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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 Jul 08. 2021

바이로이트, 옥사나리니브, 엑상 프로방스

7월 둘째 주 세계 성악계 소식

바이로이트  바그너 페스티벌의 최초의 여성 지휘자 옥사나 리니브

145년 역사의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최초의 여성 지휘자 등장. 

43세의 우크라이나 출신인 옥사나 리니브, 개막작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지휘함.

바그너의 증손녀이자 축제 감독인 카타리나 바그너는 그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바그너는 DPA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로이트에 여성이 지휘하기까지 왜 그렇게 오래 걸렸냐는 질문에 "그동안 여성 지휘자가 명백히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 (Weil es offenkundig nicht genug Dirigentinnen gab.)"이라고 답했다고 함.  


올해 바이로이트는 코로나 방역 조건 때문에 절반의 객석만 채울 예정. 

이번 주 일요일부터 티켓 사전 판매가 시작된다고.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축제가 취소되어서 1,500만 유로의 손실을 봤다고 함. 올해도 온전한 티켓 수입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연방 정부, 바이에른 주, 바이로이트 시, 그리고 서포터들의 지원이 절실함. 


올해 초에는 독일 문화부 장관 모니카 그뤼터스가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은 구조에 있어서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음. (바그너 왕조를 중심으로 폐쇄적으로 이루어지는 축제에 국고의 지원이 있는 만큼, 합리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게 요지.) 이에 카타리나 바그너는 일단 문화부 장관의 의견을 지지한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함. 

카타리나 바그너의 사촌인 다프네 바그너는 '북바이에른 쿠리어'지와의 인터뷰에서 리하르트 바그너 재단의 정관은 매우 구식이며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힘. 

바그너 재단은 1973년에 설립되었고, 바이로이트 축제가 벌어지는 축제하우스의 소유주임. 이 재단은 또한 축제 감독을 선출함. 


(사담: 지난해 잘츠부르크 여름축제에서도 요아나 말비츠를 최초의 메인 공연을 지휘한 여성 지휘자로 내세움. 현재 전세계에 많은 여성 지휘자들이 활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초의 여성 지휘자' 타이틀을 여전히 홍보 수단으로 크게 사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단체가 얼마나 경직되어있는지 보여준다고 사료됨. 슈피겔에서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을 '보수주의의 보루 Bastionen des Konservatismus im Land' 라고 표현함.) 


https://www.spiegel.de/kultur/musik/oksana-lyniv-in-bayreuth-erstmals-dirigiert-eine-frau-bei-den-richard-wagner-festspielen-a-24294d34-684c-4dc3-baf8-a3edc7e3d87c?sara_ecid=soci_upd_KsBF0AFjflf0DZCxpPYDCQgO1dEMph


출산 휴가를 갖는 지휘자 요아나 말비츠

옥사나 리니브의 소식을 전하면서 사담으로 언급한 요아나 말비츠에 대한 소식이 마침 올라옴. 

현재 뉘른베르크 극장 음악감독인 그녀는 출산을 위해 올해 말까지 휴가를 갖는다고. 

휴가 이후 첫 공연 일정은 2022년 1월 4일에 있을 신년 콘서트로 타이틀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그 후 내년 첫 오페라 지휘 작품은 드뷔시의 "펠리아스와 멜리장드"를 맡았다고 함. 개막공연은 1월 23일.


그녀는 현재 젊은 세대 중 가장 인기 있는 지휘자 중 한 명임. 1986년생.

2014년에 에어푸르트 극장의 음악감독으로 임명되면서 독일 최연소 음악감독이 됨. 

2018년부터 뉘른베르크 극장을 맡고 있음. 

2019년에 독일 오페라 전문 매거진 '오펀벨트'지가 선정한 '올해의 지휘자'로 선정됨. 

작년에 100주년을 맞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코지 판 투테"를 지휘해서 본 공연 오페라를 지휘한 최초의 여성 지휘자가 됐음. 올해 8월에도 이 작품을 다시 지휘하게 될 거라고 함. 

(성사된다면 아마도 출산 전 마지막 지휘가 될 듯... 아무튼 지휘자의 출산 휴가 소식과 향후 공연 계획이 보도될 정도니, 이 지휘자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짐작이 됨.)

 

https://www.nordbayern.de/kultur/nurnbergs-generalmusikdirektorin-joana-mallwitz-erwartet-ein-kind-1.11196697


엑상프로방스 페스티벌 - <피가로의 결혼>, <팔스타프>, <트리스탄과 이졸데>, 그리고 <이노센트>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에서 펼쳐지는 이 오페라 축제는 1948년에 시작됨. 

모차르트는 항상 단골손님이고, 이탈리아 레퍼토리에서 현대 작품까지 그 스펙트럼이 매년 확장됨. 

올 해는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처음으로 상연됨. 


피가로의 결혼: 네덜란드 연출자 로테 드 비어는 실력 있는 젊은 솔리스트 앙상블과 함께 모차르트의 코미디를 선보임. BR클래식의 리뷰에 의하면 '관객들은 웃으면서 즐기나, 아직 큰 센세이션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팔스타프: 스타 연출가 배리 코스키가 이번에는 베르디의 오페라를 맡음. (코스키는 정말 다작하는 듯!)

팔스타프 역을 맡은 크리스토퍼 퓌르베가 너무 생생하고 위트 있게 역할을 잘 해내서, 코스키의 상투적인 여성 역할 설정, 끔찍한 무대 위의 벽지, 요정들의 장면에서의 빈약함을 만회한다고 리뷰함. 이렇게 요동치는(rock) 베르디는 본 적이 없다고... 덕분에 축제의 온도는 한 층 더 올라갔다고 함. 


(얼마나 끔찍했는지 궁금해서 무대 위 사진을 찾아봄..ㅎㅎ)


트리스탄: 프로방스 대극장에서 상연됨. 사이먼 래틀 지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니나 스템메의 이졸데, 스튜어트 스켈톤의 트리스탄. 

관객들 완전히 빠져듬. 

'바그네리안에게 야유를 받는 연출은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바이로이트에서 배웠다'라고 리뷰는 전하면서 파리를 배경으로 한 현대적 연출을 호평함. 

(바이로이트 의문의 1패. 그리고 스톤은 84년생의 떠오르는 젊은 연출가이자 작가 그리고 배우임. 2019년에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케루비니의 <메데아>를 연출하기도 함. )


https://www.br-klassik.de/aktuell/news-kritik/aix-en-provence-premieren-verdi-wagner-mozart-oper-festival-100.html


이노센트: 독일 유력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여름 3대 음악축제로 바이로이트, 잘츠부르크 그리고 엑상프로방스를 꼽음

사이먼 스톤은 칼리아 사리아호(1952- )의 현대 오페라 <이노센트>도 연출했는데, 이 작품의 지휘는 수잔나 맬키가 맡음. 이 작품도 작곡가, 연출, 지휘 모두 관객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고 함. 


트리스탄과 이졸데: 하지만 이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의 스톤의 연출에 대해 관객은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였다고. "어느 것도 말이 되는 게 없어. Il n'y a pas de sense"라고 극장을 떠난 관객도 있었다고. (아무래도 바그너가 추구한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영원한 사랑을 비틀어버린 스톤의 연출에 일부 관객들은 불만을 표한 듯.)

지휘와 오케스트라도 항상 매력적이지는 않았다고 하며, 두 남녀 주역 가수도 이전에 우리가 알던 바그너 가수처럼 노래한다고 지적함. 가수들과 오케스트라가 따로 움직이는 느낌도 있었고, 가수들의 비브라토도 많았다고 함. 스켈톤도 스템메도 둘 다 벨칸토 가수가 아니라고 씀. (즉 아름다운 소리와 라인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이야기...ㄷㄷㄷ)

불행히도 이 기사를 쓴 필자는 3일 전에 뮌헨에서 요나스 카우프만(트리스탄)과 안야 하르테로스(이졸데)가 키릴 페트렌코의 지휘로 노래한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관람함. 이 공연은 호평으로 가득했음. 그렇다면 이 공연에 대한 이런 혹평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지도...

https://www.sueddeutsche.de/kultur/aix-en-provence-opernfestival-kaija-saariaho-festival-aix-musik-1.5343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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