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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보너머 Mar 02. 2021

진보너머 커리큘럼 #1.

더 나은 진보를 향해

커리큘럼 소개


진보너머는 그 동안 청년과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는 '정체성 정치'와 '엘리트주의'를 넘어선 진보적 대안을 고민해왔습니다. 이 문제가 고질적인만큼 우리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많은 국내외 저자들이 있었는데요. 같은 고민을 공유하는 독자들에게 해답의 단초를 제공하는 책들을 차례대로 공개 합니다. '정체성 정치와 엘리트주의 비판'에 이어서 본격적인 '사회경제적 대안'에 대한 커리큘럼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1. 더 나은 진보를 향해


1. 공정하지 않다

공정하지 않다 (notion.so)


1줄 평

청년들이여, 허상과 싸우지 말고 최종보스를 직시하라!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믿어라.


500자 서평

청년들에겐 희망이 필요하다. 세습자본주의에 의한 불공정에서 벗어날 날에 대한 희망이. 하지만 그 날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대다수 진보좌파들은 희망의 날에 대해서는 소리높여 부르짖었지만, 그 날이 오기까지 무슨 일을 해야할지는 제시하지 못했다.

<공정하지 않다>는 청년들이 일상에서 좌절하지 않고 해야할 일들을 제시한다. 누가 더 피해자인지 경쟁하지 않기, 잘못하지 않을 일에 사과하지 않기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미래를 도모해야 한다. 이 책은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과 정체성 정치에 관한 문제 역시 지적한다. 더군다나 한국 사회의 기성 정치인들과 언론들은 ‘청년층 보수화’를 운운하며 청년층의 반목을 심화시킨다.

저자들은 젠더갈등, 세대갈등, 지역갈등과 같은 문제들도 중요하지만 세습자본주의라는 ‘최종보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연 ‘돈도 실력이 되는’ 이 사회의 문제가 해결되는 날이 올지 의심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쁨의 날은 원래 도둑처럼 오는 법이다. 희망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그리고 청년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기성세대들에게 이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2. 더 나은 진보를 상상하라

더 나은 진보를 상상하라 (notion.so)


1줄평

오늘날 진보정치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필수교양으로 읽어야 할 책.


500자 서평

이 책의 핵심 내용은 정체성 정치가 미국 민주당은 물론이고 대학교육을 망쳐놓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소수자의 투쟁은 보편적 시민권에 대한 옹호 속에서 스스로를 자리매김했다. 

정체성 정치의 폭주를 통제하지 못한 결과, "금기가 논쟁을 대체한다." 특정 주제들에 대해서 발언하는 것은 오직 승인된 정체성 정치를 가진 샤먼들과도 같은 자들에게만 허용된다.

마크 릴라는 민주당 지지자이기도 하지만 '난파된 정신'(필로소픽) 등의 대표저서로 알려진 탁원한 인문학자이자 정치철학자이다. 그는 오늘날 정체성 정치가 시민적 동료애와 비판적 이성에 입각한 건강한 상호교류를 해친다고 믿는다. 특히 정체성 정치는 경제적 현실에 대한 무관심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비록 저자는 맑스주의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그 누구도 계급문제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3. 정치적 부족주의

정치적 부족주의 (notion.so)


1줄평

좌파 부족주의와 우파 부족주의는 적대적 공생관계다.


500자 서평

본래 국제관계 전문가인 저자 에이미 추아는 베트남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베네수엘라 사태에 이르기까지 정치 이면의 인종갈등이 어떻게 작용하였는지 분석하여 기계적인 좌우 대립구도를 그대로 이입하는 방식으로 해당 국가에 접근하고자 했던 미국의 실책을 해명한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정치에도 나타난다.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다행히 낙선했지만 그는 2016년 대선보다 훨씬 더 많은 득표수를 거두었다. 전체적 득표 분포를 봐도 4년 전 트럼프가 당선되던 시절이나 2020년이나 미국의 정치지형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난한 농촌 지역의 주민과 러스트벨트의 노동자 중 많은 이들이 트럼프에 표를 던졌다. 이들은 한때 미국 진보정치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 그러나 이제 이들은 주류사회로부터 무시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열패감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저자는 저자는 공통의 대의, 신념, 공동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익숙한 작은 공동체에 매몰된 채 정치사회에 참여하는 경향성을 '정치적 부족주의'라고 명명한다. 사회가 공유하는 문제를 다룰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그 자체로 근대적 정치이념과 시민사회의 원리에 역행하는 우려스러운 퇴행이다. 저자는 우파 부족주의와 좌파 부족주의를 공정하게 비판하는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좌파 부족주의가 우파 부족주의를 극복하기는커녕 오히려 서로 공모한다는 저자의 진단이다. 미 대선 결과를 보며 '아직도 이렇게 트럼프 지지자가 많다니'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탄식해야 할 사항은 따로 있다. '아직도 좌파가 정체성 정치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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