을 상징하는 말이지요.

당시 경제면에는 “‘천송이’가 탄산수 마시던 그 냉장고”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모 회사의 신제품 냉장고 옆에 ‘천송이’가 활짝 웃으며 서 있는 큼지막한 사진도 함께 게재되었지요. 예전 같으면 전지현이 광고하는 냉장고로 보였는데, 이제는 냉장고 옆에 서 있는 전지현이 ‘천송이’로 보입니다. 하지만 알다시피 ‘별그대’의 천송이 역시 드라마 속 가상 실재이고, 이미 드라마가 종영되었으니 천송이는 어디에도 없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천송이’는 여전히 ‘실재’하는 것 같습니다. 올해(2016년 3월) 중국 한 기업 임직원 4500명이 인천 월미도에서 치맥파티를 열었는데, 젊은 유커들은 마치  ‘천송이’가 된 것처럼 웃으며 중국에서도 친구들과 ‘천송이’처럼 치맥을 즐긴다며 즐거워했단 기사를 보았습니다. 종영된 지 2년이나 지났지만 ‘천송이’는 사라지지 않고 있는 셈이죠. 유시진 대위 역시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사람들의 뇌리에 강력하게 살아남아 있고요. 나아가 실제 존재하는 인물처럼 우리 곁에서 활보하며 우리의 상품 소비에 현실적인 영향력을 막강하게 행사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천송이, 유시진 대위(시뮬라크르)에 단단히 미혹돼 있습니다. 천송이에 대한 우리의 이러한 ‘미혹’은 고스란히 상품 소비로 이어지는데, 이 현상의 이면에는 다음과 같은 움직임이 작동합니다.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상품에는 고유한 사용가치가 있습니다. ‘음식을 신선하게 보관해주는 것’이 냉장고의 사용가치죠. 물건이 귀하던 시절, 그러니까 대량 소비사회로 옮겨 오기 이전에는 이 사용가치가 대단히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들에게 사용가치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몸을 보호하기 위해 옷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듯,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냥 냉장고가 아니라 천송이가 과음 후 마시는 탄산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천송이 냉장고’인 것이죠. 천송이가 사용하던 상품을 소비함으로써  ‘천송이’스러워지고 싶은 것입니다. 다시 말해 천송이처럼 ‘유니크’하고 ‘럭셔리’하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은 것이지요. 유시진 대위가 몰고 다니던 아라블루색 투싼을 타면 민간인을 보호하고 정의로우며 유머러스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멋진 사내가 된 기분이 듭니다. 

이와 같이 현대의 모든 상품은 사회적으로 의미가 부여된 ‘기호가치’를 갖고 있어요. 옷, 신발, 가방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어떤 음료를 마시느냐에도 기호가치가 들어 있지요. ‘기호가치’는 다른 말로 하면 사회에서 통용되는 이미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현대 소비사회는 상품의 기호가치를 통해 개인과 개인, 계층을 구별 짓고 이미지와 감성을 드러내 보이며, 사회적 지위를 표시하고, 사회적 코드를 밝힙니다. 이미지 소비는 현대 사회의 큰 특징으로 당연히 기호가치가 상품의 사용가치나 교환가치보다 훨씬 중요해졌지요.  

“한국에서 페라리는 고속도로 200km 주행보다 길 막힌 강남역 사거리에서 빛을 발한다.”

안전과 속도라는 자동차 고유의 가치보다 페라리를 몰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더 중요한 이유는, 페라리 소비를 통해 드러나는 사회적 의미 때문입니다.  


✔실재보다 더 실재적인 ‘시뮬라크르’


“시뮬라크르란 결코 진실을 감추는 것이 아니다. 진실이야말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숨긴다. 시뮬라크르는 참된 것이다.:전도서”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은 이런 경구로 시작합니다. 시뮬라크르란 개념도 낯선데다 전도서의 이름을 빌린 터라 고개를 갸웃거리게 합니다. 시뮬라크르는 천송이나 유시진 대위처럼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놓은 모든 인공물을 말합니다. 《시뮬라시옹》의 번역자 하태완은, 시뮬라크르에 해당하는 우리 말 번역으로 ‘가장행렬’할 때의 ‘가장(假裝)’이 근접하다고 설명합니다. 흔히 흉내, 모방이라고도 하는데, 흉내나 모방은 원래의 어떤 대상을 그야말로 흉내내거나 모방하는 것인데, 천송이가 전지현의 모방이 아니듯, 시뮬라크르는 흉내낼 대상이 없는 이미지로, 이 원본 없는 이미지가 현실을 대체한다고 설명합니다. 

현대 전쟁에 등장하는 미사일 발사 현장을 떠올려보죠. 미사일 발사는, 시뮬레이션된 컴퓨터 화면을 통해 미사일을 발사합니다. 실제 미사일의 움직임을 육안으로 보는 게 아니죠.  “이때 시뮤라크르인 화면상의 미사일 궤도는 실제 탄의 궤도도일 것이며, 더 나아가 실제 탄이 목표에 맞았는지 맞지 않았는지는 이제는 중요하지도 않게 되어버렸다. 결국 시뮬라크르는 실제보다 더 실제적인 것이다.”(하태완) 비현실인 프로그래밍된 미사일 궤도가 실제를 대체하고, 실제로부터 독립해 ‘독자적인 하나의 현실’이 된 것입니다. 한편 시뮬라시옹은 시뮬라크르의 동사적 의미로, ‘시뮬라크르 하기’입니다. 

‘시뮬라크르의 세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영화가 <매트릭스>입니다. 처음 <매트릭스>(1999년)를 보았을 때에는 기계들이 인간을 인공수정해서 ‘매트릭스 프로그램’에 따라 가상현실에서 살게 한다는 설정을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기술의 진보가 가져다준 경험의 차이가 있으니까요. 당시만 해도 일반인들에게 가상현실이란 개념이 낯설었지요.) ‘매트릭스’는 실재를 능가하는 진짜 같은 가짜요, 인간의 오감을 모두 속일 수 있을 만큼의 완벽한 시뮬라크르였던 겁니다! 워쇼스키 형제(자매)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배우와 스태프 모두에게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을 읽게 했다고 해요. 

물론 우리는 가상현실인 매트릭스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실재와 동떨어진 시뮬라크르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는 보드리야르의 주장을 반박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텔레비전이라는 전통적인 매체 외에도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와 함께 수많은 이미지를 쏟아내고 있으며, 이미지와 실재를 구분할 수 없는 사회를 만들었지요. 현재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면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마우스와 키보드, 혹은 가벼운 터치로 네트워크에 접속해 가상의 존재로 떠다니며 숱한 이미지를 복제하고 소비하고 있으니까요.  


사실 현대사회에서 이미지가 오고 감으로써 실재에 대한 커다란 무관심이 형성되고 실재가 넘쳐나는 이미지 아래 실종되고 있다. 이처럼 실재가 없는 이미지만인 넘쳐나는 세계가 바로 우리의 시대, 즉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의 시대이다. 따라서 실재보다는 이미지가 범람하여 실재를 사라지게 하는 현대사회는 그 자체로 실재가 없는 미혹 속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중략) 끊임없이 증식하는 시뮬라크르의 이러한 지배는 더 이상 특수하고 신기한 현상이 아니라 어디에나 존재하는 우리 삶의 현장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우리는 이미지가 실재를 대체하고 지배하는 현상, 그리고 실재보다 더 실재적인 하이퍼리얼리티(시뮬라크르)에 포위되어버린 현대사회의 존재론적인 조건에 직면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_<보들리야르: 현대사회와 이미지>, 배영달


✔ 걸프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보드리야르의 문제의식은 전방위적입니다. 그는 이미지를 지탱하고 있는 실체가 사실은 공허한 것이며, 따라서 미디어, 역사, 정치, 철학 모든 영역에 걸쳐서 많은 것들이 실체가 아닌, 만들어진 허구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펼칩니다. 보드리야르의 발언 가운데 많은 지식인들을 흥분시켰던 게 “걸프전은 일어나지 않았다”입니다. 걸프전은 1990년 8월 2일부터 1991년 2월 28일까지 벌어진, 이라크와 미국 중심의 다국적군 사이에 벌어진 전쟁이에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략하자 다국적군이 쿠웨이트의 독립을 위해 전쟁을 벌이지만 사실은 걸프 지역의 석유 패권과 깊은 연관이 있지요.  

보드리야르의 저 문제적 발언은 실재의 걸프전을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보드리야르는 이 도발적인 발언을 통해 실재의 걸프전이 미디어에 의해 어떻게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그것이 어떻게 현실을 생산하고 규정하고 대신하는지 말하고자 한 것입니다. 

걸프전은 미국 주도의 34개국 다국적군이 상상을 초월하는 최첨단 정보기술을 총동원한, 철저한 과학전이요, 최신예 무기의 정밀타격으로 민간인과 아군의 희생을 최소화한  ‘깨끗한’ 전쟁이었습니다. 미국과 다국적군은 최첨단 무기로 이라크를 제압했지요. 이라크 지상군은 전사자 15만명에 포로 10만명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지만, 다국적군의 사망자는 전쟁 기간을 통들어 125명에 불과했으니까요! 

미국의 CNN은 사막의 폭풍 작전 기간에 미군 폭격기의 폭격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도해 ‘비디오게임 전쟁’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어요. 보드리야르식으로 말하자면, 걸프전은 CNN에 의해 전자오락화한 전쟁이요, 미국과 미디어가 만들어낸 이미지(시뮬라크르)가 실제 전쟁을 압도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시뮬라크르는 전쟁의 참혹함도, 전쟁을 일으킨 인간의 죄책감도, 석유 패권에 얽힌 탐욕을 지워버린 채 화려하고 월등한 군사력을 갖춘 미군을 ‘세계 경찰’로 옹립합니다. 실제의 걸프전을 미국과 미디어가 생산한 시뮬라크르가 압도해버린 것이지요.    

이와 같은 보드리야르의 현실인식에 대해 일부에서는 테크놀로지 허무주의요, 극단적이고, 냉소와 허무로 가득 차 있다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기술 발전에 힘입어 시뮬라크르가 더욱 위력을 발휘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가상과 실재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이미지에 둘러싸여 있는 현실을 부정하기는 어렵지요. 보드리야르은 《시뮬라시옹》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사는 이미지 시대의 맨얼굴을 보게 하고, 이 이미지 시대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사고하게 하며, 이 이미지 폭력에 과연 우리가 저항할 수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이 여전히, 아니 오히려 더 굳건하게 담론의 중심에 있는 이유입니다. (끝)

     


eurekaplus.co.kr | 문의 02 55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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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톤의 이데아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은 실재와 실재에 대한 재현의 문제이다. 보드리야르가 시뮬라크르라는 용어를 본격적으로 철학적 사유로 끌어왔지만, 이것은 플라톤이 정의한 개념으로 철학자마다 시뮬라크르에 대한 입장이 조금씩 다르다. 들뢰즈의 시뮬라크르 역시 현실 세계를 복제물로 보는 플라톤의 사상에서 출발하고 있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은 그의 가장 중요한 철학적 공헌이다. 플라톤은 사물들의 이치를 파악하기 위해 정신은 우선 사물들이 움직이는 이유를 발견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사물들의 세계 배후에 존재하는 세계를 발견했다. 바로 초시간적인 이데아들이었다. 예를 들면 두 개의 사과는 사라져도 ‘둘’이라는 이데아는 초시간적인 성질을 갖는다. 따라서 플라톤은 이데아는 변하지 않으며 영원하고 가장 실재적인 것이고, 우리가 보는 현실적, 시각적인 대상들은 이데아의 모사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삼각형이라는 이데아가 먼저 있으며, 우리가 보는 모든 삼각형은 단지 이데아의 모사에 불과한 것으로, 이데아를 참된 실재로 보았다. 


>>>장 보드리야르(1929~2007)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사회 이론가로 이름을 떨쳤던 보드리야르는 1929년 프랑스 서부 랭스에서 태어나 한때 고등학교 교사를 지냈다. 그후 파리 10대학에서 사회학과 교수를 역임하면서 《사물의 체계》(1968)에서 《불가능한 교환》(1999)에 이르기까지 30년 동안 20여 권의 저서를 발표했다. 

그의 독창적인 ‘시뮬라시옹' 이론은 대중생산과 대중매체, 인터넷과 사이버 문화의 시대를 해석하는 탁월한 이론 틀로 받아들여져 1970년대 이후 포스트모던 문화이론과 철학, 미디어, 예술이론 등에 폭넓은 영향을 끼쳤다. 마르크시즘에서 출발했으나 생산보다 소비에 중점을 둠으로써 마르크시즘의 교조성을 극복하고 현대사회의 새로운 틀을 제시한 그의 논의는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 소비사회로의 진입 등 시대 상황과 맞물려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전_철학사전, 2009, 중원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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