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거

by 물구나무


대숲에는 바람도 일지 않습니다.

키 낮은 담장

허름한 문 하나 사이지만

불이문 너머

선원의 적막은

딴 세상 같습니다.

낙엽 하나

눈 밟는 소리마저 조심스러운데,


지붕에서

담장으로

회승당 마당을

느릿느릿 가로지르는

고양이 한 마리

무심의 경지를 이미 깨달은 듯

아무런 걸림도

두려움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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