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북 카페를 나오니
이내 어둑해졌다.
뭣 좀 먹어야지 하고 다음으로 이동한 장소는
단골 라멘집이다.
언제부터인진 몰라도 경주 황리단길을 오면
꼭 들리게 되는 곳이다.
돈가스와 라멘이 주메뉴인데 이날 돈코츠 라멘을 먹었다. 맛에는 변함이 없다.
역시는 역시다. 깊고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국물... 에 적셔진 라멘 그리고 얹어진 고명들,
정말 완벽한 맛이다.
고기가 잘라져 나왔으면 먹기가 좀 더 수월하겠다 싶었다.
나도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라(삼시 세끼 집밥하는 주부) 디테일함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가령 과일을 자를 때는 먹기 좋은 크기로 되도록 얇게, 반찬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비주얼적인 면에서는 눈길을 끌겠지만 사실 먹기가 불편했다(젓가락으로 찢어서 먹음)
요것만 개선된다면 아주 완벽 그 자체라 하겠다.
맛나게 한 그릇 하고 난 뒤, 다음에 오면
돈가스를 맛봐야지 하고 나왔다.
북 카페에서 헌책 5권을 샀더니 짐이 늘었다.
어쩔... 저쩔...
이 골목을 나가기 전 짐 정리를 하다 예쁜 카페를 발견한다.
밖에서 바라보는 카페 안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그래 따뜻한 차 한잔하고 가는 거야... 하고 입구로 들어서니
아담한 마당에 테이블과 의자들이 몇 개 보인다.
겨울이라 추워서 그렇지 그 외 계절 땐
마당 테이블에 앉아도 좋을 것 같았다.
키오스크에서 홍차 한 잔을 주문했다.
커튼이 쳐져 있는 부분 안쪽은 차를 내 오는 주방 공간이었다.
안에도 뭔가 아기자기한 물건들로 가득할 것 같았다.
보통 커피를 마시는데 왠지 홍차에 이끌렸다. 그리고
카페 분위기랑도 참 잘 어울린다고 해야 하나?
주문하는 곳 옆으로 예쁜 소품들이 자리해 있어 저절로 눈이 갔다.
카페 주변을 둘러보며 한껏 사진 찍기에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유난히 눈에 띄는 트리였다. 화려하지만 예뻐서 계속 눈이 갔다.
트리 바로 옆에 앉아 기분이 더 묘했다.
트리가 중간에 자리하고 있으니
카페 분위기가 한층 더 밝고 예뻐 보였다.
조금 시간이 흐르고 사장님이 직접 가져다주신다.
홍차의 색깔도 예뻤지만 잔이 참 예뻤다. 요리보고 조리 보고 돌려봤다.
갖고 싶은 잔 목록에 추가되었다. 머릿속 어딘가에 저장.
홍차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날 맛본 홍차에 매료되고 말았다.
고소하면서도 품위 있는 맛이라 해야 할까... 차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홍차에 또 다른 관심이 생겼다. 잔에도 말이다.
한 번씩 경주를 가면 새로 생겨난 가게들이 종종 보인다.
기존의 가게가 다른 가게로 바뀌어있기도 하고.
경주 1탄에서 언급했던 대화 만두가 그 예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여길 오면 늘 새로운 기분이 든다. 그리고
북적이는 사람들로 인해 젊음과 활기가 느껴진다. 그래서
경주 황리단길을 더 사랑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경주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15분만 걸으면
먹거리, 눈요기, 감성과 재미가 어우러진 곳이 딱 나타나니
어찌 모른 채 할 쏘냐.
다음 방문은 언제가 될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