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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랜Jina Dec 29. 2021

미국 대학 지원서를 김건희가 쓴다면?

김건희 씨의 학력위조가 한국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학력위조에 허위 이력에 이력 부풀리기 등등 학력을 위조하는 명칭들이 총망라해서 김건희라는 한 개인의 입을 통해 나오고 있는 듯하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돈세탁을 하거나 사문서위조가 아닌 자신의 지나온 발자취를 지우거나 부풀리거나 위조하는 겁 없는 김건희 씨를 보면서 미국 고등학생들이 12년 동안 해왔던 공부와 여러 가지 스펙을 미국 대학 지원서에 쓸 때의 자세와 비교해 보게 되었다.


미국에서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면서 느낀 점 중의 하나는 대학에 보내는 지원서를 아이들이 직접 작성하는데 어떻게 그것이 공정하게 받아들여질까? 였다. 


한 학년에 몇백 명(메릴랜드주 하워드 카운티의 고등학생은 한 학년에 400명이 넘는 학교가 많다)이 있는데 과연 이들의 검증은 누가 그리고 어떻게 하는 걸까? 한국은 한 반에 4, 50명쯤 되는 학생이 있고 각 반에 담임 선생님이 계셔서 담임이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자료를 토대로 공정한 자기의 소견을 쓰고 그 내용을 학생과 부모가 함께 공유하며 대학원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평가에 대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내신성적에 포함되어 학부모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미국의 학교 시스템은 완전히 다르다. Room teacher라고 해서 담임 선생님 제도가 있긴 하지만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만 있고 고등학교에는 없다. 오로지 카운슬러만이 존재한다. 학년 전체를 담당하는 카운슬러가 많아야 세분 정도이고 그분들이 대학을 가야 하는 모든 아이를 대변해 줘야 하는데 어찌 한 명 한 명에게 신경을 쓸 수 있을까? 거의 불가능한 일이리라. 그나마 대학은 각과 교수가 있지만, 미국의 고등학교는 담당 교수마저 없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시스템이지만 바로 이런 점을 이용해서 김건희 같은 사람은 기막힌 위조로 아마 하버드대학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담임 선생님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만큼 카운슬러의 입김이 크다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한 명의 카운슬러당 작게는 몇십 명에서 많게는 백 명 이상의 학생을 한 명의 선생님이 커버하고 있다는 말이고 카운슬러는 개인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상담을 요청할 때에만 상담해주는 역할이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거나 소극적인 학생인 경우엔 카운슬러에게는 그저 공책에 이름만 적혀있는 학생일 공산이 크다. 그래서 존재감이 없는 아이들의 소외감이 극에 달하고 오히려 이러한 점을 개인주의의 단면이라 하겠다.


하지만 정작 대학을 갈 때 꼭 필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선생님의 소견서다. 


한국에서는 당연히 담임이 그 학생을 제일 잘 아는 분이기 때문에 담임 선생님의 평점과 소견서가 절대적이겠지만 미국은 그런 당연한 담임제가 아니다 보니 학생이 원하는 선생님에게 직접 소견서를 부탁해야 한다. 그 선생님이 수학 선생님일 수도 있고 음악 선생님일 수도 있다. 교장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카운슬러가 될 수도 있다. 부탁을 한다 해도 써준다는 오케이가 없다면 다른 선생님에게 부탁해야 한다.


적어도 두세 분의 선생님에게 자기의 소견서를 부탁하고 그밖에 외부에서 활동을 했다면 다른 방법으로 자기를 피력해야 한다. 자 또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꼭 담임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소견서를 써줄 수 있다는 점이다. 더 중요한 점은 이렇게 소견서를 써달라고 부탁을 하면서 대학의 양식과 대학 주소는 물론이고 우표까지 붙인 봉투를 선생님께 드려야 하고 내 손에서 떠난 서류는 선생님의 양심에 맡겨야 한다. 내가 원하는 말을 잘 써주셨을지 대학으로 정말 보내졌는지 또는 무슨 내용인지 학생 입장에서는 알 수 없어 그저 답답할 노릇이다. 만약 김건희라면 선생님을 가장한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서 대학에 보냈을 것이다.


그뿐 아니다. 이력서를 작성할 때 그 누구의 검증을 거치지 않는다. 음악을 했다면 언제부터 학교 오케스트라에 참석을 했는지 그리고 어떤 기관에 들어가게 되었는지 모든 것을 학생이 직접 입력한다. 여기에는 그 누구의 확인도 필요하지 않고 만약, 수상을 했다 해도 그 수상 내역을 밝히지 않는다. 상장을 받았다 해도 카피를 하거나 원본을 요구하지 않고 오로지 한 줄로 수상기록을 쓰면 된다. 이때도 김건희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거짓으로 작성하고 그럴듯하게 꾸며 기록을 갱신하면 될것이다.


그럼 어떻게 검증하는 절차를 거치게 될까?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난 미국에서 20여 년을 살고 있는 동안 단 한 번도 학생이 거짓으로 수상경력을 위조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고 단 한 번도 허위 이력으로 합격 된 학교가 취소되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오히려 합격으로 기뻐하는 학생에게 전에 있었던 성추행한 일을 같은 학교 친구가 대학에 편지를 보내 불합격 처리되었다는 후문을 들은적이 있다. 그만큼 위조에 대한 벌의 수위가 높아서 감히 생각하지 못하는 듯하다. 음주운전이나 과속 차량과 같은 벌금이 한국의 100배(?)쯤 되기에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김건희씨처럼 위조하거나 부풀리거나 날조를 한다면 그 누가 대학의 지원서를 믿겠는가?


이렇듯 대학을 준비하는 17, 18살 아이들도 지원서에 자기의 활동 내역을 자세히 정직하게 쓰면서 감히 거짓으로 쓴다는 걸 생각하지도 못하는데 한국의 김건희는 이러한 수상 이력을 조금 잘 보이기 위해 거짓으로 포장하고 거기에 학력을 위조해 다른 사람들의 기회를 박탈하고도 어릴 때 어린 마음으로 그랬는데 이제와서 왜 문제가 되지? 라고 마치 반문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다. 


지금 나이가 50이고 약 15년 전의 일들이 대부분이니 그녀의 나이가 35살쯤에 이러한 화려한 경력의 사기를 친 것인데.. 35살이 어린 나이인가? 라고 되묻고 싶다. 35살이면 시집을 가서 아이를 낳아도 두어 명은 낳을 나이고 시집살이에 남편 뒷바라지에 아이들 케어에 정신없이 살면서 산전수전에 공중전을 거치며 결코 어릴 수 없는 나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나이에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혼자서 공부하며 이력서만 쓰는데 뭐 그리 바쁘다며 툭하면 너무 바쁘고 어려서 그저 좋아 보이게 썼다며 죄를 모면하려 하는가?


그걸 아는지 모르겠다.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이 사기죄라는 걸! 사기는 한순간의 실수로 일어나는 범죄가 아니다. 한 가지의 목표를 두고 성공을 위해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시간과 비용을 들여 상대방에게 최대한 낮은 자세로 임하다 모든 신뢰가 넘어오는 순간을 이용해 한방에 상대방을 무너뜨린다. 신뢰가 없다면 사기도 없기 때문이다. 그 신뢰를 무너뜨리는 사기는 인간으로 하면 안 되는 중범죄 중의 하나다. 자신의 이력을 속이는 죄 또한 사기죄와 공무집행 방해죄에 해당되어야 한다.


협박죄나 상해, 절도, 공갈 같은 범죄는 우발적인 범죄로 계획적이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미리 계획하지 않았다는 데에 반대급 점수를 주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사기는 계획범죄이기에 다른 어떠한 죄보다 높은 형량으로 그 죗값을 치러야 한다. 법을 집행하는 판사들도 계획적인지 아니면 우발적이었는지에 따라 그 형량의 차이가 커지고 살인을 했어도 계획적인지 아니면 우발적인 살인인지에 따라 형이 달라진다는 것은 보통 사람들도 아는 사실이다.


그럼 김건희 씨 같은 계획적이고 반복적인 학력위조나 허위 이력으로 정직하게 이력을 써 기회를 박탈당한 그 누구에게 돌아갔어야 할 직업과 월급을 도용한 사기 형량은 얼마나 될까? 더구나 이렇게 그 죄가 낱낱이 파헤쳐져 남편의 앞길에 고춧가루를 뿌렸다 치고 대국민 사과를 통해 죄를 달게 받겠다는 말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그저 남편에 대한 사랑편지를 낭독했을 뿐 잘못한 죄에 대한 진정성이라고는 1도 없는 사과를 국민에게 했다. 


또한, 그녀는 아직 영부인이 되지도 않았다. 그런 그녀가 SNS나 유튜브 같은 개인 채널을 이용한 것도 아니고 공중파로 국민을 상대로 대국민 사과를 한다는 거 자체가 어불성설로 웃긴 일이고, 한다고 말을 꺼내고 시작을 했다면 절대 이런 식의 사과를 해서는 안 된다. 자기로 인해 남편에게 미안한 일을 왜 국민 앞에서 주절히 주절히 말을 하는지 헛웃음이 나왔고 팽 소리를 내며 마른 코를 푸는 데에서는 누가 말했듯이 악어의 콧물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싶었다. 팽 소리와 함께 남편인 윤석렬도 팽당하지 싶은 사운드였다. 



요즘의 이력서는 대폭 간소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젠더와 나이와 학력을 묻지 못한다. 그것은 요즘 코로나 시대와 걸맞게 비대면이라는 말 대신 블라인드 테스트라는 말을 쓴다. 한마디로 그 사람의 성이나 나이, 학력이나 재력 등 겉모습에 치중하지 않고 그의 태도와 마인드 그리고 역할 분담의 가중치에 따른 역량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 그것이 맞는 이력 검증 시스템이다. 이력을 조작해서 만들고 그 이력의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 사회는 부정과 부패가 득실하는 사회로 선진국의 끝자락에서 다시 탈락되는 신세가 될지도 모르겠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홍콩의 배우가 한국인의 시선을 압도해서 그들을 따라 하고자 열광했고 일본의 전자제품에 목숨을 걸었었다. 지금은 모든 게 반대가 되었고 한국은 그야말로 막 떠오르는 활화산이 되었다. MADE IN KOREA 라면 무조건 좋고 한국인이 하는 거라면 뭐든 잘할 거 같고 한국에서 하는 모든 일이 세계사람을 선동하고 모두가 한국을 따라 하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한국 밖에서 느끼는 체감은 과히 열광적이라 할수 있다. 이제는 유럽 어디를 가든 한국보다 잘 사는 나라가 거의 없고 일본은 다리를 건넌 지 오래고 이제 한국을 넘볼 수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몇 나라 남지 않았다.


인구만 많아진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세계 제1의 나라가 되리라 생각한다. 그런 중대한 시점에 딱하나 정치만은 후진국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깝지만 정확한 말이다. 한국의 문화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세계를 지배할 이 시점에 올바른 생각을 가진 멋진 리더가 대통령이 된다면 어느 나라도 한국을 넘볼 수 없는 그런 위대한 나라가 될 것이라 장담한다. 대통령이라는 말이 중국과 일본의 잔재라는 말에 '대한민국의 대표'를 줄여 '대표'로 바꿔야 한다고 하는데 '대표'의 배우자도 그 사람을 대변해 주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면 마지막까지 잘못 끼워질 수밖에 없는 이치다. 


힘들더라도 처음 단추를 잘 찾아 정확히 끼워야 한다. 첫 단추를 잘 끼우면 두 번째 세 번째도 반듯하게 끼울 수 있고 결국은 멋진 셔츠를 입고 행복하고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다. 김건희 씨가 어렸기 때문에 그리고 바빠서 단추를 잘못 끼웠다면 지금이라도 힘들겠지만 모두 풀고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자신의 단추를 착실히 끼워야 한다. 그것이 그녀의 진짜 인생이고 그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최소한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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