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a Sep 09. 2021

재즈 가수로 돌아온 토마스 크바스토프 인터뷰

2021년 9월 둘째 주 세계 성악계 소식

"나는 지루함을 모릅니다"-재즈로 돌아온 바리톤 토마스 크바스토프

2012년에 오페라와 콘서트 무대에서 물러난 토마스 크바스토프. 

그 당시 형제의 죽음을 포함한 운명의 소용돌이가 그를 강타하여 목소리를 앗아갔다고 함. 

그는 이후 더 이상 클래식 무대에서 노래하지는 않았지만 2007년에 국제적으로 시작한 재즈 보컬리스트로서의 경력을 재개함. 

9월 9일 크바스토프는 빈의 공원 극장(Theater im Park)에서 자신의 4중주 밴드와 함께 공연할 예정임. 


비너차이퉁: 당신은 최근 인터뷰에서 클래식 음악의 세계를 조금도 그리워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바그너의 오페라와 슈베르트의 가곡에 대한 생각이 정말로 사라졌나요?


크바스토프: 그것은 언제나 세상에 어떻게 참여하는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지금도 소극적으로나마 하고 있어요.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은 너무나도 좋아하고요. 어떤 가수들이 잘하고 있고, 또 그렇지 않은지 관심을 갖고 있죠. 하지만 적극적인 참여라면... 단 1초도 하지 않고 있어요.


정말이요?


네, 아니요. 모든 것에는 때가 있어요. 45살 때 제 아내에게 말했죠. 나는 제 때 그만둘 수 있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어. 그래서 사람들이 "그가 더 이상 노래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쉽네"라고 말할 수 있도록 말이지. 이런 말을 들으면 안 되잖아요. "그 사람은 이미 4년 전에 물러났어야 됐어!"

제 목소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저는 아직 노래할 수 있어요. 제 인생의 위기 이후에 저는 아직 목소리가 100퍼센트 돌아왔다는 느낌이 없어요. 그리고 저는 클래식 가수로서는 높은 예술적인 기준을 이미 가지고 있었어요. 재즈를 부를 때는 제 목소리에 맞춰 음을 조옮김할 수 있죠. 그게 차이점입니다. 


클래식 음악을 완전히 끊어낸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최근에 당신은 에든버러에서 오페라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에서 대사만 하는 역할에 출연했습니다.


글쎄요, 죄송합니다만, 말로 하는 것은 뭐든지 할 수 있어요. 저는 베를린 앙상블에서 4년 동안 카타리나 탈바흐의 연출로 연극 <너희가 원하는 것 (Was ihr wollt)>를 했고, 쉴러 극장에서도 그녀와 함께 작업을 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무대에 서는 것을 즐깁니다. 오디오 북을 녹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더 이상 슈베르트의 가곡을 부를 필요는 없습니다. 


재즈가수로서의 국제적 경력에 관해 이야기해봅시다. 그것은 이미 당신이 바리톤으로 잘 나가던 당시에 시작됐죠.


드러머인 볼프강 하프너와 피아니스트 프랑크 카스테니어가 저에게 다가와 말했습니다. "이봐, 토미, 넌 이미 예전에 재즈를 불렀잖아. 그게 되는지 한 번 보자고!" 두 사람은 유럽에서 확고한 재즈 아티스트로 저에게는 영예로운 일이었죠. 물론 저는 제 노래가 재즈처럼 들리기를 바랐습니다. 성악가가 크로스오버를 시도하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고요. 우리의 새로운 프로그램 <For You>는 재즈 곡뿐만 아니라 팝송도 추가했어요. 저는 제 콘서트로 재즈 세계에 혁명을 일으키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저 저는 이 친구들과 작업하는 게 매우 재미있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성악가들은 가곡의 해석에 대해 많은 생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재즈를 부를 때도 그렇게 하나요?


47년의 전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저를 믿고 저만의 무언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I Can’t Stand The Rain"을 부를 때 저는 티나 터너를 따라 할 수도 없고, 따라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제 방식대로 노래하죠. 


2018년에는 NDR(북독일 방송국) 빅밴드와 함께 앨범을 냈습니다. 아티스트가 돈을 거의 벌지 못하는 음반시장에 손을 다시 댈 건가요? 아님 손을 떼실 건가요?


우리의 현재 프로그램을 보충해서 자체 제작으로 CD를 발매할지는 고려중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팔리지는 않을 겁니다. 안나 네트렙코와 요나스 카우프만을 제외하고는 오늘날 아무도 실제로 돈을 벌고자 CD를 만들지 않습니다. 물론 예전에 제가 그래미 상을 받았던 음반들은 그렇지 않았지요. 


요즘은 CD가 고가의 명함이 되었다고 합니다.


장광설로 시작하고 싶지는 않지만 음반 시장을 한 번 보죠. 도이체 그라모폰은 과대광고를 하려고 독점적으로 미국 소프라노와 계약합니다. 그런 다음에 그녀는 음반을 만들고, 판매율은 아마도 우습죠. 왜 이미 존재하는 훌륭한 독일 유망주를 위한 장기적인 컨셉트는 하지 않을까요? 그것이 오늘날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사람들은 누군가와 계약을 하면 돈 냄새를 맡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무의미하죠. 제가 아는 한 음반 시장은 몇 년 전부터 죽어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스트리밍이죠. 


주제를 바꾸죠: 락다운 기간 동안 지루했습니까? 베를린에 있는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성악과 교수로 인터넷을 통해 계속 지도했던 것 같습니다. 


네, 하지만... 당신이 줌 비디오를 통해 수업을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노래하는 사람의 고음 부분이 찢어지죠. 그리고 화질도 그렇고요. 하루에 6명을 레슨 하면, 집에 가서 쉴 때가 되죠. (락다운 기간 동안) 전혀 지루하지 않았어요. 사실 제 인생에서 지루함이란 없었어요. 그런 것을 전혀 모릅니다. 오만하게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저는 스스로 자족하는 사람입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아내와 훌륭한 딸, 그리고 작은 개가 집에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공연이 취소됐나요?


네, 상처를 받지 않았다면 예술가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드디어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백신을 맞은 사람은 극장에 갈 수 있습니다. 문화생활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연대적인 공동체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백신을 맞아야 합니다. 젠장. 

(역주-현재 베를린에는 백신을 거부하고 정부의 방역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의 데모가 자주 벌어지고 있음.)


https://www.wienerzeitung.at/nachrichten/kultur/pop-rock-jazz/2118958-Thomas-Quasthoff-Langeweile-kenne-ich-nicht.html


크바스토프의 재즈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영상을 봐주세요

https://youtu.be/Hf7-MhqXGcQ

매거진의 이전글 테너 배틀-브라운리&스파이르스, 안나 네트렙코, 베를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