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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은 참 신기해요

by 진아로

사랑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사람 물건 동물 추억 그 어느 것도 상관없어요.


저는 사랑하는 것들이 참 많은데요.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기에 놓아주고 싶다고 자주 생각하게 되네요. 제게 속해있기에 너무 벅차고 소중하다고 여겨서 그런가 봐요. 제가 저를 사랑하지 못하기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누구보다 가까운 나를 내가 사랑해야 하는데, 그 일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한 날은 우울함에 빠져 있는 게 제 의지 탓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반은 공감하고, 또 반은 이해하지 못했어요. 내가 조금만 의도하여 생각을 바꾸고 힘을 낸다면 바뀔 수 있겠다는 생각과 우울증이라는 ‘병’을 내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있었다면 그건 우울증이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뒤섞였습니다.


더 불안하고 혼란했던 이유는 제가 사랑하고 애정하는 사람으로부터 이러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인데요. 목구멍 끝까지 하고 싶은 말이 차올랐지만 크게 언쟁하고 싶지 않았기에 입을 꾹 다물었습니다.


사랑하면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지 않나요?


참 신기한 일인 거 같아요.

남은 이렇게도 사랑하는데 저는 아직도 저를 사랑하는 게 서툴러요.


언젠가 나도 이만큼이나 수용하고 받아들여줄 수 있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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