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꿈꾸는 미래의 한 장면은 어떤 그림인가?
직장인의 삶은 참 팍팍하다. 부족한 잠을 뒤로하고 겨우 일어나 아침 식사도 거른 채 출근해, 8시간이 넘도록 각종 노동을 시작한다. 지식 노동, 창의 노동, 관리 노동, 감정 노동까지. 어떤 날은 성장감을 느끼며 뿌듯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다 귀찮고 피곤하기만 하다. 나의 직장 생활 역시 때로는 좋았고 때로는 나빴다. 이 생활이 20년을 넘기면서부터는 지치는 날이 부쩍 많아졌고, 그런 날이면 나는 미래의 한 장면을 떠올리곤 했다.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는 사람이 극복도 빠르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떤 상황에 놓이든, 하나의 또렷한 장면으로 원하는 미래의 삶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 꿈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최선을 다하게 되고, 고초 속에서도 마음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은 정원이 내다보이는 밝은 거실의 아침. 햇살이 창으로 들어와 나무 그림자를 만들고 새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의자에 앉아 책을 보다가 잠시 고개를 들어 정원을 감상한다. 커피 테이블에는 정성들여 내린 에티오피아 싱글 드립 커피와 어제 구운 휘낭시에가 놓여 있다. 남편은 커피를 조금 남겨두고 식물에 물을 주러 나간다. 나는 남편이 남긴 커피를 마시며 정원 속의 남편을 바라본다. 부드러운 라운지 음악이 흐르고, 커피향이 은은하게 감도는 평화로운 아침 풍경. 내가 꿈꾸는 미래의 한 장면이다.
작은 디테일이 추가되거나 구체화 될 뿐, 이 장면이 갖는 무드는 한 번도 바뀌는 일이 없었다. 초록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 새소리, 커피, 책, 느슨한 일정, 그리고 젊은 날의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낸 나의 친구이자 보호자인 배우자와 함께 맞는 여유로운 아침.
계획보다 빠른 퇴사를 했다. 꿈꾸는 미래의 공간을 더 풍성하게 갖추기 위해서는 좀 더 참고 버텨야 했지만, 붙잡고 싶은 한 장면이 없었다면 더 빨리 퇴사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 이 순간 역시 내가 꿈꾸는 그 장면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유능감이 든다. 그리고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희망도 가져본다.
“당신이 꿈꾸는 미래의 한 장면은 어떤 그림인가?”
상상은 때로 현실을 지탱해 주고, 방향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