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다섯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진재 Sep 08. 2021

스타트업 이직 6개월의 다섯

flex에 오시거나, flex를 쓰시거나

1. flex에서 일한 지도 어느새 반년이 지났다. 초반 3개월의 혹독한 적응 기간을 거쳐 나름 바쁘고 밀도 있는 여름을 보내고 있다. 작년과 비교해보면 에너지도 그렇고, 생각하는 방식도 그렇고, 지향하는 바도 그렇고 정말 많은 게 달라졌다. 오늘은 지난 6개월 동안 어떤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간단하게 돌아볼까 한다.



2. 지금 회사에서는 크게 설계와 구현 두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설계는 프로덕트가 사용자가 겪는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지를 기능적으로, 구조적으로, 맥락적으로 정리하고, 기획하는 일이고, 구현은 설계를 바탕으로 실제 사용자가 접하는 화면의 구조와 요소, 플로우를 디자인하는 일을 의미한다. 지금은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있다 보니 설계에 8, 구현에 2만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설계를 위해서 리서치를 하고, 이런저런 회의에 참석하다 보면 가끔 내가 기획자인지, 디자이너인지 고민하는 순간도 물론 있지만, 지금은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일이 화면을 그리는 것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3. Lesson learned

내가 잘할 수 있는 환경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처럼 큰 조직에서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안 맞는데 억지로 끼워 맞춰 봐야 역효과만 날 뿐이고, 그로 인해 개인의 퍼포먼스가 떨어진다면 회사에 큰 손실로 이어진다.

나는 누구와 어떻게 일하는지가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 조금 더 우위에 있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돌아보면 이전 회사에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보다 좋은 팀과 일할 때가 훨씬 더 즐거웠고, 행복했다.

스타트업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진정으로 공감하고, 내가 이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 찾고, 해낼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그 정도로 노력을 기울이면 어느새 팀에 스며들어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눈앞의 문제에 매몰되어 프로덕트가 사용자에게 진짜로 제공해야 하는 가치를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하는 일이 주변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늘 살펴야 한다. 때때로 고개를 들고 프로덕트 전반을 살피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오로지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시장에서 사용자가 겪는 문제들 중 유의미한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 해결할 수 있는 단위로 쪼개서 솔루션을 디자인하고, 이렇게 만든 프로덕트를 시장에 출시하고, 여기서 나온 반응을 토대로 프로덕트를 개선하고, 또 개선하면서 사용자 가치와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4.  Thoughts

하루가 안 가고, 지루하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하루가 너무 짧다. 디자인 조금, 설계 조금, 기획 조금, 회의 몇 개 다녀오면 시간이 늘 모자라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더 큰 임팩트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flex는 심플한 디자인과 달리 설계의 복잡도가 높다. 이는 근로기준법, 세법 등 다양한 영역에 엮여있는 HR 도메인의 복잡함을 프로덕트로 구현하기 위한 데이터 구조의 상호의존성에 기인한다. 이를 풀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사이의 잦은 회의가 필수인데, 여기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팀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지금까지 다닌 회사는 대부분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그 위에서 나만 잘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리소스나 시스템적으로 부족한 환경에서 어떻게 해야 나뿐만 아니라 우리가 잘하고, 우리의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지금 우리는 현재 0에서 1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 기존 flex에 없었던 기능을 만들면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정리하고, 설계하고, 디자인하면서 끊임없이 고난에 부딪힌다. 어떻게 디자인해야 우리가 만드는 프로덕트가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지, 새로운 표준으로 굳건히 자리 잡아서 경쟁자가 감히 쫓아올 수 없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5. 얼마 , 같이 일하는 백엔드 엔지니어와 짧은 커피 챗을 했다. 처음에는 커피나 마시면서 잠깐 쉬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피드백을 요청했는데, 이런저런 대화를 주고받다 보니 이내 진지해졌다. 엔지니어 분은 무엇이  되고 있는지,  무엇이   되고 있는지, 본인이 어떻게 도와줄  있는지 물어보셨는데,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는 물론, 같이 하는 팀원의 든든함을 느낄  있어서 좋았다. 하긴 생각해보면 flex에서 일한 지난 6개월 모두 든든했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까지 가려면 아직  길이 멀지만, 이런 사람들과 함께라면 어떻게든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  쓰고 보니 이거 완전 flex 스며든… 것 같은데


+ flex에 오시거나, flex를 쓰시거나!

https://recruiting.flex.team/


관련 없음 주의. 제주도에서 우도가 가장 좋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면수습의 다섯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