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아닌가봐

판단 오류-

by jina S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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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제자리를 찾아간다고 믿고 있었다.

열심히 그 무언가를 위해 집중하고 노력했다

꽤 오랜시간 힘겹게 끄집어낸 나의 상처를 만져주고 보듬어주었으니 이젠 다 나았다고 혼자 오진을 내려버렸다

이만하면 됐다.

생활의 모습은 그럴싸하게 제자리를 찾아가는듯 보였고.. 평화로운 일상을 그려냈다.

내가 원하던 조용하고 아늑한 일상.

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핸들링할 수 있는 자유로운 마음으로 그안에서 가지고 있는 것들을 쪼개어 아무런 방해없이 온전히 나의 계획대로 움직였다.

좋았다.

지난 상처따위는 떠오르지 않았고 편했다.

신경 안정제는 어차피 먹으나 안먹으나 비슷한 패턴을 감지했기 때문일까..

약도 먹지 않았다.

평생 이 약에 의지하게 될 나의 모습이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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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한통으로 산산히 무너지는 나를 발견했다.

정말 오랜만에 화가 치밀어올라 달아오르는 내 볼따구의 뜨끈함을 느꼈다.


평화롭던 오전 아주 간단한 부탁을 받았다.

특별히 짜여진 일과가 있는 건 아니였지만

그날따라 나에게 특별한 손님이 방문을 하면서

그 부탁은 조금 미루어지게되었다.

그래도 오후 4시쯤 나름 신경 써 부탁받은 일을 하고 6시쯤 그 쪽에서 편한 시간대를 골라 다시 전화를 걸어 미션 수행을 알렸다.

이게 웬일인가 싶을 정도의 타박이 이어졌다...

분명 평화롭던 오전 부탁받을 시에는 어떠한 전제도 붙어 있지 않았기에-

그저 내가 가능할 때 일처리를 하면 되는것이었다.

대체 지금이 몇시인데, 이제서야 결과를 알려주냐는 상대방의 황당한 비아냥....

화를 내며 소리치는것보다 더 기분이 상했다.

이미 다 알아봤으니 필요없다,

어쩌면 나에게 시킨걸 후회라도 한다는듯...

나는 전화기를 잡고 있는 상태였고, 상대방은 전화가 끊겼는지 어쨌는지도 모른채 옆사람에게 불만을 비아냥거림으로 토로했다.

나는 그대로 다 들으며 상대방의 일방적인 통화를 끝마쳐야했다.


응? 오늘 너무 바빠서 스스로 할 수 없기에 나한테 부탁한게 아니고, 명령이행에 대한 간을 본거야? 나 왜 욕먹고 있지?


전화기를 붙잡고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

이해라는것이 되야 설득이 되는것 아닌가.

이해 불가인 상태에서 상대방의 행동에 대해

어찌 알아들어야하는것일까.

밀려오는 어이 상실 황당함을.

그리고 곧 그것이 민망함과 더불어 무시당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얼굴이 달아올랐다. 아주 오랜만에.

부탁이 아니였었나? 이건 명령이었을까?

하루가 지난것도 아니고, 오늘 아침 부탁받은 것을 오늘 안에 나의 짜여짐 속에서 잘 처리했다고 믿었다.


사실 현재 순서가 나에겐 참 중요하다.

누군가의 등 떨림으로 움직이는 하루가 아닌,

내 의지와 계획으로 풀어나가는 삶을 치료와 함께 연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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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고 있는 나.

밀려오는 이 감정이 익숙할만도 한데, 갑자기 너무나 낯설고 당황스럽게만 느껴졌다.

나는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누구나 화가 나거나 기쁠 때의 감정은 본능에 의한 당연한 것인데 이 감정이 무엇인지 당황해하다니..

그 당황스러워하는 나의 모습이 또 나를 당황시켰다.

뭐가 뭔지 몰라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고

낯설었다.


생각에 생각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욱 더 확장되어만 갔다.

절대 좋은 방향이 아닌 아주 nagative한 방향으로.. 원치 않았는데.


그동안 억지로라도 절벽 튀어나온 작은 나무를 붙잡고 안전한 곳으로 기어 오르려던 나의 노력이 그 동안 잠자고 있던 내 안 깊숙히 자리잡은 상처를 건드려 물거품이 되어가는 순간이었다.

그나마 약으로 서서히 안정수치를 찾아 되돌아오던 나의 뇌 신경이 잘려 튕기짐으로, 꼬임으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갑자기 절망의 골짜기를 향해 한시의 망설임도 없이 뛰어들어 불구덩이 지옥에 들어가길 자처하고 있는것 같아 괴로워 견딜 수가 없었다.


나에겐 부정적인 생각이 남들에 비해 위험하다.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나오기 힘들다.

상상 속 시나리오로 지독히도 오래 나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그 사람과의 관계-

끊을 수 없는 강자와 약자의 모습을 내면에 품고 복종하지 않을 수 없게 한없이 나를 나약하게 만드는 상하관계.

스스럼 없이 편애하거나 싫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어느때에는 안쓰러워하며,

평상시 성인군자 같은 모습은 상황이 좋지 못하거나 원하는대로 움직여지지 않아 짜증이 났을 때 본색을 드러낸다.

단 둘만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이상한 기류만 감지한다... 나만 그럴까.

끊어버리고 싶어도 끊을 수 없는 관계가

나를 이리저리 흔든다.


이제는 최대한의 거리를 두고 휘둘리지 않으려하지만 좀처럼 그 거리는 좁혀지지 않는다.

관계 속에서 하나의 산을 넘기 위해

혼자 기를 쓰고 노력에 노력을 더한다.

겨우 그 산을 넘었다고 잠시 숨을 돌리려 하면

또 다른 사건에 휘말려 아직 보충도 제대로 못한 나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좀 나아질 기미가 보여 좀 쉬려하면

또 보이지 않는 기에 눌려 빠져나오려 열심히다.

매일 쫓기고 있다.

약을 먹고 자나 안먹고 자나

늘 누군가에게 쫓기는 나의 꿈속의 일들이

괜찮은 줄만 알았던 나의 진짜 현재 모습이다.


이것때문일까.

이정도쯤이야.. 속으로 한숨을 쉬며 정신을 가다듬으려 노력하고 있을 때 -

심장이 쪼그라드는 느낌을 받았다.

바늘로 콕콕 쑤시는 듯. 불안감에 휩싸였다.

손과 발이 저리고 온몸에 힘이 빠지는게.. 머리는 희미해져 곧 바로 쓰러져버릴것같아 그 다음날 하루종일 나는 고통을 호소해야만 했다.

머리가 아픈건지, 위가 쏠리는것인지를 의심하며-


지난 5년 나를 지겹게 따라 다녔던 불안증..

앞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이러한 증상을 눈치 채지 못했고 그저 너무 바빠서 항상 일정을 소화해내느라 쫓기는 느낌일 뿐이라 생각했던 것이 나중에는 공황장애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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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운전을 했지만 미국에서 freeway를 밟는 일이 나에게는 너무나 힘겨운 일이었다.

그저 내가 운전과 길에 익숙치 않다고만 생각했다.

극복하고자 시도를 여러번 해봤지만

아쉽게도 처음 freeway를 타던 날 나는 흑인이 타고 있던 트럭같이 생긴 아주 커다란 쉐보레와 교통사고가 났다.

그 당시 쉐보레가 우리나라에는 수입이 안되었던 차여서 앞 십자가 모양만 기억했다.

당시 흑인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욕설을 퍼부었고..

다치지는 않았지만 운전석 문이 완젼히 찌그러지면서 기름이 질질 샜고 차를 움직일 수 없어 towing car의 도움을 받았다.

극복하기 위한 시도는 트라우마로 남아있었고,

용기는 부질없는 짓거리가 되어버렸음을 기억한다.

그후 local만 의지하며 운전을 했는데, 남쪽 Orange county로 이사하면서 LA가 멀어지자 꼭 운전을 해야만 하는 상황들이 생겼다.

괜찮은 척 하며 Sandiego를 향해 2시간 넘게 운전도 해보며 그야말로 죽을거 같은 경험을 해야만했다.

온 몸에 있는 힘을 쥐어 짜내 운전에 집중해야했기에 나중에는 팔다리에 쥐가 나고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으며 시야도 마치 환상을 보는듯.. 제대로 보이지 않아 중간에 포기해야만 했다.

그건 정말이지...이동의 수단이 아니라 지옥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죽지 않으려 기를 쓰고 핸들을 붙잡고 버티는것과 같았다.

타이어가 갑자기 펑크는 상상을 했고, 엔진이 터져 내 몸이 산산조각 날것만 같은 생각이 자꾸만 맴돌아 견디기 힘들었다.

그런 나를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어했다.

아마 실제 교통 상황이나 내 운전 실력이 아니라, 그게 내 병이었기 때문일것이다.




그런 나의 정신적인 부분의 장애를 너무 얕잡아 보았다. 약으로 인해 잠시나마 숨을 쉬고 있던 일시적인 모습을 완쾌했다. 라고 오판하다니....


갑자기 갈길을 잃은것만 같다.

거꾸로 도는 것처럼 어지럽고 매스꺼웠다.


주변 상황이 나 하나 입 다무는것을 최선이라 여기면 입 다물고 내 감정을 포기했으며 눌러담고 살아온 세월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뿌리 뽑을 수 없는 이 고약한 감정에 휘둘리며 이상한 기류를 못본체만 한다.


그리고 뻗어나오는 생각.

이제 그만해.


단지 이유없이 어느 누구에게나 단순히 밉상으로 여겨지는 사람이 있을것이고 호감이 가지 않는 사람이 있을것이다.

그게 나라고 여기면 그만이다.

누군가 내용에 대한 느낌을 속 시원히 말해주었다.

' 미운 오리 맞네. 하지만 걱정마- 다 그래, 그에 대한 모든걸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연습해봐.'

조언을 듣지 않겠다고 하면서

나는 또 마음을 열었다..

차라리 이런 말은 듣지 않는 것보다

들음으로 마음을 정리할 기회를 준다.




내가 아직도 괜찮지 않다는것에 화가 난것인지도 모르겠다.

왜 혼자 시무룩해져있는지 알수가 없다.

나는 너무 괜찮고 싶은데말이다.

아직도 쌓여진 연륜이 부족해서 내 마음의 그릇은 요만큼이나 작다.


다른건 어떤 모양이래도 좋다.
꼭 시간이 지나 모든것들이 충분히 축적되야만 가능한 일이라면....
마음을 나누어주고도 마음을 얻지 못하는-
소외감도 이겨 낼 각오가 되어있다.
내가 담아내는 그릇의 크기가 커지길 원하지만 않는다면-



도움은 커녕,

여전히 아픈 나를

더 아프게 하는것이

서글플 뿐...


03/27/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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