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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 May 19. 2021

천사의 목소리, 마리아 칼라스의 라이벌

소프라노 레나타 테발디

 (이 글을 읽기 전에 이 소프라노의 목소리를 블라인드 테스트로 알아맞히는 아래 영상을 보시면, 아래 글을 더욱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https://youtu.be/k21l6ZDDfdU


위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5초 만에 이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맞혔다. 그만큼 테발디에게는 특별한 음색(Timbre)이 있다. 성대를 진~하게 쓴다는 느낌이 바로 그것인데, 아마도 그 덕에 4천 석이 넘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도 테발디의 목소리는 아주 잘 들렸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소리를 실제로 들으면 팬이 되지 않고는 못 배겼을 듯하다. 


소프라노 레나타 테발디(Renata Tebaldi)

1922년 이탈리아 페사로 출생


1944년 22세, 이탈리아 작은 도시 로비고에서 보이토의 오페라 <메피스토펠레>의 엘레나로 데뷔


1946년 24세, '천사의 목소리'라는 별명을 지어준 명지휘자 토스카니니를 오디션에서 만남, 같은 해 밀라노 라 스칼라 오페라에 작은 역으로 데뷔함.


1950년 28세, 토스카니니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라 스칼라에서 <아이다>로 데뷔. 대성공.


1955년 33세, 뉴욕 메트로폴리탄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오텔로>의 데스데모나로 데뷔, 이후 20년간 메트에서 활동하며 전 세계적인 명성을 쌓음


1963년 41세, 잠시 무대를 떠나 13개월 동안 목소리 트레이닝을 함. 이후 드라마틱한 소리로 확장.


1973년 51세, 메트 데뷔 역인 데스데모나로 은퇴 공연


2004년 82세, 말년에는 밀라노에서 주로 거주했고 산 마리노의 자택에서 사망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가 쇠퇴한다고 느꼈을 지점에서 은퇴를 결정했다. 최정상의 위치에서 그런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텐데, 그만큼 그녀가 우아하고 완벽을 기하는 성격이 아니었을까 싶다. 자신이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더니, 테발디가 좋은 예가 아닌가 싶다.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라이벌로 유명했다. 언론도 신나서 부추겼고, 팬들도 동조해서 많은 에피소드를 낳았다. 칼라스는 오나시스와의 염문으로 가십의 대상이었고, 또 노래하는 스타일도 전율할 정도로 치밀한 감정 묘사가 특징이다. 반면 테발디는 평생 독신이었고, 노래에 자신의 삶을 헌신하는 듯한 모양새에 무대에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았다. 이렇게 대조적인 두 사람이기에 라이벌 구도는 더 활활 타올랐던 것 같다. (실제로도 그게 흥행에 더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두 사람의 사이는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경지에 오른 도인들은 서로 알아보는 것처럼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했을 것 같다. 

테발디(좌)와 칼라스(우)


아래 영상은 테발디의 메트 데뷔 역할이자, 은퇴 역할이기도 했던 베르디의 <오텔로> 중 죽음을 앞둔 데스데모나의 아리아. 

https://youtu.be/lQXgcB4GZSU

바쁘신 분들은 8:00부터 이어지는 "Ave Maria"라도 들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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