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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랜Jina Aug 18. 2021

남자들이 생각하는 성추행은,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흔한 행동?

쿠오모가 결국 뉴욕주지사를 사퇴했다.


사퇴는 했지만, 자신의 성추행에 대한 사실은 절대 부인하는 입장에서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없이 사퇴만 했다. 이런 사태를 두고 일각에선 이 정도의 일로 쿠오모 집안이 몰락되었고 더 올라가 카네기 집안의 몰락이라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39년의 정치인생을 언급하고 쿠오모 아버지의 정치인생에까지 먹물을 튀겼다며 입에 거품을 물며 추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퇴하는 날에는 친딸을 등에 엎고 마치 내 딸을 걸고 성추행은 커녕 당신들을 사랑하는 차원이었다는 것으로 무언을 가장해 자신을 고발한 여성들을 마치 조롱이라도 하듯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 손에는 여유있게 던킨도넛 커피를 들고...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지난 몇 년간 그를 따르던 비서와 어린 여자 동료들과 가볍게 스킨십을 한 정도인데 그저 그런 일로 억울하게 사퇴까지 한다며 마치 여자들이 집요하게 한 남자를 걸고 넘어진다는 인상을 받게 하고 있다. 거기에 정치적 음모론이 제기되면서 흔하던 생활 속 행동을 마치 성추행으로 몰아간다는 항간의 소문도 있어서.. 그래서 결국 사퇴까지 가기에는 살짝 동정심을 유발한 느낌으로 사건이 종료되고 있다.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린지 보이란 전 경제특보로 시작된 성추행 의혹 제기를 계기로 봇물 터지듯 11명의 여성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민주당 차기 대통령감이라 평가받았고 특히 지난해 코로나 19 확산 당시 트럼프에 맞서 단호하고 신속하게 방역에 대처한 점수로 당시 최고의 인기 스타였던 점을 미루어 이번 성추행과 관련된 이미지 실추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이 오른 계단만큼 땅에 떨어지는 속도는 거의 빛의 속도에 비유될만한 사건이다.


문제는 그가 모든 여성들에게 했던 행위들을 그저 사적으로 친한 관계에서 농담으로 혹은 친밀감을 표현하기 위한 말이나 행동들이었다고 말하며 전혀 반성의 의지가 없고 오히려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와 같은 행위가 여자로서 수치심을 일으켰고 상사이고 힘이 강한 정치인이기에 보복이 두려워 혹은 일하는 곳에서의 불편함과 불이익이 두려워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상반된 입장이다. 혼자서만 끙끙거리다 먼저 선봉에 나선 여성에게 박수를 보내며 함께 연대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결과로 이렇게나 많은 여자들이 공동으로 쿠오모에게 진실을 말할 수 있었으리라 예상된다.


가해자는 자기가 한 말과 행동이 상대방에게 성적인 피해인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피해자는 그런 행동이 자신에게눈 불명예스럽고 수치스러운 행동이라 말하고 감히 성추행이라 말한다. 그러한 일들은 증거가 거의 있을  없고 그저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이고 누구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 누구에게는 씻을  없는 수치로 각인되어 버린다. 그래서 어느 누구의 잣대로도 평가할  없다는 것이다. 결국 그러한 행동들을 절대 하면  된다는 강한 법적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성추행으로 간주되어야 하며 어디까지 사회는 이를 용납하고 언제까지 법적처벌이 가능한 일일까?  


성추행 그것도 강제추행은 성폭행과 마찬가지로 성범죄에 해당된다. 성폭행은 성을 빌미로 혹은 성과 관련된 일로 폭행이 가해지면 성폭행으로 중범죄에 해당됨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성추행과 성희롱은 범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가볍게 생각하는 이가 간혹 있다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성추행은 한마디로 여자나 남자가 원하지 않는 행동을 상대방이 성적으로 가했을 때의 범위이고 성희롱은 말로써 성적인 대화를 상대방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했을 때를 말한다. 즉 성추행은 증거 불충분 이유가 많고, 폭력이 곁들이지 않다면 법적인 구속 없이 벌금형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쿠오모 같은 경우는 성추행에 성희롱이 주 관심사였고 성폭력 같은 중범죄는 없어 자진으로 공직에서 벗어나는 정도의 선에서 그치게 되었다. 그나마도 정치계에서 탄핵을 준비한다는 엄포가 없었다면 단연코 지금의 주장처럼 절대 성추행이 아닌 관심을 보이는 정도라고 일축하고 자리를 지켰을지도 모르겠다. 바이든도 같은 민주당에 차기 대통령감의 손을 놓아버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터인데 지켜주지 못한 데는 확실한 증거와 일관된 여성들의 증언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 싶다.


한국 상황도 만만치는 않았다.


한국 연예계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정치계나 문화, 체육 할 것 없이 봇물 터지듯 너도나도 00에게 당했다 폭로가 줄을 이었고 특히 작년에 박원순 시장의 자살로 불거진 성추행 사건의 전말이 고스란히 나왔다. 미국에 있는 나에게도 잊히지 않는 걸 보면 박 시장의 평소의 행동과 상반된 정황들이라 당황스러운 사건이 아닐 수 없었나 보다.


박 시장처럼 겉으로 인자해 보이고 메너가 남다르게 좋아 보이고 실제로도 다른 사람에 비해 다정하고 인간적인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가 더 쉬이 가시지 않는 법이다. 이들처럼 사회적으로 도적적으로 덕망 있어 보이는 사람들조차 우리의 예상을 빗나가고 있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천사의 얼굴로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살 것인가? 그들에 의해 피해받은 여성이 얼마나 많은 숫자인가를 생각하면 진절머리 쳐지는 대목이다.


몇 해 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자살로 막을 내린 뉴욕의 제프리 엡스타인을 아는가?


그는 돈을 미끼로 미성년자를 마사지 알바로 집으로 불러들여 성추행은 물론이고 성매매뿐 아니라 협박과 폭력 등 여러 가지 죄목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클린턴이나 트럼프, 그리고 영국의 앤드루 왕자 같은 정재계의 높은 지위를 이용한 친분을 과시하며 막강한 금융계의 큰손으로 자리 잡은 후 억만장자의 반열에 오르며 더욱 성매매로 돈과 권력을 거머쥐었다.


제프리는 여성들의 고발로 불법 성매매와 협박, 사기, 폭력 등으로 기소되었다가 2019년 미국 맨해튼의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망했다. 그러나 성추행범이 죽었다고 그에게 받은 수많은 피해자가 예전으로 돌아가지는 못한다. 죽기 전까지 돈과 권력의 인맥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를 고발한 여성들에게 협박과 폭력을 일삼았다.


그럼에도 피해를 당한 여성들은 서로 단합해 증언자를 찾았고 끝까지 그를 법정에 세우게 되었다. 그러나 판결은커녕 그녀들 앞에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결백만을 주장하다 죽어버렸다. 자살이라고 하지만 너무도 높은 급의 사람들과 연루된 터라 일이 커지면 절대 안 될 사람들에 의해 타살되었다는 말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죽은 자만이 알 길이다.


그렇다면 죽을 각오를 하고 발표한 여인네의 속마음은 무엇일까?


제프리를 고발하고 박원순 시장을 고발하겠다고 나선 그녀들의 심정은 어떤 것이었을까? 이런 일들은 실명이 거론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일이기에 실명을 필수로 해야 한다. 그렇다면 피해자에서 그치는 일이 아니다. 신상이 털리는 순간 집안 가족의 신상은 물론 사돈의 팔촌에 지인이며 모든 세상 사람들에게 그 수치스러움이 까발려지는 아픔을 자초하는 일인데 그 어떤 누가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을 있을까?


왜 몇 년 아니 몇십 년이 흐른 뒤에도 성추행을 당했다며 미투에 동참하는 걸까? 제프리가 감옥에서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기소한 수많은 피해 여성들은 목놓아 울었고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타살 확인을 위한 절차도 진행했다고 한다. 그에게 아직 잘못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고 아직 법적인 절차도 끝나지 않았으며 아직 그를 용서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해자가 죽어버린다고 용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나에게 했던 행동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기 때문이다. 나에게 했던 행동에 대한 일말의 양심으로 모두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하는 몫이 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도연이 주연으로 나왔던 '밀양'에서 아들을 죽인 살인자가 하나님에게 용서를 받았다는 말에,


'나는 용서하지 않았는데 용서를 받았단다'라는 유명한 대사를 남기며 울부짖었다.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피해자인 자신이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라야 진심이 통한다. 그래야 피해자는 과거의 치욕스러운 기억을 치유할 수 있고 그동안 받았던 억압된 분노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진정한 용서는 측은지심 즉 비록 강압적이었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합리화가 내면에서 성립되어야 불쌍한 마음이 들어 진정한 용서와 함께 앞으로 살아갈 힘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미성년자 또는 아동기 때의 성추행을 당한 경험은 죽을 때까지 억압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트라우마로 남는다한다. 성숙된 사고가 없는 상태에서 힘없이 싫다고 반항도 못하고 강제추행을 당한 일이었기 때문에 말할수 없는 충격으로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자존감이 낮아진 상태로 생활하다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 사람들과 정상적인 관계를 갖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기에 보통 성추행의 공소시효가 10년에서 15년이라고 하면 아동 성추행은 공소시효가 아예 없을 만큼 중대 사안으로 간주되고 어느 나라에서건 중범죄에 해당한다.


어른으로 힘없는 아동을 강제 성추행한다는 것은 가장 파렴치한 행동이고 이는 정신적인 문제로 끝까지 가해자를 추적하고 절대 놓쳐서도 잊혀져서도 안될 범죄다. 한번도 안한 사람은 물론 다수겠지만 한번만 한 사람은 없다는데에 포인트를 맞추고 정신질환으로 접근해서 치료를 받아야한다. 아동을 상대로 만든  비디오에 접속만 해도 범죄로 간주해 곧바로 기소가 된다는 법이 생기는  보면 아동 성추행범은 인간 말종으로 짐승으로 구분되어야 한다.


순간의 성욕을 참지 못하고 잠깐 스치는 접촉도 서로 합의하지 않은 행동이라면 누구에게는 강한 수치심으로 느낄 수 있고 이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처럼 절대적인 정신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인지하지 않으면 이제는 이 세상을 살아가기 어렵다는 걸 모두가 알아야 한다.


탈레반이 승전보를 울리며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지금 현재의 도시에서 가장 두려운 일은 바로 여성들이 그전의 시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일이라 한다. 그전의 시대라 함은 12세에서부터 45세까지의 여자들은 정부의 소속으로 정부가 시키는 데로 해야 하는 기계나 물건으로 간주되어 지정한 군인에게 귀속된다는 의미이고 여자들의 권위나 교육등 모두가 남자에 의해 조정된다는 말이다.


얼마나 부도덕하고 가히 21세기를 역행하는 일인가?


세계가 개탄할 일이고 세계가 이를 눈감으면 안 되는 일이다. 마찬가지다. 성범죄 또한 21세기를 역행하는 구시대적 발상이고 인간으로 그리고 사람으로 태어나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탈레반의 여성을 대하는 일같은 몇 가지 안 되는 일중의 하나이다.


쿠오모나 클린턴 그리고 영국 앤드류 왕자 같은 높으신 분들이 20년이 흘렀는데도 그의 행동을 고발한 여성들에게 솔선수범으로 해줄 게 있다. 다름 아닌 잘못을 시인하는 일이다. 정중하게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조용하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로,


"나는 성추행범입니다. 당신의 몸을 만졌고 당신의 볼에 키스를 했습니다. 당신이 원피스를 입기를 원한다 말했고 왜 오늘은 나를 보며 웃지 않느냐 말했습니다. 모두 당신의 합의 없이 나 혼자 당신을 성추행과 성희롱을 했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어리석었고 나빴습니다. 제발 저의 잘못으로 당신을 탓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나로 인해 당신의 인생이 더 이상 다치거나 숨거나 나빠지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다시는 이러한 일을 하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모든 걸 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 중에 과거에 그러한 행동을 무심히 했다면 더 늦기전에 지금이라도 상대방을 찾아가 용서를 빌기 바란다.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는 알 수조차 없다. 그저 피해자가 그만 할때까지 용서를 빌고 또 빌어야한다. 그게 용서의 전부일 수도 있다. 기억하라. 당신이 한순간의 재미로 한 행동이 어떤 누군가에게는 몸과 마음이 영원히 파괴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매거진의 이전글 가평에는 '아침고요 수목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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