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

by 이윤인경

노래는 메말라 신음조차 할 수 없고
내리는 비에 적셔 볼까 몸을 벌려 열어두었는데
기다림은 여태껏 건조하고 눈물 흘려 눅눅한
이불 젖은 냄새만 한창이다

벌거벗겨진 몸이 부끄러워 얼굴 가린

머리카락 늘어뜨린 사이로
몽롱해진 눈빛의 악취가 새어나오고
비와 함께 젖어 내려 씻겨
빨래처럼 널어 말려
오래된 시집 닥나무 종이 보푸라기
향기로운 노래 날릴 수 있을까

불쑥 올라오는 욕망의 목마름
더이상 빨아대도 말라버린 가슴
이빨자국 피멍을 새기고
비명처럼 새어나오는 아아

황홀하나 치명적인 노래는


쾌쾌한 내 젖은 이불 속 갇혀버린 갈증

입술을 비집고 드는 마른 입맞춤에

눈 감고 취해버린 혼란이
죽음보다 더 괴롭다


[그림 - 울고있는 누드 by 에드바르 뭉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