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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지 Jun 30. 2020

언택트 시대의 예술_업데이트중

관련한 두서없는 메모를 그때그때 기록합니다.

2020.06.30 화요일

어제 국립극단의 포럼 '이제 어떻게 연극하지- 2회 차 : 코로나 이후, 온라인 공연은 어떻게 하지?'를 잠깐잠깐씩 보면서 인상에 남았던 점들 메모.

※ '이제 어떻게 연극하지' 프로그램 : http://www.ntck.or.kr/ko/performance/info/256950


1. 공연의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과 관련하여 수익 창출(유료 결제)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 이는 아래 글에 잘 설명되어 있다.

포럼에 첫 번째 발제로 나온 함성민(네이버 공연&그라폴리오 리더)님의 발제는 최근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의 현황을 알 수 있었던 내용이라 좋았다. 발제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유료 결제를 도입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아니지만, 발생한 공연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지, 즉 저작권 문제를 먼저 해결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2. 라운드테이블에서는 박지선 피디님이 비대면 공연의 해외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하셨는데 그중 몇 개에 대하여 리뷰를 기록해보려 한다.  


1) The Encounter - Simon McBurney

트레일러 - 이어폰을 끼고 감상할 것.

지난 5월 이 공연을 유튜브로 볼 때 반드시 '헤드폰'을 쓰고 보라고 해서 의아했는데 영상을 보다 보면 저절로 의문이 풀린다. 내 몸은 방에 앉아 노트북을 바라보고 있는데 마치 공연장에서 퍼포머를 눈 앞에 두고 관람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경험을 하게 된다. 수많은 객석으로 가득 찬 공연장에 앉아서도 마치 나만을 위해 준비된 이야기를 듣는 것만 같은 내밀한 경험, 그리고 오직 이야기의 힘으로 극을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The Encounter는 다분히 연극적인 경험이었던 것 같다.


2) Karen

영국의 극단 '블라스트 씨어리'에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이다. 스마트폰의 심리상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면 '캐런'이라는 상담사를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받게 된다. 그러나 상담이 진행될수록 점점 예상과는 다른 인물임을 알게 된다.


작년에 이 게임을 해보면서 대략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캐런을 만나고 짧게 이야기를 듣고 메시지도 받으면서 점차 케런과 가까워진다는 묘한 느낌을 받았던 작품이다. 시일이 지날수록 케런이란 사람이 게임인지 현실인지 경계가 모호해진다는 느낌이라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 어플은 안드로이드나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 캐런 애플리케이션 소개 https://www.blasttheory.co.uk/projects/karen/


그밖에 박지선 피디님이 언급하신 사례는 독일의 Machina Ex라는 극단의 사례 - 최근 락다운 시기에 온라인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게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https://fft-duesseldorf.de/stueck/lockdown/), 그리고 VR 씨어터.


이 사례들은 코로나 이전부터 디지털 기술을 공연예술 분야에 접목하려 시도해온 프로젝트들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3. 라운드테이블에서 임승태 드라마터그는 연극이 스스로의 중요한 특성으로써 '라이브니스Liveness'를 강조하게 된 맥락은 20세기 초반 도래한 영화와의 차별성을 두기 위한 시도였다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뉴 노멀 시대'의 연극에 온라인 스트리밍이 피할 수 없는 선택지라면, 유튜브나 아프리카 TV 등의 영상과 차별되는 '연극성'이라 할만한 고유한 특징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된다고도 했다.


4. 뉴 노멀 시대의 예술, 언택트 시대의 예술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해야 할 사람들은 해야 할 것이다. 이번 포럼을 보며 내가 느낀 건 '아직은 답이 도래하지 않았다...'인 것인 것 같다. '뉴 노멀 시대의 새로운 예술의 장르'를 묻는 질문은 맞지 않고, 다른 질문이 필요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 질문이 무엇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뉴 노멀 시대에 대면 공연이 없어지진 않을 것이고, 라이브 공연의 가치는 더 높아지겠지만, 공연예술 분야에 대한 디지털 기술의 접목은 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난 5개월 간 겪었던 언택트 시대로의 적응에도 불구하고, 축제가 그립고 페스티벌이 그립고 땀내 나는 군중 속에 섞여서 춤추고 노래 부르던 시간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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