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따라 강원도까지

by 지니


새해 첫날 저녁을 먹으며 급하게 정해진 여행지는 강원도의 안반데기였다. 몇 년 전 가수 화사가 혼자 다녀온 안반데기 영상을 보고 언젠가는 가보자고 했었다. 마음에 간직하고 있던 게 이번 여행을 하게 된 동기가 되었다.



<새해 첫날 인근 단골 횟집 파랑 횟집에서 함께 먹은 방어회 & 고등어 & 모둠 회와 추가로 주문한 고등어회>



<부산에서 출발한 우리는 포항, 영덕, 울진을 지나 삼척 추암 해수욕장에 내려 사진을 찍으며 한때를 보냈다. 밀려오는 파도가 멋져 시선을 잠시 멈추었다.>



<강원도 강릉에 도착해 안반데기를 사전답사했다. 별을 보러 가기 전 저녁을 먹었다. 우연히 들어가게 된 음식점 ‘큰우리’는 맛집이었다. 우리 앞에 대기 줄이 좀 있어 기다리며 봤는데 유명 인사들의 흔적들이 사인으로 남겨져 있었다. 그중 허영만 님의 문구가 기억에 남았다. 우리 차례를 기다리며 인근 숙소를 알아보았다.>



<메인 메뉴들이 도착하기 전 깔린 반찬들을 맛보는데 하나하나 다 맛이 좋았다. 나물류, 샐러드, 김, 배추김치, 물김치 등으로 차려진 반찬들을 열심히 먹고 있으니 메인 메뉴들이 하나씩 도착했다. 그중 시선을 강탈한 메뉴가 있었으니 바로 콩비지찌개다. 푸짐한 비주얼에 감탄하고 맛에 감동했다. 한입 떠먹는 순간 예전에 엄마가 해 주시던 그 비지찌개가 떠올랐다. 비지찌개를 먹으며 엄마가 소환되었다. 된장찌개도 옛날 맛이 나는 게 아주 제대로였다.>



<저녁을 먹으며 30~40분 거리에 있는 ‘강릉 파인시티 호텔’로 숙소를 정했다. 커플룸 두 개로 할인이 적용된 가격으로 각 방당 95,000원에 예약을 하였다. 숙소로 옮겨 각자 짐을 풀고 방에 모여 다과를 먹으며 다음 일정을 의논했는데 눈 좀 뿥이고 밤 11시 반에 모여 출발하기로 했다.>

<밤 12시 반이 되어 도착한 안반데기, 무장에 무장을 하고 별을 보러 나섰다. 그런데 이거 이거 예감이 좋지 않다. 달이 밝아도 너무 밝았다. 보름달처럼 휘영청 밝은 달님 덕분에 쏟아지는 별을 볼 수는 없었다. 별을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오를 수 있는 곳까지 올랐지만 별다른 별을 만날 수는 없었다. 그 덕에 다리가 점점 시려져 왔다. 저 별은 금성인가, 목성인가, 화성인가를 논하며 시간을 조금 더 보내다 내려왔다. 가는 길 중간, 옆으로 얼음이 있어 조심해서 걸어야 했다.>



<별구경을 하고 내려와 새벽 두 시 반에 먹었던 멸치국수. 고명이 경상도와는 역시나 달랐다. 얇게 썬 표고버섯, 지단, 당근, 애호박, 김, 대파 등이 올라갔다. 국물도 다른 것이었는데 다소 심심한 맛이었다. 강원도 음식이 대체적으로 심심하고 담백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무지, 양념 고추지가 참 맛있었다.>



<다음 날 아침 인근 칼국수 맛집을 찾았다. 도착했을 때 10명 남짓 줄을 서고 있었다. 여기 정말 맛집인가 보네 했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 맞은편 강릉 시립 중앙 도서관을 다녀왔다. 아담한 분위기가 마음을 정겹게 해 주었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만난 장칼국수. 고추장과 된장을 풀어 만든다고 한다. 이 칼국수는 호불호가 있나 보다. 남긴 사람도 제법 있었다. 우리는 모두 맛나게 한 그릇씩 비웠다. 생각보다 자극적이지 않았다. 얼큰한 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계란을 푼 것 같았다.>



<아점을 먹은 뒤 정한 다음 장소는 경포해수욕장이었다. 20대 초반에 왔었는데 인근에 있어 가보기로 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심플하면서도 드넓게 펼쳐진 바다는 멋짐 그 자체였다. 삼킬 듯 울어대는 파도에 그만 압도당하고 말았다.>



<바다 구경을 한 뒤 커피 한 잔씩 마시고 도로가로 나왔다. 거대한 호수(경포호)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호수 둘레길엔 러닝 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네발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걷는 사람들의 모습 등 다양했다. 따뜻한 햇살 덕분에 제법 여기서 오랜 시간을 머물렀다. 여유롭게 사진도 찍으면서.>



<왔던 길로 다시 회귀하는 시간을 맞아 들린 망양 휴게소에서 화장실을 다녀오며 마지막으로 동해 바다를 눈으로 담았다. 솔솔 풍겨오는 맥반석 오징어와 아귀포를 사들고 차에 올랐다.>


급하게 게눈 감추듯 정하고 가게 된 여행이고 새해라 썩 내키지 않았지만 잘한 선택이었다. 부산을 떠나 좀 달리니 바다가 떡하니 나타났다. 동해바다는 시원함 그 자체였다. 강원도에 도착해 비록 쏟아지는 별을 볼 순 없었지만 밝은 달님을 볼 수 있었으니 그 또한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별 보러 떠난 여행에서 이어진 맛집과 시원한 바다는 우리들 가슴에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다음 여행지는 어디가 될까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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