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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 May 07. 2021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이 시대의 디바

소프라노 크리스티네 오폴라이스

(이 글을 읽기 전에 이 소프라노의 목소리를 블라인드 테스트로 알아맞히는 아래 영상을 보시면, 아래 글을 더욱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https://youtu.be/IMS2c3EUOfI

요즘같이 젠더 구분에 민감한 시절에는 다소 조심스러운 언급이지만, 이 소프라노를 설명하려면 그녀의 미모가 무대에서 얼마나 빛을 발하는지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오페라 가수들도 영화배우처럼 대중을 매혹시키는 이미지가 더욱 중요해진 시기이니, 외모에 대한 언급이 필수 불가결함을 이해해주시길. 


위 영상을 촬영할 때는 아무런 선입견 없이 오직 그녀의 목소리만 듣고 누구인지 알아맞히는 과정인지라 라이브 공연 특유의 걸러지지 않은 음색에 이런저런 판단을 했더랬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편집하는 과정에서 이 아래 영상을 봤는데, 음원으로만 들었을 때 거슬렸던 모든 것이 정말 마법에 걸린 양, 귀에 필터를 입힌 듯...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다시 한번 깨달았다. 시각은 청각보다 우위에 있는 것 같다. 최소한 나에게는 그랬다. 

https://youtu.be/8xG7aIfNq-g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여러분도 같은 걸 느끼셨죠?

예전 10여 년 전에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보여줬던 매혹적인 마그다(푸치니 오페라 <제비>의 여주인공)의 모습이 이제는 크리스티네 오폴라이스로 세대교체가 됐구나... 싶었다. 그럼 오폴라이스가 누구인지 알아보자.




크리스티네 오폴라이스(Kristine Opolais)


1979년 라트비아 출생, 라트비아 음악 아카데미에서 수학

2001년 라트비아 국립오페라 합창단 멤버로 음악 경력 시작

2003년 라트비아 국립오페라 솔리스트가 됨. 이 곳에서 당시 수석지휘자이자 훗날 남편이 되는 안드리스 넬손스를 만남.

2006년 오페라 <토스카>로 베를린 슈타츠오퍼 데뷔

2008년 오페라 <라보엠>의 미미로 밀라노 라 스칼라, 빈 슈타츠오퍼 데뷔

2010년 오페라 <루살카> 타이틀롤로 뮌헨 바이에른 국립오페라 데뷔

2011년 오페라 <나비부인>으로 런던 코벤트 가든 데뷔, 같은 해 넬손스와 결혼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오폴라이스에게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2014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이하 메트) <나비부인> 개막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휴식을 취하려고 하는데 메트에서 긴급 연락을 받게 된다. 다름 아닌, 그 다음날 아침에 있는 마티네 프로그램에서 <라보엠>을 하는데 미미 역을 부를 소프라노가 무대에 설 수 없어서 대타를 급히 찾던 중에 오폴라이스에게도 연락이 간 것. 시작 5시간 전이었다고 한다. <나비부인> 하나만 해도 소프라노에게는 극한의 에너지가 필요한 어려운 작품인데, 충분한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다시 메트에서 미미를 부른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강행군이었다. 이걸 해낸 오폴라이스의 명성이 더 높아졌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현재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와는 부창부수로 아름다운 모습을 많이 보여줬지만, 두 사람은 안타깝게 2018년 결혼생활을 마쳤다. 두 사람 사이에는 딸이 하나 있다고 한다. 


오폴라이스는 이미 20대부터 <토스카>처럼 드라마틱한 역할을 소화했다. 보통 다른 소프라노들은 30대 중반 이후부터 도전하는 그런 영역인데, 그녀는 남들에게는 없는 그녀만의 무엇이 있는 듯하다. 그녀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어떤 성취를 해낼지 기대된다. 



<루살카>를 부르는 오폴라이스


메트 버전, <라보엠>에서의 오폴라이스


코벤트 가든에서 <마농 레스코>를 부르는 오폴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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