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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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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재 May 01. 2022

애쓰는 날들의 다섯

누군가 실력은 고통의 총합이라고 했는데.

1. 2월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자기 전 그날 하루에 있었던 일과 간단한 소회를 남겼다. 글감이 꽤 쌓이고 있어서 적어도 한 달에 글 하나씩은 쓸 수 있을 줄 알았다. 그 사이 봄도 오고, 청계산입구역으로 이사도 하고, 두 트라이브 디자인 챕터의 리드도 되고, 수영장도 열심히 다니고, 코로나도 걸리고, 재엽 교수님 강의도 살짝 도와드리면서 바삐 지냈다. 그렇게 정신 차려보니 4달이 지났다. 더 늦어지다가는 상반기에 하나도 못 쓸 것 같아서 허겁지겁 글을 적기 시작했다.


2. 리드가 된 이후 내 능력의 한계와 매일같이 마주하고 있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한데, 해야 할 일은 예전보다 더 선명하다. 급한 마음에 내 시간과 노력을 회사에 더 쏟고 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어떻게 하면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결국 목표는 더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어서 비즈니스의 성장을 돕는 것이지만, 당장은 저 멀리 달보다는 손가락에 집중하게 된다.


3. 좋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미를 넘어 지난한 시간을 거칠 수밖에 없다. 재능을 타고났거나, 충분한 경험이 있다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가지 모두 아직은 모자라기에 디자인을 하다 보면 고통의 순간은 필연적으로 찾아온다. 지금 회사에 다니면서 보는 눈만 높아져서, 손과 몸이 여러모로 고생이다. 적당히 타협하거나, 누군가에게 넘기면서 마무리할  없는 위치에 있다 보니 더더욱 그러하다. 누군가 실력은 고통의 총합이라고 했는데, 실력은 몰라도 고통은 확실히 받는 중이다.


4. 좋은 프로덕트는 사용자가 납득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려면 쉽고, 단순해야 한다. 납득할 필요조차 없게 만들면 더욱 좋다. 내부적으로 복잡하다 해서 경험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사용자가 이해할 수 있는 단위로 경험을 나누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주자. 설명을 넣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손잡이 근처의 미세요 혹은 당기세요라는 안내를 문이 안 열렸을 때 읽는 것을 생각해보자. 설명은 사후적이다. 결론은 결국 사용자가 생각하는 대로 했는데 원하는 대로 프로덕트가 동작하면 된다.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이게 된다고? 싶은 경험을 제공한다면 Wow를 줄 수도 있겠지?


5. 이제 5월이다. 또 열심히, 묵묵히 일하자. 먹고살아야지.

Inspiration is for amateurs. The rest of us just show up and get to work. - Chuck Close


사진 찍은 게 없어서 부산 사진 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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