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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재 Aug 28. 2017

여전히 파랗고 여유로운
포르투의 면면

포르투에 눌러앉은 일주일 #4

이어서 2일 차.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끝없이 펼쳐졌던 바다. 오른쪽에는 어떤 풍경이 있었을까. 여전히 파랗고 여유로운 포르투의 면면, 차근차근 살펴보자. 


이래 보여도 이동식 도서관이다


포르투에 관심이 생긴 건 브랜드 심리학 수업에서 도시 브랜딩 사례로 포르투 브랜딩을 보면서부터. 파란색과 하얀색의 선명한 대비, 단순 명쾌한 아이콘, 세련된 서체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다. 어떻게 저런 디자인이 나왔을까. 설명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왜 흰색과 파란색인지, 저 모던한 아이콘이 도시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자연스러운지, 억지스럽지는 않은지, 직접 가서 눈으로 보고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다. 






건물과 파란 하늘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건물은 낮고 하늘은 높다. 건물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 쳐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어땠냐고? 슬쩍 다시 올라가서 사진 한 번 보고 오자.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우러 갑니다


바다 감상 외의 용도는 없는 것 같다


할아버지 옆에 앉아서 지나가는 시간을 멍하니 바라봤다


넋 놓고 바다를 바라보기 좋은 공간이 많다. 바다만으로도 충분해서 그런지 시야를 가리는 요소를 제거하고 기능에 집중한 느낌이 든다. 나도 그늘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면서 바다를 감상한다.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해가 워낙 강해서 파라솔이 없으면 앉아있기 힘들다


아마 사탕가게였나


바다를 향해 듬성듬성 자리한 가게들. 시야를 가리지 않으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한참 바다를 보고 다녔더니 그새 배가 고프다. 어디서 뭐를 먹을까. 두리번거리다가 마음에 드는 가게를 찾았다. 


시험 결과보다 더 기다리는 중


입에 아직 그 바삭하고 부드러운 촉감이 남아있다


포르투 간다고 하니 사람들이 하나같이 추천한 바칼라우(대구) 요리. 메뉴에 마침 바칼라우 요리가 있다. 점원에게 어떤 요리냐고 묻자 포르투갈어로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바칼라우냐고 다시 한번 물었더니 맞단다. 뭐든 나오겠지 싶어 그대로 주문했다. 10분을 기다리니 요리가 나왔다. 얇게 썰은 감자를 기름에 살짝 튀긴 후 바칼라우와 볶아서 접시에 올리고 올리브와 파슬리를 얹어 마무리한 요리. 나는 급한 마음에 감자튀김 몇 개와 바칼라우 한 조각을 포크 위에 얹고 입에 넣었다. 남다른 바칼라우 사랑으로 그 요리만 365가지가 넘는다는 포르투갈, 나는 그 장대한 레이스를 방금 막 시작했다. 


좁은 틈 사이로


BMW 바이크 동호회 정모 중


분위기만 보면 휴양지다 아주

길 여기저기 차를 대놓고 해를 쬐러 나간 사람들. 시내에서는 한참 관광지 같더니 지금은 휴양지 같다. 서핑보드, 수영복, 튜브, 바이크, 자전거, 스케이트보드, 파라솔, 타월, 도시락, 맥주. 단어만 꺼내도 머릿속은 이미 포르투 바다로 가득하다.


상의 탈의하기는 좀 추웠는데


한산해서 돌아다닐 맛 나는 동네


그냥 보고 바닷가를 걷는 기분을 느끼면 되는 사진에 자꾸 뭘 쓰려니 사족 같아서 어려웠다. 글을 다 걷어내는 게 맞나 싶기도 하다. 다음 편에서는 탁 트인 바다를 떠나 시내에서 돌아다닌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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