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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 Apr 03. 2020

코로나 시대의 수동적 생존법

그래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니까....

코로나가 나의 분주하게 치닫던 일상을 허리케인처럼 날려버린 후....

첫 번째 주에는 멘붕이 와서 넋이 나간 듯했다.

거기에 한국에서 전해온 비보(이 역시 코로나가 영향을 미친 결과였다)까지 겹쳐,

나의 초라함과 무능력함에 대한 좌절과 그에 따른 허무함으로 점철된 한주를 보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어진 많은 시간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우적거렸다.


두 번째 주에는 지독한 독감을 앓았다. 

평소 "지금 당장 걱정한다고 해결되지 않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신조로 살아가는

나라는 사람은 스트레스에 퍽 취약한 편이라는 걸 깨달았다. 

내 인생 처음 겪어보는 격한 기침은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다행히 열도, 인후통도 없다. 코로나 걸리면 상실된다는 미각은 여전히 왕성하기만 하다. 


세 번째 주에는 뭔가라도 해야겠다는....

아니, 하고 싶다... 는 의욕이 생겨났다.

코로나 이전에는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독서글쓰기가 

지금은 나를 바깥세상과 소통시켜주는 유일한 출구인 것 같다. 

기침 때문에 집 앞 공원 산책조차 못 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이웃들도 모두 집에 있으니까, 남편도 재택근무를 하니까

코로나 시기에는 노래 연습도 눈치 보여서 못할 것 같다. 

어차피 상반기 연주도 거의 다 취소됐고, 그나마 남은 것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 보인다.

이번 주에도 6월 말에 있을 연주가 취소될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면역이 됐는지 아무렇지도 않았다.

메르켈 수상이 꼭 참석하는 독일의 어느 음악축제조차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음에도 취소된 상황이니 뭐...


이제 이 글의 결론을 써야 하는데, 사실 어떻게 끝맺어야 할지 모르겠다. 

걱정해야 할 일은 한가득인데, 평소 지론처럼 지내기에는 내가 너무 소시오패스 같고,

그렇다고 걱정을 한다한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래서 오늘도 책 속으로 도피한다. 다른 이들이 넷플릭스로 도피하듯이..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진리가 나를 자유케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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