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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랜Jina Sep 02. 2020

귀동냥을 하지 않는 깨금발 소년

옛날 시골 마을에 한 소년이 살고 있었다.

이 소년은 귀가 들리지 않아 항상 외톨이로 살고 있는 슬픈 아이였다. 어느 날 길을 가다 돌부리에 넘어지고 말았다. 넘어지면서 한쪽 다리를 크게 겹질려 깨금발로 절룩거리며 힘겹게 평생을 살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 한 친구가 안타까운 마음에 이렇게 말했다.


"친구야, 저 아랫마을에 훌륭한 의사가 계시는데 그분한테 한번 가봐"


"그분이 잘하시겠지만, 내 생각엔 내 병은 절대 고칠 수 없는 병이니 그냥 이대로 살 거야. 이젠 익숙해져서 괜찮아"


"친구야, 그래도 이렇게 살 수는 없는 거야. 조금만 수고하면 평생을 똑바로 살 수 있는데 억울하지도 않냐?"


"아니야! 이제는 정말 익숙해져서 살만해. 내가 얼마나 더 산다고..."


결국 귀동냥을 하지 않은 그 시골 친구는 평생을 깨금발로 살았다는 슬픈 이야기다.



미주 한국일보에 트럼프가 급격하게 바이든을 추격한다는 기사를 보고

옛이야기가 생각났다.


예전에는 외딴 시골에 살고 배움이 짧을수록 세상 돌아가는 판을 읽을 길이 많지 않아 대대로 이어져오는 편협된 생각과 외골수적 사고가 바뀌지 못해 이러한 깨금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깊은 시골에도 인터넷이 되고 티브이가 안 나오는 곳이 없어서 조금만 귀 기울이고 귀동냥을 하면 편협된 사고로 평생 귀머거리로 살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대선은 한국처럼 전국의 투표수가 당락의 기준이 아니라 주별 선거인단 확보수를 기준으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복잡하고 다르게 계산된다. 때문에 치열히 경합하는 주의 투표 결과가 사실상 당락을 좌지우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Rust Belt인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그리고 위스콘신 등 3개의 주와 남부의 대표 3주 즉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그리고 애리조나주를 포함 총 6개 주가 대표적인 경합 주로 꼽힌다. 31일 기준으로 더 힐 정치 웹사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가 빠른 속도로 추격하여 바이든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바이든 후보는 플로이다에서 3.7% 애리조나에서 2.2% 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앞섰지만 오히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0.3% 포인트 뒤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2016년 대선 때 민주당 힐러리 클리턴 후보보다 더 작은 수치이고 그때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더 나은 상태인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자, 지금의 트럼프 시대를 살펴보자


대선 공약으로 멕시코에 장벽을 세운다고 호언장담했고 실제로 38선 같은 어설픈 철조망이 아닌 중국의 만리장성의 딱 절반 길이를 콘크리트로 절대 오르지 못하게 높이높이 쌓고 있다. 멕시코에게 그 비용을 받을 거라는 공약은 어디 가고 지금은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을 포함한 미 국방부의 예산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미국에 오고자 하는 이민자들에게 법적으로 올 수 없게 차단하고 불법으로 체류하는 타국민에게 일단 세금은 걷어 들이면서 잡히면 모조리 추방해 버리는 악덕을 행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 평화를 깨트리는 트럼프의 또라이 행위로 첫 테이프를 끊었다.


콘크리트로 바닥 깊이를 1.8미터로 깊이 박히는 설계를 했다

멕시코 장벽을 시작으로 미자국주의 우선 정책을 하나씩 실행해 나가기 위한다 말하며 모든 이민자들에게 고삐를 죄고 중국도 내치고 유럽연합도 뒤흔들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지구의 안위를 생각지 않은 독불적이고 안하무인적인 행동들이 여기저기 돌발 상황으로 터져 나오고 인종차별을 초래하고 미국 국민들도 이해하지 못한 행동을 이어갔다.


급기야 사상 유래가 없는 코로나19 시대가 열리면서

트럼프는 거의 광적인 수준으로 치닫게 된다.


중국 우한 바이러스라는 말을 서슴치 않고 말해 국가 간의 신의를 져버리고 만다. 마스크는 강도나 쓴다는 이상한 논리로 차마 지면으로 올리기도 싫은 숫자의 목숨을 앗아가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세계 보건기구인 WHO에 그 비난을 돌리려 탈퇴해버리고 지금은 중국 때리기에 급급해 세계의 경제를 급격하게 흔들어 놓고 있는 장본인이 바로 또람프 트럼프이다.


트럼프가  쓰는  중에 하나가 경제제재라는 말이 있다. 통계를 보니 현재 미국은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상대로 8,000건 이상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는 매번 듣는 말이고 이는 십수 년간 단 한 번도 제재를 풀지 않은 상태라는 것도 알고 있다. 미국이 경제제재를 한다는 말은 미국에 들고나는 모든 물품이나 사람의 통행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일로 1차인 자국에서 다른 나라의 국제 접근에 심각한 지장을 주게 되고 고립된 상태에서 자립해야 하니 국제경제와 단절될 수밖에 없다. 세계가 일일생활권에서 도태되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겠다는 의도이다.


이러한 제재를 트럼프는 십분 활용하고 그 선을 넘어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칼을 휘두르고 그 칼에 맞지 않게 하기 위해서 힘없는 나라들은 그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트럼프가 휘두르는 칼날이 적대국에게만 한정되어있지 않고 이라크나 터키 같은 그리고 한국 같은 우방국에게도 자기의 말을 듣지 않으면 여지없이 경제를 파괴하겠다는 협박을 일삼고 있다는 일이다. 한국에게는 미군 주둔 비용을 높인다고 협박하고 독일에게는 러시아 사이의 가스관 연결공사를 그대로 진행하지 않을 경우 참담한 경제제재를 할 것이라 협박했다.


왜 미국이 이렇게 경제제재라는 외교정책 카드를 남발하는 걸까?


이유은 간단하다. 세계의 기준 화폐인 달러가 미국의 자국 화폐인 이유이다. 초인플레이션이나 환율 절하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국민들에게 마음껏 돈을 뿌린다 해도 자국 통화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번 코로나 19로 심각한 경제 하락에도 일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뿌려 경제가 돌아가게 하고 트럼프의 지휘하에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다른 나라에 경제제재를 통해 미국은 단 한 푼의 달러를 소비하지 않고도 밉게 보이는 나라를 세계적으로 왕따를 시킨다. 꼬마대장 트럼프는 이보다 더 간단하고 쉽게 상대방을 제압하는 도구가 없다는 걸 아는 것이다.


우리가 어릴 때에도 우리나라 대통령 이름은 물론이고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줄줄 꿰며 외웠는데 이는 미국의 대통령은 한 나라의 수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의 맏형으로 진두지휘 하에 서로가 잘 따르고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암암리에 알고 있는 불문율 같은 것이었다. 그랬던 미국의 대통령이 이렇게 외교정책으로 경제제재를 남발하고 실제로 하루아침에 실행해버리고 대상 국가에게 실질적인 고통을 안겨주고 적대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경제는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니다. 아직은 모든 경제가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달러의 기준 화폐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유럽을 중심으로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더군다나 인종차별적 문제들까지 겹쳐져 이제는 더 이상 축복받은 아메리칸드림의 땅이 아님을 전 세계 사람들이 보고 있다. 만약 지금의 불로소득 격인 황금의 땅과 기회의 나라 이미지가 무너져버린다면 미국의 앞날도 장담할 수 없고 그럴 때가 오면 금수저로 불리는 태생의 우월한 기회를 박탈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국에 태극기 부대가 있듯,

미국에는 트럼프 부대가 콘크리트로 무장하고 있다


한국에는 이번에도 태극기 부대가 개신교와 함께 코로나 19의 주범이 되었고 한국의 태극기 부대가 있듯 미국에는 콘크리트로 무장한 트럼프 부대가 있다. 오죽하면 절대 무너지지 않는 콘크리트 부대라는 무시무시한 말로 비유될까 싶다. 그만큼 견고하게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는 말인데 문제는 이런 사람들의 사고가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마 코로나 19 시대를 겪고도 이런 부대가 있을까 싶을 만큼 트럼프가 코로나 19 팬더믹의 주범인데도 미국의 트럼프 지지자들은 끄덕도 하지 않는 모양이다.


마스크 하나 쓰지 않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콘크리트 부대


코로나 19 확진자가 600만이 넘은지 오래고 사망자가 18만 명이 넘어섰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야 정신을 차릴지 이제는 희망과 기대마저 없다. 그저 각자가 방역에 힘쓰고 자가면역에 애쓰며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된 지 오래다. 처음부터 마스크를 쓰느니 마느니 하면서부터 이상기류를 타더니 급기야 상상할 수도 없는 숫자가 죽음으로 내몰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다. 하긴 세월호로 꽃다운 고등학생들을 죽음으로 내 몬 장본인을 찬양하는 태극기 부대와 동일선상에 있는 건 마찬가지다.


일부는 트럼프나 바이든이나 오십보백보라는 말을 한다. 바이든이 정책적으로 봤을 때 우리 같은 이민자에게 100% 맘에 드는 슬로건을 내민 건 아니다. 그나마 상원의원인 카멀라 해리스라는 인도계 아프리카인이 러닝메이트로 가세해 다행이다 싶다. 설마 또람프보다는 낫다는데 그 의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솔직히 버락 오바마가 현 대통령이었다면 코로나로 수많은 목숨이 하늘로 가지 않았을 것이고 미셀 오바마가 바이든과 러닝메이트를 한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바이든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세상 빛이라고는 한 점 들어오지 않은 조그만 오지에 사는 꼬마들이라도 이런 안하무인 대장을 따르지 않을 터인데 하물며 세계 강대국 그것도 미국 대통령이라는 인물이 이런 형태로 미국 사람을 그리고 세계를 상대로 막말하고 함부로 행동하고 나라 간의 메너도 신의도 져버리는 일을 서슴지 않고 있는데 재선에 도전한다는 자체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만약 이러한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면 한국인들은 불같이 일어나 한칼에 베어버리고 시궁창에 처넣어버릴 일인데 이럼에도 불구하고 임기를 마치고 이제는 재선에 도전한다니 하늘이 노할 일이지 않은가?



귀동냥을 하면 뭐든 하나라도 건질 수 있다는 속담을 우리는 익히 들어왔다.


반대로 귀동냥을 하지 않으면 손해가 난다는 말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지 않는가? 밥동냥을 하지 않으면 스님들은 끼니를 굶는다. 귀동냥도 마찬가지다. 새댁들에게 귀머거리 3년을 외친 오랜 속담도 있다. 귀머거리로 3년을 사는 건 말리지 않는다. 그것이 정당하게 결론이 난다면 말이다. 하지만 귀머거리로 살다가 주위 사람이 불행해진다면 그런 속담도 현시대에는 맞지 않는 속담이 된다. 귀동냥을 하지 않으면 자신을 속이는 일이된다.


귀동냥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때가 있다. 바로 지금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의 신념을 바꾸는 게 결코 싶지 않은 골수파들도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귀동냥을 했다면 간단하게 수술하고 건강하게 한 세상을 살았을 소년이 귀동냥은커녕 친구의 말을 알고 듣고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 깨금발 하나로 평생을 사는 그런 어리석은 현대인이 되지 않으려면 귀를 열어야 한다. 무조건 트럼프가 좋을 수도 있겠으나


귀를 열고 귀동냥으로 판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식은 가져야 한다.


적대국뿐만 아니라 우방까지도 적대시하게 만들어 세계경제를 혼란에 빠트린일은 고사할 수도 있겠다. 미국 자국주의 우선이라는 기치 아래 미국 사람에게 타 이민자로부터 일자리를 되찾아 준다는 야심 찬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자 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힘없는 목숨이 사라졌는가? 얼마나 더 많은 미래의 내 아이들의 목숨도 내놓아야 하는가 말이다.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의 수장 트럼프가 마스크를 쓰고 마스크만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아낼 수 있다고 한마디만 했어도 이런 숫자로 미국의 민낯이 드러나지는 않았을 텐데... 이런 상황인데도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다가올 4년의 미래는 암흑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장담컨데, 귀동냥을 하지 않아 평생을 깨금발로 살아가는 슬픈 소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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