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

by 물구나무

내소사에는 벽안의 스님이 한 분 계십니다.

이국적인 외모 탓인지

화엄사 꽃스님이나 보리선원 무여스님만큼은 아니어도

제법 추앙하는 이들도 있고

알아들을 수 없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가

깜짝 기뻐하는 신도들도 적지 않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주지스님의 각별한 총애를 받는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일거수일투족 거침이 없습니다.

종일 뭐하는지 보이지 않다가

예불시간에 불쑥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공양시간도 따로 없고,

졸린 듯 멍한 눈빛으로 명상 삼매경에 들었다가

때론 절집 마당 한가운데서 보란 듯이 요가를 하기도 합니다.

문득 눈이 마주쳐도 인사 먼저 건네는 법도 없고,

술 담배까지는 아니어도

슬쩍슬쩍 고기 맛도 즐기는 눈칩니다.

살다 살다

별별 스님 다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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