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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 Jul 29. 2021

바이로이트, 아스믹 그리고리안, 홀랜더, 마이스터징어

7월 마지막 주 세계 성악계 소식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Fliegenden Holländer

이번 시즌 바이로이트 축제 개막작인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초연에서 두 명의 여인이 가장 돋보였다고 함. 바로 지휘자 옥사나 리니브와 주인공 젠타 역을 노래한 소프라노 아스믹 그리고리안.

리니브는 자신감 넘치면서도 강력하게 또 지체 없이 오케스트라를 이끌었음. 이른바, 성공적인 바이로이트 데뷔!

그리고리안 역시 바이로이트 데뷔였음. <살로메>로 잘츠부르크 축제에서 월드 스타가 된 리투아니아 소프라노는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반면, 커튼콜에서 그녀 뒤에 주인공 홀랜더 역의 존 룬드그렌이 등장하자 많은 관객들이 다시 앉았다고 함... ㅠ.ㅠ 

드미트리 체르냐코브의 연출은 야유를 받았다고...

그가 이 낭만적인 바그너 오페라를 몬테 크리스토 백작의 복수 이야기로 만들고 싶어 한 것 같으나 생기 없고 상상력마저 빈곤한 무대 디자인과 설득력 없는 인물 해석 등으로 가수들을 곤란하게 만들었다고 함.  


https://www.nachrichten.at/kultur/fliegender-hollaender-in-bayreuth-asmik-grigorian-singt-alle-an-die-wand;art16,3433893


스칸디나비아 스릴러가 돼버린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연출가 드미트리 체르냐코프의 설정: 불안한 선원의 어머니는 달란트 선장과 불륜을 했고, 그것 때문에 마을 공동체에서 쫓겨나 아들 앞에서 목을 매었다고. 그 선원이 나중에 방황하는 홀랜더가 되어 피의 복수를 하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

(바이로이트 관객들에게 야유받을만 했군..ㅎ)

마치 연출가는 야유를 작정한 듯 보였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바이로이트에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공연된 이전 <...네덜란드인> 프로덕션보다 이번 공연이 더 잘 돌아갔다고 여김. 그 이유는 바로 아스믹 그리고리안이 부르는 '젠타' 때문.

2017년에 살로메로 잘츠부르크에서 스타가 된 이 가수는 이번에는 도전적인 금발의 어린 소녀를 연기함. 그녀가 특별히 더 아름답게 노래하거나 잘 세공됐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녀의 음색은 강렬함. 

그녀가 커튼콜에 등장하자 관객들은 완전히 흥분해서 발을 구르고 기립박수를 보냈다고. 

덕분에 옥사나 리니브의 데뷔가 묻힐 뻔했다고 필자는 아쉬워함.

그녀의 지휘는 바그너보다는 멘델스존이나 베버를 연상시켰지만, 이는 평소 공연되는 버전이 아닌 다른 버전을 지휘했기 때문. 그녀는 충분히 최대한의 존경을 받을만했다고. 

'홀랜더'를 노래한 존 룬드그랜은 거칠고 불안정했음.

에릭 커틀러 Eric Cutler는 가장 단호하고, 감상적이지 않는 '에릭 Erik'을 보여줌.

일부 관객이 합창지휘자가 연출자인 줄 알고 야유를 퍼붓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https://www.abendzeitung-muenchen.de/kultur/buehne/der-fliegende-hollaender-in-bayreuth-skandinavischer-regionalkrimi-art-745169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Die Meistersinger von Nürnberg

스타 연출가 배리 코스키의 2017년 프로덕션. 이번 시즌에는 월요일(7월 26일)에 초연됨

코스키는 바그너의 일대기와 사상을 반영하여 연출에 사용함. 예를 들면 1막은 바그너의 반프리트 자택을 배경으로 함. 거기에 장인어른 프란츠 리스트와 유대인 지휘자 헤르만 레비가 방문을 함. 바그너는 한스 작스와 발터 폰 슈톨칭으로 분리됨. 레비는 또 다른 역인 벡메써가 됨. 이 백메서는 작품의 핵심 인물이 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감.

(개인적으로 이 오페라에 작은 역으로 참여한 적이 있는데, 벡메써는 크게 인상적이지 않은 역이었다. 그럼에도 코스키의 연출에서는 이렇게 중요하게 다뤄지다니 몹시 흥미롭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벡메써 역의 요하네스 마틴 크랜츨레가 아픈 바람에 무대 위에서 연기만 하고, 대타로 보 스코부스가 급 투입됨. 그는 분명히 자신의 바이로이트 데뷔를 다르게 꿈꿔왔을 텐데, 아무튼 이렇게 등장한 것만으로도 존경받을 만하며, 준비할 시간이 없었음에도 그의 연주력도 꽤 괜찮았다고. 

어쨌거나 이런 무대 상황으로 인해 코스키가 구상했던 아이디어의 효과는 일부밖에 실현되지 못했다고.

코스키의 아이디어도 2막과 3막에 갈수록 다 떨어진 듯 보였음. 

필립 죠르당이 지휘하는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3막의 전주곡을 비롯한 몇 군데 외에는 거의 존재감 없이 진행됐음.  

마이클 폴레(한스 작스)와 클라우스 플로리안 포크트(발터 폰 슈톨칭)는 바그너 전문가답게 전반적으로 설득력이 있었음. 

코로나로 인해 합창단의 숫자가 반으로 줄었지만 전혀 티가나지 않았음은 그들의 기량과 합창감독인 에버하르트 프리드리히 덕분일 듯. 

장난꾸러기 다비드 역의 다니엘 벨레의 유쾌한 연기 덕분에 유머와 편안함이 가득한 공연이었음. 

코스키의 연출은 유쾌하고 웃긴 장면이 많았고, 덕분에 음악과 예술을 즐길 수 있음. 

그러면서도 외국인 혐오, 반유대주의 등 껄끄러운 주제도 다루고 있음.

이 두 가지가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지는 것. 그것이 바로 코스키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의 성과이자 화제성임. 

 

https://www.br-klassik.de/aktuell/news-kritik/kritik-premiere-bayreuther-festspiele-2021-richard-wagner-die-meistersinger-von-nuernberg-100.html


마틴 크랜츨레가 목이 쉬는 바람에 보 스코부스는 빈에서 비행기를 타고 급하게 날아와야 했음. 그 덕에 캐스팅 명단이 공연 직전에야 배포됨. 

마이클 폴레(작스)와 클라우스 플로리안 포크트(슈톨칭)는 이 날 공연의 몇몇 음악적인 결함을 충분히 덮을 정도로 놀라운 가창과 연기를 보여줬음. 

커튼콜에서 관객들은 마이클 폴레에게 기립박수와 발을 구르면서 열광하는 등 엄청난 환호를 보냈다고. 

지휘자에게는 일부가 야유를 보냄. 하지만 필자는 이해할 수 없었다고. 

연출자 배리 코스키에게도 야유는 쏟아졌음. 이 프로덕션의 공연은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함. 

에버하르트 프리드리히가 이끄는 합창단은 훌륭했음. 전날(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보다 훨씬 좋았다고. 


https://www.nmz.de/online/abschied-von-die-meistersinger-von-nuernberg-bei-den-bayreuther-festspielen

왔노라, 노래했도다, 이겼노라

보 스코부스의 목소리는 모든 음역과 음색 그리고 뉘앙스를 통해 부드럽게 진동했다고.

(이 기사는 대타로 온 보 스코부스에게 매우 큰 호평을 씀)

공연 직전에 포기해야 했던 벡메써 역 때문에 축제 운영위원장인 카타리나 바그너를 비롯한 축제 관련자들은 떨었다고. 

하지만 보 스코부스 덕에 관객들은 만족할 수 있었다고 함. 

그는 세계 초연하는 오페라를 적절한 도전으로 여기고, 또 오페라 가수로서는 흔치 않은, 리사이틀하는 것을 좋아하는 가수라고. 

덴마크 출신으로 1988년에 빈에서 돈 죠반니 역으로 데뷔. 완벽한 독일어 구사.


https://www.sueddeutsche.de/kultur/bayreuth-meistersaenger-wagner-bo-skovhus-1.5365378


탄호이저 Tannhäuser

만하임 출신 지휘자 악셀 코버는 지난 화요일(7월 27일) 저녁의 <탄호이저> 공연에서 관중들에게 큰 박수를  받음. 코버는 섬세함으로 매혹적인 피아노와 피아니시모를 표현하고, 2막 피날레 같은 포르테 부분에도 강렬한 효과를 보여줌. 그의 조율 아래 오케스트라와 무대 위의 솔리스트, 그리고 합창연습실에서 노래했던 축제 합창단의 조화는 훌륭했음. 

연출은 토비아스 크랏처. 그는 바그너의 이 로맨틱한 오페라를 기술적으로도 능숙하면서도 손쉽게 다룸. 곳곳에 아이디어로 가득 참. 이 작품은 2019년에 처음 선보인 프로덕션임. 

소프라노 리즈 다비드센(엘리자벳)은  이미 첫 소절부터 관객들에게 확신을 줌. 흠잡을 데가 없음. 

귄터 그로이스뵉(헤르만)과 마르쿠스 아이헤(볼프람)은 놀라울 정도로 견고한 소리를 보여줌. 

에카테리나 구바로바(비너스)도 전체적으로 좋았지만 고음에서는 다소 과하게 바이브레이션이 느껴짐. 

슈테판 굴트(탄호이저)가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설득력이 떨어졌음. 

아무튼 커튼콜에서 관객들은 열광적으로 반응했다고 함. 


https://www.mannheimer-morgen.de/kultur_artikel,-kultur-mannheimer-axel-kober-wird-in-bayreuth-gefeiert-_arid,18292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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