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향한 두 가지 목적
남자는 결혼을 원했다.
안정된 직장도 있었고 가족을 꾸려 살아가는 것이 가능한 듯 보였다. 남자는 퇴근 후 불 꺼진 집에 혼자 들어서는 것이 싫었다.
저녁을 때우러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과 어설픈 술자리를 갖는 것도, 쓸쓸히 혼자 라면을 끓여 먹은 것에도 염증이 났다. 누군가가 차려주는 밥상이, 불 켜진 따뜻한 집이 그리웠다.
여자는 결혼을 꿈꿨다.
혼자 벌어 혼자 쓰는 생활이 익숙했고 가족이라는 단어는 꿈처럼 멀게만 느껴졌다.
맛있는 걸 사 먹고 여행을 다니고, 혼자서도 행복했지만 언젠가는 꿈에 그리던 이상형을 만나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이룰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만나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운명은 분명 있다고 믿었다.
그런 남자와 여자가 만났다.
남자는 따뜻한 가정을 원했고, 여자는 운명적 사랑을 원했다.
그리고 그 둘은 결혼을 했다.
ㅡ
시작의 목적이 달랐다.
처음에는 잘 티 나지 않던 그 목적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하지만 분명하게 드러났다.
남자는 깨끗이 정돈된 집을, 정갈한 밥상을, 잘 다려진 셔츠를 원했고 여자는 소소한 배려와 따뜻한 대화를 원했다.
여자는 살림에는 소질이 없었고, 남자는 표현에 서툴렀다.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가 달랐고, 서로를 향한 언어가 달랐다.
각자의 방식으로 불만을 이야기했지만 서로 이해하지 못했다.
목적지에 닿지 못한 언어는 공중에서 사라지고 둘 사이는 점점 멀어져 갔다.
그렇게 일상은 도도리 표를 단 채 반복되어 지나갔다.
ㅡ
남자는 불행했다.
내가 꿈꾸던 결혼은 이게 아닌데 라고 매일 생각했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마주치는 아내의 잔소리가 남자를 힘들게 했다.
그저 누워 쉬고 싶은데 그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혼자 조용히 살아가던 예전이 그리워졌다.
여자도 불행했다.
내가 꿈꾸던 결혼은 이게 아닌데 라고 매일 생각했다.
차려놓은 저녁을 먹고선 드러누워 버리는 남편의 모습이 여자를 힘들게 했다.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그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혼자 자유롭게 살아가던 예전이 그리워졌다.
ㅡ
무엇인가 잘못되어 버린 것일까?
아니면 결혼은 다 이런 것일까?
그렇게 서로를 참아가며 나를 미뤄가며 하루하루 보내는 것.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
이런 것이 책임감이라는 것일까?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 뜻대로 되는 것이 별로 없는 것, 그것이 결혼이라는 것.