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통도사를 거닐다
새벽 게슴츠레 눈을 뜨고 이 글을 작성한다. 어젯밤 자기 전 사진만 업로드시키고 이어 가 본다.
부산 살면서 통도사를 처음 와 보다니 생각보다 멋진 풍경들에 혼이 쏙 빠진다. 이 좋은 곳을 왜 처음 왔을까 신기할 정도였다. 통도사를 와 봤다고 생각한 건 통도 판타지아였다. 그렇다. 통도 판타지아는 몇 번 와 보았다.
통도사를 방문한 목적은 메밀꽃밭을 보러 가기 위함이었다. 시간이 주어지고 어디를 갈까 했을 때 평소에 생각해 두었던 곳으로 정한 것이다. 산문의 빛이라는 작품 전시회가 함께 열려 그것도 감상하며 통도사를 온전히 누렸다.
통도사를 거닐며 온전한 쉼 자유, 힐링을 누림과 동시에 좋은 공기와 풍경만으로도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키 큰 나무들로 숲을 이룬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라니 걸으면서 꿈을 꾸는듯한 착각에 빠진다.
실로 오랜만에 자연을 찍는다. 자연을 거닐며 오롯이 자연과 함께였다. 주말이라 인파가 많았지만 그마저도 좋았다. 사람들을 피해 사진을 찍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래도 좋았다.
사진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이 광활한 풍경을 어떻게 표현할까? 통도사를 안 와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와 본 사람은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 정도였다. 이미 나도 마음속에 다음에도 와야지 했으니까...
가끔씩 보이는 글귀들이 마음에 들어 찍어보았다. 갈 길이 멀지만 나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기면서 걸었다.
이곳을 지나며 중간에서 찍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그러질 못했다. 저녁이 되면 밝게 밝혀질 등불을 상상해 보았다.
사찰 구경을 하면서 걷다 보니 드디어 메밀꽃밭으로 가는 길을 발견했다. 안양암을 가기 전 오른쪽으로 멋진 데크길이 형성되어 있었다.
뜨거운 여름을 지나고 고즈넉한 가을이 이제 여실히 왔구나를 알 수 있는 풍경들에 감감탄이 되어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맑긴 하지만 여기 계곡물은 더 더 맑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런지 눈이 많이 갔다.
메밀꽃 밭 가는 길 입구에서 보이는 또 다른 풍경에 감탄사가 또 절로 나왔다. 영남 알프스가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아, 정말 오랜만이구나 싶은 마음에 반가움과 멋짐이 동시에 찾아왔다.
자동차로 갔으면 이런 풍경들을 보지 못했을 건데 우리는 애당초 차를 밑에 대어 두고 왔기에 가능했다. 아주 잘 한 선택이었다. 오랜만에 흙길을 거닐며 숲과 교감하니 참 좋았다. 흐르는 맑은 물을 보면 내 마음에 낀 땟물들도 말끔히 씻겨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영남알프스 산이 떡 하고 보이는데 심장이 쿵쾅쿵쾅 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만큼 멋진 풍경에 압도되었다. 역시는 역시였어!
시원하게 모습을 드러낸 산을 보니 내 마음마저도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통도사에 와서 이 산을 만난 거라고는 상상을 못 했으니까.
이 데크 길을 따라 20분 정도 걸어가니 메밀꽃 밭이 나왔다. 어디일까를 궁금해하며 걸었던 설렘과 기다림에 나타나주었던 오늘의 주인공 장소를 드디어 만나러 간다.
모습을 드러낸 메밀꽃 밭이다. 차로 왔다면 그 설렘이 짧았을 수도 있지만 한 시간가량 자연을 벗하며 걸어온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 고생 끝에 상상에 마지않던 메밀꽃밭을 드디어 만났다.
영남알프스 산과 메밀꽃 밭의 조화가 아름다웠다. 그 속에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만났다.
우리도 사람들 틈바구니에 한자리를 잡고 메밀꽃과 산을 배경으로 몇 컷의 사진을 찍었다. 그러곤 셀프로 수십 장의 사진도 찍어보았다. 오롯이 메밀꽃과 하나가 되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한 시간가량을 왔던 길로 내려가 통도사 입구에 위치한 한정식집에서 산채비빔밥을 먹으며 마무리를 했다.
실로 오랜만에 즐겨본 자연 속 풍경 속으로 푹 빠졌다가 나온 기분이 들었다. 부산 살면서 처음 가 본 통도사는 너무 멋졌다. 또다시 올 날을 기약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