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발자국

정재승 / 어크로스

by Jina

가독성: 괜찮다. 친절하다.


왜 이 책을 선택했는가: 이과, 수학 쪽으로는 지극히 빈곤한 나의 뇌에 과학이라는 분야의 흥미를 이끌어낸 고마운 분이 바로 정재승 작가님이다.


대학시절, 소리를 얼마나 크게, 높게, 길게, 잘 내느냐를 화두로 모두들 몰두하고 있을 때, 악보 안에 갇힌 그 세계가 몹시도 답답했다. 악보 밖에도 무한히 넓은 세계가 있는 것 같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온갖 분야의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과학 쪽은 정재승 님이 길잡이가 되셨는데, 그분의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와 '과학콘서트'는 쉽고 유익한 참 좋은 교양서였다. 잭슨 폴록과 프랙털 이야기는 지금도 기억날 정도다.


이 책은 지인의 추천으로 알게 된 책이다. 최근에 내가 읽은 뇌 관련 도서 세 권 중, 입문용으로 소개하면 좋을 듯하다. 내가 대학생일 때 이 분은 물리학자였는데, 그 사이 TV에도 출연하셔서 유명인이 되시고, 뇌과학자로 외연을 확장하셨다. 뇌에 관한 과학 이야기를 담았지만, 사실은 인간과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분의 책을 읽으면 광범위한 분야에 걸친 지식과 성찰에 감탄하게 되고, 나 같은 과학 무식자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자상함이 고맙다. 그리고 이 분이 과학의 저변화를 꾀하신 것처럼, 오페라도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게 된다.


추천 대상:

1. 뇌과학 입문자

2. 셀럽 정재승이 뭐하는 사람인지 궁금하신 분

3. 미지의 분야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흡입력 있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하신 분

4. 과학이라는 프리즘으로 인생을 바라보고 싶은 분


인상적인 구절:

... 역설적으로 담배를 끊는 가장 빠른 방법은 암에 걸리는 겁니다. 그쯤 돼야 끊을 수 있을 정도로 삶의 태도를 바꾸는 일은 정말 쉽지 않지요. (94쪽)


... 자신을 통제하는 대상과 같이 있을 때 즐거운 인간은 없습니다 (120쪽)


... 우리나라에 왜 암호 화폐와 블록체인 광풍이 불었을까?..(중략)..소득의 불균형, 기회의 불균형, 자본의 양극화, 학벌의 대물림이 심각한 현실에서, 젊은이들이 헬조선을 빠져나갈 출구를 암호화폐에서 보았기 때문입니다. (287쪽)


... 양자역학을 창시하는 데 크게 기여한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하나의 혁명적인 아이디어가 세상에 퍼지고 결국 그것을 받아들여지는 것은 기성세대가 설득되어서가 아니라, 그들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젊은 세대가 등장하면서 바뀌는 것뿐이다'라고 했습니다. (289쪽)


... 어쩌면 '철이 든다'는 것은 시대의 욕망을 나의 욕망으로 서서히 받아들이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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