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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담 Aug 06. 2023

연락 두절된 남친을 찾아달라고요?

고시원에도 사랑이 있다.

유난히도 육아가 힘든 어느 날이었다. 코로나는 물론 온갖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통에 아이들은 툭하면 고열이 나거나 지루한 감기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지겹고도 지겨운 감기 신세로 아이 둘 모두 기관에 등원하지 못하여 가정보육을 하며 24시간 전쟁을 치른 터였다. 10시가 다 되어 간신히 아이들을 잠자리에 눕히고 이제야 좀 발을 뻗어 보려고 침대에 몸을 뉘인 지 채 2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밤 12시, 눈치 없이 고시원 업무폰의 벨소리가 울렸다. 꿀 같은 휴식을 청하려던 나로서는 그 전화가 참으로 무례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진짜!!! 이 시간에 웬 상담 전화야, 예의 없다 증말. 받지 말자."

"그니까. 받지 말자. 그냥 잠이나 자자!  내일 연락해보지 뭐. 늦은 시간 전화는 백이면 백 어차피 영양가가 없더라구."

"맞어! 어여 잠이나 자자~~."


고시원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나름 업무 효율과 일과 사생활의 분리를 위해 몇 가지 장치와 기준을 만들었는데 첫 번째는 고시원 전용 업무폰을 만든 것이었다. 두 번째 철칙은 밤 10시 이후 야심한 시각에 상담 전화는 절대로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처음에는 만실 욕심에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상담 전화와 메시지가 신나기만 했었는데, 이런 생활이 지속되자 하루 24시간 구분 없이 온종일 입실 상담에 신경이 곤두서게 되어 고육지책으로 만든 철칙이었다. 또한 몇 달간 고시원을 운영하며 엄청난 생존 및 영업 스킬이 하나 추가 되었는데 그것은 이상한 입실자를 걸러내는 기술과 동물적인 감각이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밤늦은 시간 상담 요청을 하거나 시도 때도 없이 메시지를 보내는 예비 고객님과의 계약은 끝이 늘 좋지 않았다. 앞선 대기 손님 5팀을 물리치고 입실 계약을 했던 한 손님은 막상 입실 당일에 와서는 방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계약을 막무가내로 파투내기도 했고, 너무 다급하게 바로 입실을 해야 한다며 사정하는 통에 급하게 계약을 했던 한 손님은 지내는 동안 시도 때도 없이 갖가지 불편 사항과 민원을 쏟아내는 예민보스 손님이었더랬다. 모두 밤 11시 이후 전화를 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쯤 되면 정말 과학 그 자체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야심한 밤이나 새벽 시간에 입실 문의를 했던 사람들은 어김없이 속을 섞였는데, 이런 일들을 여러 번 겪고 나면서 야심한 시각에 걸려오는 전화는 웬만하면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내 끊기는 듯했던 전화벨은 포기하지 않고 연신 울어댔다. 아무리 모른척해도 두 번 세 번 걸려오는 전화는 제발 빨리 대답하라는 듯, 이제 막 육퇴한 엄마 아빠를 들들 볶고 있었다. 살포시 무시하고 자려는 참이었지만, 혹시라도 고시원에 무슨 다급한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닐까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인가.



"아.. 왜 자꾸 전화하지? 고시원에 무슨 일 생긴 건 아니겠지.. 설마 불이라도 난 거 아니야?"

"에이... 설마. 휴~ 혹시 모르니까... 함 받아보자."

결국 우리는 갓난아이처럼 앵앵 울어대는 전화벨 소리를 무시할 수 없었다.


"감사합니다. 000 고시원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원장님! 늦은 시간에 너무 죄송합니다. 저 000호 입실자 여자친구인데요. 남자친구가 저녁 6시 이후부터 연락이 두절되었는데 너무 걱정이 되어서요."

"네? 연락이 두절되었다고요?"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갔다. 얼마 전 옆 동네에서 고시원을 운영하던 동료 원장님네서도 연락이 두절되었다던 여학생이 있었는데 하마터면 정말 흉흉한 일을 겪을 뻔했다는 소식을 들은 터였다. 이제야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잘 돌아가고 있는데, 혹시라도 119 구급대원을 불러야 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진 않을까 싶어 잿더미처럼 마음이 타들어갔다.  침착하자. 침착하자. 남편과 나는 눈빛을 주고받으며 통화를 이어갔다.


"혹시 뭐.. 어디가 아프시다거나, 두 분이 심하게 싸우셨다거나. 다른 특별한 일은 없으셨나요? 지금 제가 퇴근을 해서 고시원에 상주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요. 생각하시기에 지금 평소와 많이 다른.. 특별한 상황이실까요?"

"아.. 사실 뭐 특별한 사건은 없었는데요. 평소에 이렇게까지 연락이 두절된 적이 없었거든요. 단 한 번도요. 원래 무조건 바로바로 연락이 오고 통화가 되는데 지금 수십 번 전화를 해도 몇 시간째 답이 없어요. 한 30번은 전화한 거 같아요."

"네..? 30 통이요? 일단 제 CCTV 돌려보고 방에 들어가셨는지 밖에 나가셨는지 행적을 한번 확인해 볼게요. 진정하시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금방 전화드리겠습니다."

"네... 너무 감사합니다....."


여자분은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목소리였다. 아니 이미 엄청난 불안감과 걱정에 휘말려 한바탕 울고 나서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는 듯 애써 아닌 척 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000호라.. 어디 보자, 누구지?"

"아! 이 분 우리가 멋모르고 50만 원짜리 방인데 45만 원 팔아서 아쉬워했던 첫 손님이네, 맞지?"

우리 부부는 머리를 맞대고 기억을 더듬어봤다. 여자친구분이 애타게 찾는 그 입실자는 우리의 첫 손님이었다. 인수하자마자 4개라던 공실이 갑자기 10개까지 늘어나서 마음이 타들어갈 때, 한줄기 빛처럼 나타난 소중한 고객님이셨다.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직에 성공하면 퇴실 한다 했었다. 건실해 보이는 그 남자는 3개월 정도 머물 것이라 했다. 그 당시 아직 방의 크기와 구조, 그리고 그에 따른 적정한 입실료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새내기 초보 원장이었던지라 실수로 월 5만 원이나 손해를 보고 방을 내주었다. 아쉬운 마음에 쉽사리 잊을 수 없었던, 확실히 기억나는 입실 자였다.


평소 이렇다 할 민원 사항도 없었고 입실료도 꼬박꼬박 내는 분이었다. 더욱이 며칠 전 3개월 계약이 끝나갈 때쯤 3개월 추가 기간을 연장하신 분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될 만한 사연이 없는 분인 것 같았다. 애정전선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기에는 여자분이 남자분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걱정하는 것 같은데 도대체 무슨 일일까? 


하지만 죽고 사는 문제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고 하지 않나. 누구나 각자의 고통이 있고 아픔이 있다. 말 못 할 사정은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법이기에 연락 두절된 000호실 입실자의 안녕을 100% 확신할 수 없었다.


일단 CCTV 확인이 급선무였다. 평소 퇴근하는 시간대로 열심히 되감기를 해보았다. 퇴근 시간대에 출입문을 오고 가는 여럿의 입실자들 사이에 다행히 사랑스러운 남자친구분의 얼굴이 보였다. X10배 확대를 해보아도 무슨 생각을 하는 표정인지는 쉽사리 알아차리기 힘들었다. 하긴, 만일 죽기 전 마지막 표정이라고 할지라도 고작 한두 번 대면한 고시원 원장인 내가 그것을 알 턱이 없었다.


퇴근 후 잠깐 본인 방에 들어갔다가 나와서는 주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손에는 간단한 편의점 음식들이 들려있었다. 저녁을 대충 해결하려는 듯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데워서는 방으로 가지고 들어갔는데, 그 뒤로 4~5시간 동안 나온 흔적이 없었다. 죽을 작정을 한 사람이라면 저렇게 태평하게 편의점 음식을 데워먹진 않겠지? 3분짜리 인스턴트 음식이 30년짜리 그 남자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최후의 만찬이 아니었길 바랄 뿐이었다.


일단 애타게 기다리는 여자분이 걱정되어 재빨리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안녕하세요. 000호 남자친구분 저희가 확인을 해봤는데 오늘 평소처럼 퇴근하셔서 주방에서 간단한 요리를 해 드시고 방으로 들어가셔서 다시 나오시진 않은 것 같아요. 회색 츄리닝 바지에 검은색 티셔츠 입으셨구요.. 평소랑 크게 달라 보이진 않습니다만...... 아직도 연락이 안 되시나요?"


"아.. 네... 아직도 전화를 받지 않아요. 평소와 다름없어 보이나요? 늘 입던 옷 맞아요. 그런데 진짜 이렇게까지 연락 안 된 적이 없는데... 흐흑.."

"일단 좀 더 연락해 보시고, 저도 한번 다시 한번 알아볼게요."


전화를 끊고 더 이상 어쩔 수 없이 남편은 고시원에 직접 가서 그 남자의 생사를 확인해볼 요량이었다. 마뜩잖은 표정으로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미운 6살 첫째 아들과 아직 기저귀도 떼지 못한 둘째 딸, 이 환상의 콤비를 상대하며 하루종일 치른 육아 전쟁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혹시라도 급성 심정지가 왔다거나, 세수하다 세면대가 뚝 떨어지는 바람에 와장창 깨져 발등을 찍혔다거나, 코를 골다가 숨이 막혀서 호흡 곤란이 왔다거나 하는 불의의 사고가 생겼다면 1분 1초가 다급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남자친구의 생사를 애타게 기다리는 여자친구 분의 숨이 먼저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그때 한 가지 묘책이 떠올랐는데, 불현듯 문제의 입실자와 같은 층에 거주하는 맘씨 좋은 남학생의 얼굴이 떠올랐다. 가끔 고시원에 들러 주방에서 열심히 청소를 하고 있으면, 알게 모르게 얼굴을 쑤~~욱 내밀며 수고하십셔! 하고 외마디 인사를 던지고는 부끄러운 듯 도망치듯 청년이었다. 그 친구라면 왠지 이 상황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에게 인사를 하는 것으로 보아 붙임성이 없지 않고, 쑥스러운 듯 보였지만 오지랖이 없어 보이지 않았다. 길을 나서려는 남편을 일단 정지시키고, 그 친구에게 도움을 청해 보기로 했다. 어쩔 수 없었다. 우리가 살고자 한다면, 밤 12시가 넘어가는 시각에 예의 없이 전화질을 하는 민폐 원장이 되는 수밖에.


조심스레 먼저 카톡을 보내보았다.

"XX님, 죄송한데요, 지금 통화가능하실까요? 주무시는 것 아니시면 잠깐 저 좀 도와주실래요?"

"아직 깨어있습니다. 전화 주세요."


아! 다행이다. 아직 취침 전이라니. 서둘러 전화를 걸어 다소 황당하지만 긴급한 자초지종을 설명한 후에, 매우 간단하지만 중요한 임무를 부탁했다.


"죄송한데, 연락이 너무 안 된다고 하셔서요. 000호실 문 한 번만 두드려 주실 수 있을까요? 생사만 좀 확인해 주세요..."


뒤 이어 수화기를 든 채로 재빠르게 발걸음을 이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 000호 앞이에요. 두드려 보겠습니다.

(쿵 쿵 쿵!) 저기요! 혹시 안에 계신가요?"

나 대신 문을 두드려주는 고마운  청년도, 수화기 너머 결과를 기다리는 원장 부부도, 집에서 남자친구의 생사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여자친구분도 숨죽여지는 순간이었다. 제발, 별일이 없기를.


"(쿵 쿵 쿵!) 저기요. 000호님, 계시면 대답 좀 해보-----."

그때였다. 000호님의 방문이 순식간에 울컥하고 열렸다.


얼굴이 시뻘게져 까치머리를 하고, 눈이 휘둥그레져 나온 문제의 입실자는 누가 봐도 매우 안녕해 보였다. 다행이었다. 신이시여! 고맙습니다, 아멘!


하지만 안도감도 잠시, 처음부터 깜빡 잠이 들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정말 자다 일어나 까치집을 짓고 비몽사몽으로 서있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슬슬 울화가 치미는 것 같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호들갑은.. 휴.'


나의 안도감과 함께 치밀어 오른 울화는 음미할 틈도 없이 제일 먼저 여자친구분에게 문자를 보냈다.

"남자친구분 깜빡 잠드셨다고 해요. 확인했습니다. 통화해 보세요."


다음 날,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남자친구인 000호 입실자는 꼭두새벽부터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문자와 함께 스타벅스 쿠폰을 보내왔다. 멋쩍은 감사와 민망함이 뒤섞인 마음의 표현이었다. 나 또한 간밤의 걱정, 안도, 울화는 뒤로 한 채로 진심을 담아 짧은 답장을 보냈다.


"괜찮습니다. 두 분 앞으로도 행복하세요." (제발요. 꼭이요! 결혼하세요!)


그렇게 그날의 한바탕 소동은 역대급 스릴러로 시작해 허무맹랑한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첫째 아이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여름밤이었다. 몸조리를 하며 100일도 안된 아들과 초보 엄마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그때도 여전히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갓난아이들은 통잠을 자기 전까지 수 시간 간격으로 계속해서 깨다 잠들다를 반복했기 때문에 초보 애기 엄만 늘 잠이 부족했다. 한 날은 집에서 아이 낮잠을 재우다가 깜박 같이 잠이 든 적이 있다. 마침 회사에서 일하던 남편이 수십 번 전화를 했는데 어찌나 피곤했는지 곯아떨어져 전화를 받지 못했었다. 평소 그런 일이 없었기에 소심한 남편은 내가 자기 몰래 육아 우울증이라도 걸려 뭔 사고가 난 건 아닌가 싶어 애가 탔는지 옆집 아주머니까지 수소문해서 나의 생사를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한참 꿀잠을 자고 있는데 문밖에서 낯선 누군가가 쿵쿵쿵 현관문을 두드리며 "새댁~~ 새댁~~! 새댁~~~ 안에 있어요?" 하는 목소리가 들려 화들짝 놀라 깨어났던 기억이 난다. 이웃분께 자초지종을 듣고 어찌나 얼굴이 화끈거리고 남편이 원망스럽던지. 유난 좀 떨지 말라며 그날 밤 괜스레 남편에게 역정을 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 한구석이 몽글몽글해지고 따뜻했던 추억이 떠올랐다.


간밤의 그 사건으로 000호실의 여자친구분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을 것이다. 바깥 상황도 모르고 봉변(?)을 당했던 남자친구에게 조금은 싫은 소리를 들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사건으로 그 둘은 서로의 애틋한 마음을 확인하며 분명 더욱 돈독한 관계가 되었을 것이다. 고시원 원장에게 밤 12시 무례한 전화를 걸어, 가느다랗게 떨리는 목소리로 남친의 생사여부를 묻던 여자친구분의 다급한 음성이 귓가에 선하다.


고시원에는 별의별 사건들이 일어나고, 별의별 인간들이 살지만 알고 보면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는 애틋한 아빠이고, 누군가에게는 사랑스러운 남자 친구이고, 누군가에게는 자랑스러운 아들이고, 누군가에게는 어여쁜 딸일 것이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한때 국민배우 김혜자 선생님께서 유행시킨 베스트셀러의 책 제목이다. 작고 연약한 아이를 무엇보다 소중하고 고귀하게 대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문장이지만, 어디 그것이 아이에게만 해당되는 말일까 싶다.


요즘 우리 시대를 살고 있는 어른들은 아직 영글지 않은 아이처럼 불안한 현재를 살아냄과 동시에 무한한 성장의 가능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내가 아이였을 때는 어른이 되면 무조건 독립적이고 성숙한 사람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살아보니 나 또한 불완전한 어른아이처럼 살아가고 있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그 어디쯤에서 방황하는 앳된 어른아이들이 고시원으로 떠밀려온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현재를 살아내지만, 불안함 속에서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고시원에 모여있다.


합리적인 소비 가치에 따라 가성비 넘치는 고시원을 자의적으로 선택하는 MZ세대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번듯한 원룸 한 칸도 마련하기 어려워 사랑하는 아빠, 아들, 딸, 남자 친구를 고시원에 보내놓고 잘 되기만을 바라는 가족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옆집 아주머니까지 소환해 나의 생사를 묻던 지난날의 내 남편처럼 어딘가 모르게 늘 불안하고,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탈히 지내줘서 고맙고. 그려려나? 싶다.


조만간 42명의 입실자 중, 또 어떤 사람이 기상천외한 사건을 만들어 내속을 뒤집을지 모르겠다. 그럴 때마다 오늘의 사건을 떠올리며 인내심을 가져보려 한다. 이렇게 오늘도 내일도 다양한 사건 사고들에 시달리며 고시원 원장의 경험치는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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