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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 May 03. 2020

베를린에서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

rbb 기사 번역

얼마 전에 베를린에서 한국 유학생 부부가 인종차별 범죄를 당해서 큰 곤란을 겪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신고까지 했음에도 경찰은 수수방관이었죠. 비슷한 사건이 독일 언론에 소개돼서 부족하나마 번역을 해봤습니다.


https://www.rbb24.de/politik/thema/2020/coronavirus/beitraege_neu/2020/04/rassismus-asiatisches-aussehen-berlin-attacken-beleidigungen.html

베를린에는 아시아에 뿌리를 둔 사람들이 대략 165,000명 살고 있다. 코로나 위기 가운데, 그들은 과도한 거리두기에서부터 모욕과 신체적인 공격에 이르기까지 점점 거세지는 인종차별의 위기에 처해있다. 


지난 3월 중순 박민지 씨는 샬롯텐부르크의 아시아 슈퍼마켓 앞에서 한 무리의 젊은 남자들과 마주쳤다. 서울에서 온 민지 씨는 "그들은 즉시 '코로나, 코로나'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고 나서 그 청년들은 그녀를 향해 기침을 해댔다. 그녀는 충격을 받았다. "그런 다음에도 그들은 나를 따라와서 비웃고 조롱했어요" 프리랜서 예술가인 민지 씨는 그 날의 경험에 대해 제대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민지 씨는 이 끔찍한 사건에서 지금까지도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저는 집에서 많이 울었어요. 모든 일이 너무나 갑자기 일어났어요. 저는 15년 동안 독일에 살았고 독일인과 결혼했어요. 상처가 큽니다.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라고 민지 씨는 말했다.


민지 씨는 그런 일이 자신에게 발생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미 2월에 젊은 남자 무리로부터 "코로나, 코로나"라고 부르며 괴롭힘을 당한 일이 있었다. 그때는 밤늦게 지하철 안에서 일어난 일이라 두렵기만 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어요. '여기서 피하자. 싸움에 휘말리지 말자.'" 그렇지만 바로 그것이 그녀가 추후에 하고 싶은 일이다. 더 이상 그녀와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벌어질 일을 묵과하지 않으려 한다. "나는 항상 내가 이 사회의 구성원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제는 내가 아웃사이더에 속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가슴 아픕니다." 그녀는 씁쓸하게 말했다.


판데믹의 범인 구함

베를린에서 미술을 공부하는 그녀의 지인도 최근 모욕적인 일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낯선 남자가 그녀의 아파트 근처, 길에서 그녀에게 다가와서 말했대요. '너를 살균제로 소독해야 해" 민지 씨는 이야기했다. 그녀의 지인은 독일에서 태어났고, 그녀의 부모님은 40년 전에 일본에서 왔다고 한다. 민지 씨가 머리를 저으면서 그녀의 지인이 당한 증오와 혐오를 이야기할 때 굴욕감이 느껴졌다. 그녀는 남편에게 이 끔찍한 사건들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 그녀는 이런 종류의 인종차별에 대항해서 더 이상 피해자가 되길 원하지 않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길 원한다. 하지만 어떻게? 경찰을 부를 것인가?


최근 몇 주 동안 아시아인이나, 그들의 부모가 아시아에서 온 이들에 대한 인종 차별이 크게 증가했다. 그들은 중국 도시 우한에서 이 바이러스가 처음 등장하고 거기서 전 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이 판데믹의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다. 베를린에서도 점점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으려는 욕구가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출신인 젊은 다큐멘터리 감독인 포포 판은 베이징 영화 아카데미에서 공부했다. 그는 rbb(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방송국)에서 단편영화를 제작했다. 그의 최근작에서는 코로나에 관한 인종차별의 고정관념을 다루고 있다. 또한 그는 요즘 아시아인의 외양을 가진 이가 노이쾰른이나 크로이츠베르크의 길가에서 겪게 되는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경험해야 했다. (역주-노이쾰른이나 크로이츠베르크는 베를린에서도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우범지대로 꼽히는 지역) "이미 3월 초에 아랍 계통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지하철에서 도발했습니다. 그들은 갑자기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물었지요. 그리고는 'Fuck China'와 '너는 코로나다'라고 여러 차례 모욕을 했습니다."라고 포포 씨는 이야기했다. 몇 달 전부터 이미, 바이러스가 발병되기 훨씬 전에도, 콧트부써 토어 역 앞에서 한 남자가 그에게 "빌어먹을 중국인"이라고 지칭하고 자신의 조국에 대해 끊임없이 욕을 했다고 한다. 포포 씨는 이것을 그의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그 남자는 촬영하는 그를 보고 자신의 신분증을 카메라에 보여주었다.


외국인에 대한 적대감이 없다고?

포포 씨는 가해자를 경찰에 신고했다. 포포 씨에 따르면 경찰들은 그의 사건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사건을 접수시켰다. 그 사이에 검찰은 이 사건을 종결시켰다. rbb24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 사건은 관련 당사자의 상황을 변화시키거나, 사건의 결과가 유의미하지 않고 법적인 평화도 방해받지 않았다. 기소는 합당하지 않다." 또한 인종차별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한다. 이것은 인종차별주의자들에게는 면죄부다.


코리엔테이션(문화, 미디어 및 정치에 대한 사회 비판적 견해를 가진 아시아 출신의 독일인을 위한 네트워크) 협회의 키미코 수다 씨는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인종차별적인 공격을 기록하고 있으며, 사법 절차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키미코 씨는 분명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인종차별주의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시스템적인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아시아인의 외모를 가진 시민들을 존중하지 않는 느낌이 듭니다." 코리엔테이션 협회는 매일 전 독일에서 벌어지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나 모욕 사례를 수집하고 있고, 이미 수많은 사례가 접수되었다.


포포 씨는 자신의 사건을 그대로 남겨두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는 현재 베를린의 피해자 모임인 'Reach Out'에서 조언과 지원을 구하고 있다.   


"내가 뭘 잘못했는가?"

노이쾰른의 번역가 최혜선 씨는 며칠 전부터 거의 매일 벌어지는 인종차별로부터 자신을 어떻게 방어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지난 몇 주 동안 슈퍼마켓 계산대 앞 대기줄에 서 있으면, 그녀 뒤에서 속삭이거나 비웃는 걸 경험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서 있는 줄보다) 훨씬 줄이 더 긴 다른 줄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혜선 씨는 지난 12월부터 베를린에서 살고 있으며, 통역가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이전에는 부다페스트에 살았고, 베를린에서의 새로운 삶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녀는 현재 집 밖을 나가는 일이 드물지만, 외출할 때마다 거의 매 번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들은 종종 젊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나를 비웃고, '코로나, 코로나'라고 부르죠. 아니면 숨을 깊이 들이쉬고 숨을 참으면서 나를 지나친 다음, 숨을 몰아쉬면서 웃습니다. 그들에게는 그저 재미로 하는 일이겠지만 나는 그 조롱의 피해자입니다."


혜선 씨는 이런 사건들에 크게 상처 받았다. 집에 있으면, 점점 더 자주 고민하게 된다. "스스로에게 묻죠. 내가 뭘 잘못했는가? 내가 이런 일을 당할 만한 짓을 하기라도 했는가? 가끔 내가 온 곳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요."


서울에서 온 한국인인 혜선 씨는 항상 독일에 대한 아주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독일인의 합리적인 사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그녀는 말한다. "이 나라에 대한 제 인상은 명백하게 바뀌었어요. 또 다른 바이러스가 불러온 판데믹이 다시 온다면 내가 이 곳에서 평범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그녀는 허탈한 눈빛으로 이렇게 말했다.


수십 개의 코비드-19 관련 사건

'Reach Out'같은 피해자 모임은 인종차별적인 행위를 당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신고하라고 조언한다. 가해자들이 누군가 지켜보는 이가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그들은 말한다. rbb의 요청에 의해 경찰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 1일 이후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코비드-19'관련 모욕 및 공격 사례가 50여 건에 이른다고 한다. "2020년 4월 28일 현재 이들 중에서 7건은 아시아인에 대한 범죄로 파악되며 신체적인 공격에 이르렀다"


보고되지 않는 사례는 훨씬 더 많다. 가해자가 한 행위가 촬영까지 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종결된 것을 보면 놀라운 일도 아니다.


기사: 조 골(Jo Goll)


(이 기사에 달린 답글 중 몇 개를 해석함)

Marcel F Berlin Mittwoch, 29.04.2020 | 18:58 Uhr

이 기사는 나를 슬픔과 분노로 가득 차게 만든다. 인종차별주의는 그 싹을 잘라버려야 한다. 나는 건설 쪽에서 일하는데, 거기서는 누구도 너 어디서 왔니?라고 묻지 않는다. 오직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만 중요하다.

"두 가지는 끝이 없다. 우주와 인간의 어리석음. 하지만 우주에 관해서는 나는 여전히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다."-알버트 아인슈타인


Mark Mittwoch, 29.04.2020 | 18:49 Uhr

만약 극우주의를 표방하는 그 '당'(역주-AfD를 의미하는 듯)이 어떤 지역에서 20퍼센트 이상의 득표를 한다면, 이런 인종차별주의적인 탈선은 더 이상 일부에 국한한 사례가 아닐 것이다.


niemeyer Brandenburg-Berlin Mittwoch, 29.04.2020 | 15:31 Uhr

언론, 정치인 그리고 시민운동가들이 인종차별주의가 본질적으로 '백인의, 생물학적 독일인의'문제라고 주장하는 경우 우리는 사회적으로 더 이상의 기회는 없을 것이다. 소수의 경우라도 다수의 사회에 항상 숨을 수는 없다. 모든 집단은 독일과 전 세계에 걸쳐 자행되는 인종차별주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이 문제를 같이 해결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 이민자 사회에서 개선의 근거가 형성되어야 하지만, 순수 독일인뿐만 아닌 백인 다수 사회가 '보편적으로' 고쳐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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