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봄 나들이
1월 동해 여행, 2월 말 서울 여행에 이어 3월 봄 여행 열차에 오르게 되었다. 우리 멤버는 4명 우리 부부와 형님네 부부다. 눈이 내리던 2월의 어느 날 지리산 부근 펜션에서 형님네가 먼저 1박을 하신 뒤 인근 다른 숙소를 검색해 3월 21일 다들 스케줄 어때? 를 확인하고 미리 예약해 두신 곳이다. 아침 겸 점심으로 출발하기 전 범일동으로 넘어와 국숫집에서 각자 원하는 메뉴(어묵, 국수 + 맛보기 수육, 비빔국수, 소고기 국밥)를 시켜서 먹고 인근 카페에 들러 커피를 사들고 차에 올랐다. 함안 휴게소에 도착해 볼일을 보고 맥반석 오징어 한 마리를 데리고 와 먹으면서 갔다. 어느새 우린 화개장터 앞을 지나며 숙소를 먼저 가보자 했다. 들뜬 마음에 달려 도착한 곳은 지리산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었다. 마침 주변엔 산수유 축제와 매화 축제가 한창 이었는데 여긴 이제 하나 둘 피어난 모습이었다. 다음 주쯤이면 꽃이 다 필 거라고 사장님이 말씀해 주셨다. 여긴 밑에보다 5도가량이 낮다고.
도착하니 이미 사장님께서 구들장에 불을 때어 놓으셨다. 뜨끈뜨끈 아주 찜질방이 따로 없었다. 밑은 뜨겁지만 윗 공기는 차다를 강조하셨다. 예전에 살던 단독 주택 옛날집이 생각났다. 그때도 집에 불을 때우면 바닥만 따뜻하지 윗 공기는 차가웠다. 한옥으로 꾸며진 숙소에 잠시 앉아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방 안에서 창문을 통해 바깥 풍경을 바라보니 시 한 편이 뚝딱 나올 것만 같았다. 여기서 일주일 정도 있다 가면 얼마나 좋을까. 순간 소위 작가님이 생각났다. 이곳에 며칠 묵으시다 보면 소설이 술술 나올 것만 같았다. 숙소를 둘러본 뒤 짐을 풀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이 다가왔다. 사장님이 30분 전에 오셔서 바비큐를 할 수 있게 미리 불을 피워 주셨다. 형님이 준비해 오신 고기와 쌈채소들로 상이 채워졌다. 언제 이걸 다 준비해오셨을까 싶었다.
세 명이서 분주하게 준비한 결과 상차림이 완성되고 고기는 짝지 후니씨가 구웠다. 불이 세서 고기의 기름과 불이 확 붙어 깜장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 조차 맛났다. 두 번째 구울 때는 노하우가 보태져 더 잘 구워져 나왔다. 맛나게 배부르게는 먹었지만 아주버님의 두통으로 인해 숙소 방안에 쉬고 계심으로 마음 한 편이 안 좋았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 건강을 되찾으셔서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침으로 라면 세 개와 햇반, 김치, 전날 구워 둔 고기를 데워서 맛나게 먹었다. 후식으로 커피와 과자 과일로 든든히 아침을 채웠다. 사장님이 마련해 두신 꽃차를 마무리로 하고 사장님 부부께 인사를 드리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차 안에서 며칠 전 오즈의 마법사 작가님의 여성시대에 보내신 사연을 들으며 갔다. 1차로 내용을 짧게 말씀드린 뒤 다 함께 들어서 그런지 모두의 귀에 더 쏙쏙 들어오는 듯했다. 여성시대의 녹음 파일이 끝나고 조금 달리니 우리의 목적지인 산수유축제에 다다랐다. 네비로 보니 20분 정도 거리였지만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림으로 실시간 도착시간이 한 시간 정도 더 걸린다고 했다. 그러느니 차라리 다른 곳을 구경하자 하고 간 곳이 전남 구례 화엄사였다. 화엄사는 익히 들어본 곳이었고 검색하니 홍매화가 유명하다고 했다. 막상 가보니 매화가 핀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어 한 며칠 뒤면 꽃들이 만개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 잠시 화엄사 구경 -
화엄사는 멋졌다. 오랫동안 길고 깊게 이어져 내려온 풍경들이란 게 몸으로 느껴졌고 그 속에 한 번 빠져드니 나오기가 힘들었다. 작년 가을에 갔던 통도사랑 분위기가 비슷해 보였다. 각자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내려갔는데 형님이 어느샌가 흑임자 아이스크림을 건네주셨다. 담백하고 달콤한 게 아주 맛있었다. 화엄사를 둘러보고 내려가는 길 중간에 짝지가(잠이 온다고 차에 쉬고 있었음) 차를 몰고 와서 우리를 태워갔다. 하늘은 가을 하늘처럼 맑고 푸르렀다.
섬진강 휴게소를 들러 점심을 먹고 다음 장소로 정한 김해 봉하마을로 달려갈 참이었다. 가다가 함안 휴게소에 들러 맥반석 오징어와 커피, 쥐포를 사들고 차 안에서 맛나게 나누어 먹으며 목적지로 향했다. 맥반석 위에 오징어와 쥐포를 올려놓고 토치로 불향을 입혀 구워 내시는 사장님의 스킬이 장난 아니었다. 그리고 빨리 구워졌다. 오다 보니 시간이 어중간해 봉하마을은 다음 기회로 넘겼다. 짧았지만 뜻깊었던 지리산 자락 하동에서의 1박 그리고 전남 구례 화엄사를 통해 또 하나의 추억 만들기가 추가되었다. 우리의 다음 여행지는 어디가 될까를 상상해 보며 이 글을 마친다.
* 바로 기록하지 않으면 미뤄질까 봐 또 이렇게 한 편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