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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 Aug 19. 2021

벌거벗은 잘츠부르크, 요나스 카우프만-베로나

8월셋째주 세계 성악계 소식

벌거벗은 잘츠부르크 

"이렇게 많은 알몸을 보여준 축제는 없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2021년에 오페라나 연극 무대에서 노출에 관한 문제는 더 이상 스캔들이 아님. 아마도 그래서 이번 잘츠부르크 여름축제에서 연출자들이 많은 주역 가수들과 연기자들을 기록적으로 노출을 시킨 듯. 

최고 비교급으로 표현할 때는 늘 신중해야 하지만, 2021년은 확실히 잘츠부르크에서 노출의 빈도와 정도가 이전에 비해 압도적임. 

시작은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지휘하고 로메오 카스텔루치가 연출한 <돈 죠반니> 

반라의 임산부와 함께한 돈나 안나 장면이나, 돈 죠반니 역의 다비드 루치아노가 피날레에서 전라를 드러내는 것 외에도 150명의 연기자들이 수차례 옷을 벗고 속옷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야 했음. 

(여성용 탈의실이 외부에 따로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매 공연 때마다 목욕 가운을 입은 연기자들이 봉쇄된 길을 따라 대극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경찰이 호위해야 했다고.)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엘렉트라>에서도 전라로 샤워하는 장면이 나오고,

후고 폰 호프만스탈의 연극 <Das Bergwerk zu Falun>에서도 노출은 아낌없이 나온다고 함.

마틴 쿠셰이가 연출한 프리드리히 쉴러의 연극 <마리아 슈트아르트>에 등장하는 30명의 벌거벗은 남자들은 더 말할 것도 없음. 

이 모든 상황에서 노출이 과연 극적으로 필요한 가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음. 

https://www.krone.at/2487143

오페라 <돈 죠반니> 2021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c) Monika Rittershaus
연극 <마리아 슈트아르트> 2021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c) Matthias Horn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을 구한 의사

잘츠부르크에 관한 소소하고 재미있는 기사를 하나 더 발견해서 소개함.

잘츠부르크의 이비인후과 의사인 요제프 쉴뫼미혀-티어 씨는 축제 지역에서 중요한 일을 맡고 있음. 

그는 1992년부터 축제를 위해 일했고, 4년 후 공식 전담의사가 되어 지난 30년간 많은 공연을 구원했다고.

1992년에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그의 첫 환자였다고 함. 당시 그는 이비인후과의 젊은 보조의사였다고. 

"당시 도밍고는 가벼운 염증이 있었고, 나는 그에게 약을 처방했습니다. 그는 만족했고 3일 후 다시 노래할 수 있었죠."

<리하르트 더 키드 & 더 킹>이라는 작품의 개막공연 이틀 전부터 주역을 맡은 리나 베크만이 완전히 목이 쉬었던 일화도 소개함.

"그녀는 개막 공연 이틀 전에 완전히 목이 쉰 상태로 내게 왔어요. 특별한 처치와 강력한 약물 치료 및 휴식을 통해 우리는 그녀가 공연을 마칠 수 있게 만들었지요. 물론 나도 함께 떨고 있었습니다."

축제 의사로 일하면서 그는 신호등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축제 책임자에게 노란색 불의 정보를 제공하여 대타 가능성을 찾을 수 있도록 함.  

"정신적인 면이 목소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렇게 조치하면 종종 가수를 진정시키기도 합니다."

축제의 경영감독인 루카스 크레파즈는 이렇게 설명함.

"우리의 축제 담당 의사는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알려주는 풍향계와도 같습니다."

쉴뫼미혀-티어 씨는 축제가 진행되는 7월부터 8월에는 오전에 자신의 병원에서 진료하고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축제에 있는 의무실에서 일한다고. 

"여름에 이곳에는 4,500명의 인원이 일을 하고 있으며, 그들이 대부분 제 환자입니다. 예술가들은 거기서 5% 정도랍니다."

그의 나이는 현재 67세. 가능한 한 오래 축제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자신의 전임자는 80세까지 이곳에서 일했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자신도 오래 일할 수 있기를 바람. 

https://salzburg.orf.at/stories/3117205/


베로나 야외무대를 열광시킨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올해 베로나 여름축제에서는 6개의 신작 프로덕션이 선보임. 이는 베로나 역사상 없던 일.

작년에 코로나 때문에 취소된 것까지 올해 다 보여주고자 했기 때문.

수용할 수 있는 관객 수는 줄어들었지만 대형 스타들과 함께 한 공연들.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가 <투란도트>를 보여줬고,

소프라노 소냐 욘체바와 테너 비토리오 그리골로가 <라 트라비아타>를 선보임.

지난 8월 17일에 요나스 카우프만은 갈라 콘서트로 아레나 무대 데뷔를 함. 

1부는 바그너 프로그램, 2부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레퍼토리로 구성됨. 

여기서 카우프만은 무려 7개의 앙코르를 들려주는 등 관객을 열광시킴.

마지막 앙코르로 프란츠 레하르의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중 "입술은 침묵하고(Lippen schweigen)"라는 이중창을 들려줬는데, 6천 명에서 7천 명에 달하는 베로나 청중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함께 허밍을 했다고 함.  아주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고 기자가 전함.

(역주- 아마도 중간에 왈츠를 추는 간주 부분이었을 듯. 얼마나 사랑스러운 청중인가..ㅎㅎㅎ)


https://youtu.be/NqJ5C3rVU1A

이 날의 분위기를 짧게라도 감상할 수 있는 영상

 https://www.br-klassik.de/aktuell/news-kritik/jonas-kaufmann-verona-arena-2021-debuet-gala-kritik-wagner-100.html

https://www.rtl.de/cms/jonas-kaufmann-begeistert-in-verona-4815701.html?outputType=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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